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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간 이야기

♡ 건물에 쇠막대를 박아 놓은 이유는? 매너나이트 이야기 (6) ♡

  ♡ 건물에 쇠막대를 박아 놓은 이유는? 매너나이트 이야기 (6)


지은 지 오래 된 옛 건물에 들어 가 이 건물이 혹시나 폭삭 무너지지나 않을까 걱정하신 적이 있나요?

 

오늘 소개 드리는 건물은 지은 지 약 175년이 된 건물입니다.

예전에는 “Elora Mill”이라는 물방앗간으로 쓰였다는데 요즘은 “Elora Mill Inn”이라는 호텔로 쓰이고 있습니다.

예전에 물방앗간이라는 것은 밤에는 주로 동네 갑돌이와 갑순이가 몰래 만나던 장소로 쓰였겠지만, 낮에는 그 마을의 핵심 산업체이면서 동시에 마을 커뮤니티의 중심이었기 때문에 그 마을에서 제일 잘 사는 곳이라고 보아도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요즈음도 어쩌구 저쩌구 ‘Mill’로 끝나는 마을은 지금도 흐르건 말랐건 간에 계곡과 시냇물, 그리고 오래된 숲이 어우러진 좀 잘 나가는 동네인 경우가 많습니다. (; Toronto York Mills 같은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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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가 바로 그 물방앗간 호텔, “Elora Mill Inn’

 

그건 그렇고 이 건물은 그냥 보기에는 그냥 조금 오래 된 보통 서양 돌 건물 같은데, 자세히 보면 무엇인가 특이한 점이 눈에 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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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에 무엇인가 까만 것들이 돌출되어 있습니다. 캐나다 아이들은 이런 오래 된 건물에서 암벽 등반 연습을 하나요?


아무리 정신 사나워도 그렇지 이런 오래 된 건물에서 암벽 등반을 연습하고 있겠습니까?

 

이 것은 다름이 아니라, 이 석조건물을 세울 때 세월이 흘러도 절대 무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양 쪽 벽에 쇠막대를 우물 정()자 형태로 가로 세로 박아 서로 조인 것입니다. 모국에서 오시는 관광객들이 뻔히 보시면서도 별 다른 정보가 없어서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지, 이런 형태의 석조건물은 캐나다 동부의 퀘벡 시티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여름에 퀘벡시티 구시가지 관광하시는 분들은 잘 보시고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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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건물 안으로 쇠막대를 관통시켜 박은 후 조여 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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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렇게 또 팍팍 조여 놓았습니다. 조여 놓은 대형 볼트와 너트 위로 담쟁이 넝쿨이 지나갑니다.

 

자세히 보고 싶다면, 이 물방앗간 안으로 직접 들어가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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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런 예쁜 문으로 들어 갑니다. 이 문 앞에서 멋을 내고 한 방 찍으면 여느 패션 잡지 화보에 나오는 모델 못지 않습니다.


이렇게 쇠막대로 지탱하고 있는 오래 된 건물이 호텔이라는데 불안해서 어떻게 잠을 잘 수 있을까요? 게다가 이 호텔 옆에는 이렇게 급류가 흘러 심지어는 멀쩡한 돌섬도 우리 아이 송곳니처럼 변했습니다. 자다가 무너지는 건물에 깔리거나 급류에 휘말리지나 않을는지 걱정되지만 건축 된 지 175년이 지난 지금도 안전 검사에 합격하고 있는 건물이랍니다. 그래도 전 아직 이 호텔에서는 커피만 마시고 나옵니다.

 

호텔 옆, 또는 밑으로 흐르는 급류가 얼마나 물살이 급한지 확인해 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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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 건물 바로 옆. 급류로 인해 아래 쪽이 깎여 송곳니처럼 생긴 돌섬, “Tooth of Time”. 왼쪽 옆에 살짝 보이는 정자 같은 것이 방앗간 호텔 안 커피샵의 발코니입니다.

 

이빨이 조만간 뽑힐 것 같은데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어 보려고 충치 치료하듯이 아래 쪽 치근 부분에 살짝 콘크리트로 발라 놓았습니다. 이 것은 바로 이 Grand river 일대 지형을 이루고 있는 Lime stone으로 되어 있는 평범한 작은 돌섬인데, 하필 있는 위치가 급류, 게다가 작지만 폭포 바로 위다 보니 수 많은 세월 동안 침식되면서 아래가 깎여 나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Tooth of Time”이라고 이름을 붙였나 봅니다.

 

이 급류를 보시면 이 호텔 건물이 원래 물방앗간이었다는 것이 납득되지요.

 

이빨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아까 그 예쁜 문을 열고 물방앗간으로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계단을 내려가면 커피샵이 있는데 이 커피샵 발코니에서 따뜻한 카푸치노 한잔을 마시면서 보면 분위기가 저절로 잡힙니다.

 

 

쇠막대를 꽂아 놓은 오래 된 물방앗간 “Elora Mill”“Tooth of Time”이 있는 이 동네는 “ELORA”라는 마을입니다.

 

이 마을은 Mennonite들의 평화로운 마을 St. JacobsScotch들이 개척하였다는 Fergus 사이에 있는데 온타리오주에서도 19세기 시대의 오래 된 분위기를 나름대로 잘 보존하고 있는 명소 중 하나입니다. 오래 된 유서 깊은 석조건물 들과 더불어 마을을 관통하여 흘러가는 이 지역의 젖줄인 Grand River가 아주 잘 어우러져 사시사철 경치가 아름답고 특히 가을 단풍 철 하루 소풍 다녀 오기에 좋습니다.


오래 된 건물이 죽 늘어선 마을 중심가는 19세기 마을의 모습을 보러 오는 관광객들을 맞이하기 위하여 아기자기한 기념품 가게 등이 많아 그냥 구경만 해도 나름대로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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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가 바로 ELORA 거리. 줄줄이 다 옛 건물들입니다. 지금은 거의 가게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래도 그냥 별 생각 없이 이 것만 보면 뭐 이런 것을 보러 왔나 싶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Grand River의 협곡 Elora Gorge 트레일을 따라 오면서 이빨 바로 옆의 옛 물방앗간을 함께 보면 그 독특한 경치가 아주 인상적입니다.


사람들이 이 마을에서 주로 찾는 곳은, 여름이면 특히 많은 이들이 캠핑이나 트레킹, 래프팅 등을 하러 오는 ‘Elora Gorge’, 원래는 채석장이었으나 지금은 높이 10m가 훨씬 넘는 Limestone 절벽으로 둘러 싸인 천연 수영장인 ‘Elora Quarry Conservation Area’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절벽 병풍이 있는 이 천연 수영장은 영화 촬영 장소로도 유명합니다. 오늘 밤 영화 몇 편 빌려다 보시면 아마 이 천연 수영장을 포함하여 이 동네 곳곳의 풍경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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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nnifer Lopez. 아이고 눈이 참 천사같이 이쁘기도 하네.

그 중 제일 유명한 영화는 2001년 Jennifer Lopez가 주연한 "Angel Eyes"를 들 수 있겠죠. 이 영화는 시카고와 토론토, 그리고 이 엘로라를 배경으로 찍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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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 보아도 어리 버리해 보이는 Nicholas Cage가 눈 속에 어리 버리하게 서 있는....요 영화도 나름 재미있습니다.

조금 오래 된 영화(1994년)이지만 김서방 Nicholas Cage가 주연한 웃기는 강도 이야기 "Trapped in Paradise(한글판 제목을 잘 모르겠습니다.)"에서도 이 동네가 배경으로 쓰였습니다.


그 외에도 이 곳을 배경으로 하여 찍은 영화가 여럿 있는데, 모국에는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은 듯 합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몇 가지 더 알려 드리자면,

Mrs. Soffel(1984) - Mel Gibson, Diane Keaton
Simon Birch(1998) - Ian Michael Smith
Dead Silence(2007) - Donnie Wahlberg

등도 이 동네를 배경으로 찍은 영화입니다.

 

캐나다는 우리 나라보다는 그 역사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짧아서 우리만큼 오래 된 건물들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래도 찾아 가 볼 만한 곳들이 상당 수 있는데 이런 점은 우리나라에서도 함께 생각해 볼 만 합니다.

 

1.       대체적으로 보존을 잘 해 놓았습니다.

2.       오래 된 건물뿐만이 아니라 오래 된 거리, 마을 그 자체를 잘 보존하여 타임머신을 타고 간 느낌을 줍니다.

3.       문화재와도 같은 오래 된 건물들이 빈 집이 아니라 아직도 사람들이 살고 있거나, 작은 박물관 등으로 이용하고 있어 옛 사람과 요즘 사람이 함께 호흡하고 있습니다.

4.       그 거리를 거리 그 자체로 그냥 놔 두는 것이 아니라 그 곳에서 옛 식으로 여러 가지 재미 있는 이벤트나 문화 행사를 열어 모든 사람이 참여하고 다시 오고 싶도록 문화 컨텐츠를 적극 창조, 활용해 나갑니다.


5.       이거 중요한 것, 그 거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찍도록 많은 배려와 정책적인 지원을 해 줍니다. 우리 동네에서 찍어 잘 나간 영화가 한 편이라도 나오면 그 어떤 홍보물보다 더 대단한 가치가 있으니까요.  


 

우리 나라에는 좋은 관광지가 많이 있습니다. 그냥 보기만 하는 관광지가 아니라, 이렇게 함께 호흡하고 느끼는 관광지가 되었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지금은 호텔로 쓰이는, 급류 옆, 쇠막대를 박아 놓은 물방앗간을 보면서 생각이 조금 멀리 갔다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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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 역시 문명을 거부하고 사는 사람들, 캐나다의 Mennonite 들이 사는 곳입니다. 그래서 이 연속극은 이 글까지 포함하여 이제 여섯번째랍니다.

 

이 글을 처음 보시어 이게 무슨 소린고 하셨다면, 아래 글도 읽어 보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사실 원래 연속극이란 첫 회부터 보셔야 이해가 쉽겠죠.

 


Mennonite
가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요 글을……

2008/05/24 - ♡ 문명을 거부한 사람들, Mennonite 이야기 (1)

 

Mennonite의 종교적 유래에 대하여 더 알고 싶으신 분들께서는 이 글을……

2008/05/28 - ♡ 문명을 거부한 사람들, Mennonite 이야기 (2)

 

Mennonite 마을의 전통적 시장 모습을 보고 싶으신 분들께서는 요 글도……

2008/05/28 - ♡ 문명을 거부한 사람들, Mennonite 이야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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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8 - ♡ 문명을 거부한 사람들, Mennonite 이야기 (4)

 

Mennonite 마을, 예쁜 포장 다리에서 뽀뽀 한 번 하고픈 분들께서는 요 아래 글을………

2008/06/20 - ♡ 이 다리를 건널 때는 뽀뽀를, Kissing Bridge, Mennonite Story (5) ♡

 

다음에는 또 어디를 갈까요?

함께 가실 분은
출석부에 사인을 남겨 놓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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