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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송에서 시를 읊다

[팝송영어 #1] Puff, the magic dragon

[팝송영어 #1] Puff, the magic dragon

 

<들어가는 말>

 

팝송으로 공부하는 영어 시리즈를 시작할까 합니다. 물론 내 마음대로 번역하는 겁니다.

 

좋아하는 팝송으로 영어 공부를 하면 아무래도 공부하는 재미가 더욱 나겠지요. 정통적인 학습 방법은 아닐지라도 말입니다. 저 역시 팝송을 즐겨 듣는 편인데 듣다보면 가사가 무척 궁금해 질때가 많습니다. 마침 나름대로 팝송 가사를 번역해 놓고 있었던 것들이 제법 쌓였습니다. 이제 하나 하나 풀어볼까 합니다.

 

그런데 요즘 팝송은 가사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인지 대개가 60-80년대 이른바 Old Pop입니다. 그 당시 팝송은 단순한 노랫말이라고 그냥 넘기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수준높은 말 그대로 주옥같은 시(詩)도 많고 가슴에 와 닿는 내용도 많습니다.

 

또 하나, 우리 가요도 그렇지만 팝송 역시 그 나라의 문화와 삶의 배경이 녹아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내용은 그 나라의 문화를 모르면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외국에서 살면서 팝송을 다시 들어보니 전에는 이해가 가지 않았던 부분들이 비로소 이해가 가는 부분도 상당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중심으로 나눠볼까 합니다.

 

앞으로 가능하다면 (제가 좋아하는 노래 위주로) 팝송으로 공부하는 영어 시리즈를 1주일에 한번 올리려 합니다.

 

어떤 블로그에서는 다른 분들이 번역한 팝송을 그대로 퍼서 올리는 경우도 있던데, 저는 나름대로 스스로 번역한 것입니다. 퍼 가실 때는 받드시 출처를 밝혀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한주에 한 곡, Pop Song English 

어린 시절 함께 놀던 용 이야기, ‘Puff, the magic dragon’  
(1963, Peter, Paul and Mary)

 

제가 어느 동굴에서 나왔는지 솔직히 제 그림을 퍼온 블로그 주인장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답니다. 그래도 원저작자께서 당장 내리라고 야단치시면 바로 동굴로 돌아가겠습니다. - Puff 올림 -

(1)

Puff, the magic dragon lived by the sea

And frolicked in the autumn mist in a land called Honah Lee,

Little Jackie Paper loved that rascal Puff,

And brought him strings and sealing wax and other fancy stuff. Oh

 

마법을 부리는 용, 퍼프는 바닷가에서 살았어요.

허날리라는 곳, 가을 안내가 자욱한 속에서 뛰어 놀았죠.

꼬마 재키 페이퍼는 그런 장난꾸러기 퍼프를 좋아했었죠.

그에게 노끈과 밀랍, 그리고 여러가지 신기하고 좋아할 만한 물건을 갖다 주었죠. 오!

 

(후렴구)

Puff, the magic dragon lived by the sea

And frolicked in the autumn mist in a land called Honah Lee,

Puff, the magic dragon lived by the sea

And frolicked in the autumn mist in a land called Honah Lee.

 

(2)

Together they would travel on a boat with billowed sail

Jackie kept a lookout perched on Puff's gigantic tail,

Noble kings and princes would bow where'er they came,

Pirate ships would lower their flags when Puff roared out his name. Oh!

 

둘이서는 함께 바람을 잔뜩 먹은 돛을 단 보트를 저어 여행을 떠나곤 했죠.

재키는 퍼프의 커다란 꼬리에 높이 앉아 망루를 지켰구요.

그들이 가는 곳마다 고귀한 왕과 왕자들이 기꺼이 머리 숙여 경의를 표했곤 했어요.

퍼프가 으르릉대며 콧김을 내 뿜으면 해적선은 깃발을 내리곤 했죠. 오1

 

(3)

 

A dragon lives forever but not so little boys

Painted wings and giant's rings make way for other toys.

One grey night it happened, Jackie Paper came no more

And Puff that mighty dragon, he ceased his fearless roar.

 

용은 영원히 살지만 어린이는 어른이 되죠.

알록달록한 날개와 커다란 고리는 다른 장난감들에 자리를 내 주고요.

어느 우울한 밤에 바로 그 일이 벌어졌어요. 재키 페이퍼가 더 이상 오지 않는 거예요.

무척이나 힘센 용 퍼프가 그 용맹한 으르렁 소리를 멈추고 말았어요.

 

(4)

 

His head was bent in sorrow, green scales fell like rain,

Puff no longer went to play along the cherry lane.

Without his life-long friend, Puff could not be brave,

So Puff that mighty dragon sadly slipped into his cave. Oh!

 

용의 머리가 슬픔에 잠겨 고개를 숙이고 녹색 비늘이 비 오듯 떨어졌네요.

퍼프는 더 이상 체리 레인 길 따라 놀러 가지도 않았어요.

평생 갈 우정 없이는 퍼프는 용감해 질 수 없었죠.

그래서 용맹한 용 퍼프는 슬퍼하며 동굴로 들어갔어요..!

 

(해설)

 

60년대 미국 팝계에서 ‘500 Miles’, ‘Leaving on a jet plane’, ‘Blowin’ in the wind’ 등 주옥같은 노래들을 한없이 선사했던 ‘Peter, Paul and Mary’가 어린이들을 위해 만든 한 편의 동화같은 노래.

 

마법의 용과 함께 놀던 어린이가 어른이 되면서 더 이상 용을 찾지 않게 되자 서글퍼진 용이 동굴로 들어가고 말았다는 이제는 돌아 오지 않는 어린 시절의 한 단편을 부른 노래입니다.

 

원래 1959 19세 코넬 대학생이었던 레너드 립튼(작가, 영화제작자, 입체영화장비발명가)이 쓴 시에 친구였던 피터 얘로우가 곡을 붙인 것인데 립튼은 시인 오그덴 내쉬가 쓴 ‘Custard the Dragon’이라는 시에서 영감을 얻어 이 시를 썼다고 합니다. 이 시의 원전은 ‘The Tale of Custard the Dragon’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돼 있죠. 아마 한국에서도 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원전과 함께 가사말이 너무나 아름다운 이 노래 역시 동화책과 만화영화로 나와 세월을 넘어 어린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습니다.


작시자 레너드 립튼, 이 사람 참 대단한 분입니다. 물리학을 전공한 과학자이면서 이런 시를 포함해 책도 여러 권 내고 25편의 독립영화도 제작했으며 특히 '아바타'로 널리 알려진 입체영화 기술분야에서 역시 25편의 특허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입체영화의 기본을 만든 분입니다.
 

한때 이 노래는 ‘Puff’가 뻐끔거리는 모습을 담았고 ‘Jackie Paper’는 대마초(그냥 보통 사람의 이름인 Jackie에도 시비를 걸고, Paper에는 둘둘 말아 피우는 모습을 갖다 붙이면서)라면서 마약을 주제로 했다는 엉뚱한 오해를 사 싱가포르 등 일부 나라에서는 금지곡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2000년에 나온 영화 중에 'Meet the parents'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많이들 봤을 텐데요. 벤 스틸러와 로버트 드 니로가 결혼을 앞두고 옥신각신하는 예비 사위, 장인어른으로 나오는데 벤 스틸러가 로버트 드 니로 예비 장인을 모시고 마켓으로 운전하고 가다가 라디오에서 바로 이 노래가 나오자 벤 스틸러가 이 노래는 마약 노래고 특히 퍼프가 바로 마약을 파는 사람이라고 잘난척하며 우기는 장면이 나옵니다. 제 딴에는 어색한 분위기도 좀 깨 보고 장인어른 분위기에 맞는 노래가 나오니만큼 자기도 장인어른 세대의 노래도 아는 사람이라는 걸 은근히 내세우고 싶었는데, 장인 어른, 참 어이가 없어하죠. 월남전쟁도 모르는 너희 어린애들이 뭘 안다고 까부냐...참.

이런 일화도 있습니다. 월남전에서 맹위를 떨쳤던 'AC-47 Spooky'라는 지상공격용 전투기의 애칭이 바로 이 'Puff, the Magic Dragon'이었답니다. 더글라스사가 제작한 이 전투기에는 3문의 7.76mm 기관포가 장착돼 있었는데 이 기관포가 작렬하면 그 모습이 마치 용이 화염을 뿜는 듯 했다 해서 이런 애칭을 붙였다고 하네요. 갑자기 거북선이 연상됩니다. 베트콩 신병 하나가 아무 생각없이 이 전투기에 소총 한방 쐈다가 대대 하나가 전멸하고 말았다는 일화가 전해집니다. 요 비행기, 콜룸비아 등지에서는 아직도 사용 중이랍니다.

PPM 멤버 중 홍일점, 메리 트래버스 할머니는 아쉽게도 작년 9, 암으로 사망했습니다. 그 때 한국 신문에서는 그다지 크게 다루지 않았던데, 북미 신문에서는 대문짝만하게 보도하면서 사람들이 아주 많이 슬퍼했었습니다. PPM 웹사이트(http://www.peterpaulandmary.com/)는 당시 메리 할머니의 죽음을 아주 담당하게 받아들이면서 나머지 두 멤버의 추모사를 홈페이지에 올려 놓았었습니다. 'PP and Mommy'에서 Mommy가 돌아가셨다면서요.

지금도 북미 TV에서는 (주로 매년 연말이나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자선 프로그램에서) 이 세 분 Peter, Paul & Mary의 공연 실황이 나오곤 합니다. 그 때 이 분들이 어린이들을 빙 둘러 앉혀 놓고는 아주 재미나게 불러줍니다. 이 모습은 유튜브에서도 많이 볼 수 있을 겁니다.

저는 이 분들의 공연 프로그램이 나올 때마다 만사를 제쳐 놓고 보았습니다.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은 정말 명곡 그 자체도 그렇지만 특히나 명곡을 부르는 가수는 비록 사망했어도 영원히 감동을 주는구나하는 마음입니다.


어린이와 함께 공부하며 부르면 참~~~ 좋은 노래입니다. 고로, 엄마, 아빠에게 강추! 저희 집 아이도 이 그림책을 무척 좋아했었습니다. 아이들 학교에서도 학예회할 때 단골로 나오는 노래 중 하나입니다.


아래 YouTube에서 소스를 공개해 나누고 있는 옛날 (1966년) 피터, 폴 앤 메리의 공연 실황을 첨부합니다.



(노래는 노래, 영어는 영어)

 

번역하면서 공부한 내용을 나눕니다. 혹시나 하는 노파심에서...나름대로 번역하면서 공부한 아래 해설은 공부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나누는 것입니다. 따라서 설명투가 좀 들어간다는 것을 이해바랍니다. 만약 틀린 부분이 있다면 귓속말로 조용히 알려 주세요. 저도 조용히 고쳐 놓겠습니다.

 

1.     Puff / frolick / rascal

 

‘Puff’는 용이 콧김을 내 뿜을 때 나는 소리. ‘frolick’은 떠들며 노는 모습입니다. 영화 러브스토리에서 주인공이 눈싸움할 때 나오는 주제가 ‘snow frolick’눈싸움’, ‘눈장난을 말하죠. ‘rascal’악한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나 여기서는 그렇게 나쁜 뜻이 아니라개구장이, 장난꾸러기를 뜻합니다.

 

2.     strings and sealing wax and other fancy stuff

 

꼬마 재키 페이퍼가 용 퍼프에게 가져다 준 물건들. 하필이면 왜 노끈(string)과 밀랍(sealing wax)일까요? 옛날 서양사람들은 편지나 소포를 전달할 때 밀랍으로 봉한 후 노끈으로 묶어 전달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이 말은 꼬마와 용이 서로 선물과 비밀스러운 편지, 그리고 fancy stuff(fancy는 상상이라는 뜻도 있고 좋아하는 것이라는 뜻도 있으니 용이 생각하지도 못 할 멋진 물건이라고 보면 될 겁니다)를 주고 받았다는 말로도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3.     on a boat with billowed sail

 

billow큰 물결이라는 뜻도 있지만 ‘(돛같은 것들이) 부풀어 올랐다는 뜻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말은 돛에 바람을 잔뜩 머금은 보트를 타고라는 뜻입니다.

 

4.     Pirate ships would lower their flags when Puff roared out his name

 

퍼프가 그의 이름을 으르렁대면 해적이 깃발을 내렸다? 그의 이름은 바로 Puff. 그러므로 퍼프가 그의 이름을 외쳤다는 말은 다시 말해 무서운 용이 으르렁대며 puff!하고 콧김(풋! 풋! 하고 말이죠)을 내 뿜으면 해적도 깃발을 내리고 쩔쩔맸다는 뜻입니다. 즉, 그의 이름이 무엇이었는지에 착안해 보면 정확한 의미가 나오겠지요?

개인적으로 바로 요 부분이 재미있습니다. 영시에서 느낄 수 있는 묘미가 듬뿍 담겼습니다.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번역본을 보니 이 부분을 "퍼프가 그의 이름을 외칠 때"라는 식으로 번역한 것들이 많던데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냥 그렇게 단어에만 중점을 두고 직역한 후 다시 읽어보면 자신이 생각해도 좀 어색해 보일 겁니다. 


전치사에 약한 학생이라면 이 시구에서 'roared out'이란 말도 다시 보면 좋을 겁니다. 잘 알고 있지만 'roar' 바로 뒤에 'out'이란 말이 붙어서 '크게 입 밖으로 소리치며 으르렁거린다'는 느낌을 표현하고 있는데 '~ out'이라는 단어 하나가 이 느낌을 100% 살리고 있습니다. 입시 준비에 쫓겨 단어장을 줄줄 외우는 학생일수록 실제 문장을 많이 읽을 시간이 없어서인지, 'roar' 따로 외우고 'out' 따로 외우는 경우가 많기도 하고 'out'을 그냥 '~바깥에' 식으로 외우기만 하는 경우가 많던데, 전치사는 무작정 외워서 대입하는 것보다는 느낌으로, 그리고 몸으로 익혀야 문장의 감칠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5.     Jackie kept a lookout perched on Puff’s gigantic tail

 

lookout망루. perch횃대 또는 그런 좁고 약간은 불안한 자리에 앉았다는 뜻. 퍼프의 거대한 꼬리에 앉아 멀리 해적이 오나... 하고 망루를 지키고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해적놀이에 빠진 사내 녀석들이라면 한번쯤은 해 보는 생각입니다. 마치 '피터 팬'에 나오는 아이들처럼 말이죠.

 

6.     Painted wings and giant rings make way for other toys

 

꼬마도 이제 나이를 먹어가면서 더 이상 종이에 용 그림을 그리면서 놀지 않고 다른 장난감을 가지고 놀게 됐다는 말.

 

※  이 글은 캐나다 토론토의 한 동포신문에도 게재된 글입니다. 그러니까 혹시 거기서 보았더라도 "어? 어디서 봤는데 불펌한거 아냐?" 하는 오해는 마시길... 제가 원저자니까요....영어 가사만 빼고요. 그 글을 조금 더 손보고 발표합니다. 

앞으로 팝송영어 시리즈...계속 갑니다. 쭈~~~~욱.... 부담없이 추천해 주세요.

  
파랑새 가족의 캐나다 이야기
http://canadastory.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