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놀러간 이야기

나이아가라 폭포 이야기 (1) - 기원과 제원

나이아가라 폭포 이야기 (1) - 기원과 제원

 

◑◐

대개 Toronto로 관광을 오는 목적 중 첫째가 Niagara 폭포를 보는 것이다. 덕분에 Toronto에 몇 년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수십 번 넘게 찾아 가게 된다. 그런데 이 정도 가면 정말 지겨울 만도 한데 이 Niagara 폭포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아침, 저녁으로 다 느낌이 다름을 워낙 자주 보게 되니까 알게 된다.

 

이렇게 친숙한 Niagara이지만 한국에서 관광으로 오는 분들은 당연하고, 이 곳에 살고 있는 분들도 사실 그냥 경치를 눈으로 보고 끝냈지, 폭포에 대하여 상세히 알고 보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다. 이왕이면 다홍치마, 그래서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곳, Niagara 폭포의 모든 것(어원, 제원, 역사, 지리 등)에 대하여 (계절에 관계없이) 정리해 보았다. ◐◑


 

Niagara 폭포의 제원

 

Niagara 폭포가 어떻게 생겼을까? 물은 과연 얼마나 떨어질까? 오늘은 Niagara 폭포의 제원과 그 생성 과정부터 알아 보도록 한다.

 

모국에서 관광차 오면 이 곳의 지형 구조를 잘 모르기 때문에 Niagara 폭포만 보고 가지만, 이 폭포는 Erie 호수에서 Ontario 호수로 흘러 들어가는 약 56kmNiagara 강이 흘러 가다가 빙하시대 이후에 생성된 협곡으로 팍! 떨어지는 것이다 (5대호 ? 세계지도에서도 뚜렷이 보이는 우리 나라보다도 더 큰 내륙호수 5, Huron, Ontario, Michigan, Erie, Superior 호수. 나중에 시간이 될 때 따로 알아 볼 예정)

 

Niagara 폭포는 모두 3개로 구성되어 있다.

 

폭포 입구에 들어가면 처음 만나는 폭포가 American Falls(높이 21~34m, 너비 260m), 그 옆에 조그만 섬 (Luna island) 때문에 갈라져 흐르는 신부의 면사포 같이 보인다 하여 이름이 그렇게 붙은 Bridal Veil Falls(너비 15m)인데 이 두 폭포는 미국령이며, 우리가 흔히 Niagara 폭포라고 부르는 웅장한 폭포는 Canadian Horseshoe Falls로 그 높이가 54 ~ 57m, 너비가 670m에 이른다. 이 폭포 밑 용궁이 있는 곳, ()의 깊이는 약 57m이니 모두 합치면 물 아래에서 땅 위까지 100m가 넘는 엄청난 폭포다. (사실은 엄청난 것은 높이가 아니라 떨어지는 물의 양이다.)

 

(직접 찍은 사진이라 좀 허접하지만) 하여튼 일단 사진부터 보고 시작하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무지개와 물안개가 인상적인 Canadian Horseshoe Fall - 사진 두 장을 붙여 보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겨울철의 Canadian Horseshoe Fall - 위에서 내려다 보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초 여름의 Canadian Horseshoe Fall - 조금 멀리 앞에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 American Fall & Bridal Veil Fall, 오른편 가늘게 흐르는 폭포가 바로 '신부의 어쩌구...



Niagara 폭포의 기원 ◆

 

그러면 이토록 웅장한 폭포가 언제 어떻게 생긴 것일까?

 

QEW(Queen Elizabeth Way ; Toronto에서 Niagara 폭포 근처의 Fort Erie까지 가는 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다 보면 Oakville 정도부터 오른쪽으로 차를 따라 오는 구릉지대가 보이는데 이 것이 바로 약 16,000 Km 정도 미국 New York주 북부에서 Ontario주를 남북으로 가로질러 뻗어 가는 Niagara 단층애(斷層崖, Niagara Escarpment)의 일부다.

 

이 단층애는 지금으로부터 약 45천만년 전부터 형성이 되었다고 하는데, 고생대 당시에는 이 곳이 얕은 바다였다고 하면 믿어지겠는지? 1990년에 UNESCO가 이 Niagara 단층애를 세계생태계보호지역(World Biosphere Reserve)으로 공식 지정할 정도로 자연환경, 지질학적으로 아주 귀중한 보물이다. 이 단층애는 수 많은 세월 동안 동에서 서로 지층이 이동하며 형성이 되었다 하는데 (일반적으로 단층애라고들 하지만) 실제로는 한쪽 절벽은 비교적 가파르고 다른 쪽이 밋밋한 비대칭 구릉으로서 침식(erosion) 작용으로 형성된 퀘스타(cuesta) 지형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12,000 여 년 전, 공룡은 이미 예전에 사라지고 빙하기도 끝났을 무렵, Niagara 강을 가로 질러 이 구릉지대가 지나간 결과 오늘날의 Niagara 폭포가 생성 되었다.


 

뒤로 깎여가는 Niagara 폭포

 

그렇다면 당연히 Niagara 단층애를 따라 남쪽으로 쭉 내려 가면 바로 Niagara 폭포와 만나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현재의 Niagara 폭포가 아니라 최초 생성기의 Niagara 폭포의 흔적만을 만나게 된다. 높은 Brock장군(1812년 영미전쟁 당시 Canada군의 총사령관)의 동상이 있는 Queenston park에서 바로 아래 쪽으로 Niagara Parkway 길이 좌측으로 꺾이기 바로 직전에 오른쪽의 협곡을 보면 약 45도 각도로 나무와 지층이 경계를 이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것이 최초 폭포가 생겨났던 시절 Niagara 폭포가 흘러 내리던 흔적이다. 최초 생성기의 폭포는 높이 약 11m 정도였다 한다.

 

Niagara 폭포는 불과 200년 전, 18세기 중엽부터 비로소 현재의 Horseshoe falls의 모습이 말발굽 모양으로 깎이기 시작하였으며, 2,000년 전에는 지금의 Rainbow Bridge 근처에 있었다. 그러니까 그 당시에는 American Fall 같은 것은 아예 없었다는 것이다.

 

Niagara 폭포에는 1분 당 약 16 9천 입방 미터의 물이 유입된다. 이 양은 욕조 100만개를 한 번에 채울 수 있는 양이라니 실로 엄청난 양이 아닐 수 없는데, 이 정도의 물이 한번에 쏟아지니 절벽이 제대로 남아 날 리가 없다. 그래서 원래의 위치에서 무려 약 11.4 Km나 뒤로 물러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폭포를 경계로 하류 쪽에 형성되어 있는 구불구불한 Niagara 협곡은 바로 폭포가 지나간 세월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협곡을 보면 지층이 크게 3단계로 되어 있으며 마치 크로와상 빵처럼 겹겹이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퇴적층은 아래부터 위로 사암(모래), 이판암(진흙), 석회암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 층 한 층이 세월의 무게를 지니고 있는, 고교 시절 지학 시간에 배운 지층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생생한 자연학습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지층 자체가 과거 이 곳이 바다 밑이었다는 증거이며, 고생대 바다 생물의 화석이 발견되는 곳이기도 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한 겨울의 Niagara Canyon - 이 구불 구불한 협곡이 바로 Niagara 폭포가 수 만년 동안 뒤로 물러 선 세월의 흔적이다. 자연의 힘이 이렇게 대단하다.

 

현재는 폭포 바로 위에 조그마한 둑을 만들어 놓아 폭포에 유입되는 강물의 양을 조절하고 있으며 그 결과 오늘날에는 10년에 약 30cm씩 뒤로 물러 서고 있다 한다. 만약 이렇게 폭포로 유입되는 물의 양을 조절하지 않는다면 약 150년 후에는 이 거대한 폭포가 없어지고 말 것이라고 하니 될 수 있으면 8282 보는 것이 좋겠다.

 

자연의 힘이란 정말로 놀랍지 않은가? 이렇듯이 귀중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Niagara인데 그냥 폭포만 달랑 보고 오는 것은 너무나 아까운 일이다.


 

‘Niagara’가 무슨 뜻?

 

“Niagara”는 원래 인디언 말로서 “Onguiaahra”라고 하였으며 1641년도 지도에 처음 나온다 한다. 그 의미는 통상 천둥소리를 내는 물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원래는 협류라는 뜻이다.

 

천둥 소리를 내는 물에는 잘 알려져 있는 인디언 처녀의 전설이 깃들여 있다.

 

수세기 동안 폭포 주변에 살고 있던 이로쿼이(Iroquois) 부족들은 18세기 중엽까지도 이 천둥소리를 두려워하여 매년 정해진 보름밤 폭포의 신에게 마을 처녀를 꽃과 과일로 치장한 후 노 없는 카누에 태워 제물로 바쳐 왔다고 한다.

 

1679 LaSalle(루이 14세의 명으로 Mississippi강 등을 탐험)이 이 악습을 막으려 하였으나 소용이 없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던 어느 해에는 폭포에 제물로 바칠 처녀를 뽑기 위한 제비 뽑기를 한 결과 어머니 없는 외동딸을 금이야 옥이야 키우던 추장 독수리눈(Eagle Eye)의 딸 Lela-wala가 결국 제물로 뽑히게 되었는데 추장이었던 아버지는 딸이 카누를 타고 갈 때까지도 어쩔 도리가 없이 근엄하게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추장이었으니까. 공포에 질려 떠내려 가는 딸의 모습을 말없이 지켜 보던 아버지 추장은 결국 카누를 타고 딸을 따라 가 딸의 손을 잡아 주었다.

 

그 후 아버지 추장은 폭포의 지배신이 되었고, 제물이 되었던 불쌍한 딸은 폭포가 만들어 내는 물안개 속에 피어나는 “Maid of the Mist”가 되었다. 제물의 된 딸의 두려움과 아픔을 함께 한 아빠의 마음이 애절한 전설이 되어 폭포에서 피어나는 물안개에 서려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배를 넘길듯이 쏟아지는 물줄기 바로 밑까지 들어가는 유람선, Maid of the Mist, 두려움에 희생된 원주민 처녀 물귀신이 폭포 밑에서 배를 붙잡고 빙빙 돌리고 있다. 오메, 무셔라.

 

Niagara 폭포는 여름은 말할 필요도 없지만, 사계절에 관계없이 다녀볼 가치가 있는 폭포이다. 요즘과 같은 겨울철의 Niagara는 폭포에 얼어 붙어 있는 빙벽과 나무에 피어 있는 눈꽃이 눈과 어우러져 더 할 나위 없이 아름답고 특히 밤에는 야간 조명과 함께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디즈니 동화 만화 캐릭터 전시가 또 즐거운 추억을 선사한다.

 

이번 주에는 Niagara 폭포의 기원에 대하여 알아 보았다. 다음 주부터는 폭포에서 벌어졌던 수 많은 모험 이야기와 함께 주변의 포인트에 대하여 알아 볼 예정이다.

 

폭포 물은 겨울에도 쫘~악 쫙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