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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간 이야기

♡ 이 다리를 건널 때는 뽀뽀를, Kissing Bridge, Mennonite Story (5) ♡

♡ 문명을 거부한 사람들, Mennonite 이야기 (5) ♡
이 다리를 건널 때는 뽀뽀 하세요, Kissing B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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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을 거부하고 사는 사람들, 캐나다의 Mennonite 이야기는 이제 이 글까지 포함하여 다섯번째입니다.

 

이 글을 처음 보시어 이게 무슨 소린고 하시는 분이라면, 아래 글을 먼저 읽으시기 바랍니다. 원래 연속극이란 첫 회부터 보셔야 이해가 쉽고, 그래야 더 재미있습니다.

Mennonite가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요 글을……

2008/05/24 - ♡ 문명을 거부한 사람들, Mennonite 이야기 (1)

 

Mennonite의 종교적 유래에 대하여 더 알고 싶으신 분들께서는 이 글을……

2008/05/28 - ♡ 문명을 거부한 사람들, Mennonite 이야기 (2)

 

Mennonite 마을의 전통적 시장 모습을 보고 싶으신 분들께서는 요 글도……

2008/05/29 - ♡ 문명을 거부한 사람들, Mennonite 이야기 (3) - 시골장에서

Mennonite 마을에서 예쁜 인형이나 수공예품을 보고 싶으신 분께서는 바로 이 글을……

2008/06/18 - ♡ 문명을 거부한 사람들, Mennonite 이야기 (4)

 


항상 눈을 찌푸리고 다니는 서부 사나이, 동쪽 숲 속에서 태어난 클린트, Clint Eastwood가 항상 차분한 옆 집 아줌마 같은 Meryl Streep과 함께 주연한 매디슨카운티의 다리, The Bridges of Madison County (1995)라는 영화, 기억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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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요 영화가 The Bridges of Madison County (1995)’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사실 좀 밋밋하고 지루할 수도 있는 멜로 영화 그 자체의 내용은 별로 기억이 나지 않아도 그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지붕이 덮여 있는 빨간 나무 다리는 잘 기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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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에는 별로 어울릴 것 같지는 않은 Clint Eastwood가 빨간 wood bridge 앞에서 Meryl Streep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아, 따가워라, 모기가 물었나 봐요!” “그러길래, 풀밭에 나올 때는 모기약을 뿌리고 다녀야 해요~~~ 아니면 인상이라도 쓰던가, 나 봐요. 인상 한 번 쓰니까 한 놈도 안 물잖아요."


모기에 물리거나 말거나 간에 영화에 나온 이 다리는 실제 이렇게 생겼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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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영화에 나온 그 장소, Holliwell covered bridge(1880) @ IOWA from www.galenfrysinger.com, Thanks a lot, Mr. Frysinger.


(※ 서양 사람들 이름, 참 이상합니다. 이 사진 배포를 배포있게 허용해 주신 고마운 분 성함은 튀겨 먹는 가수?)

지금은 콘크리트 다리로 모두 바뀌었지만, 우리 나라에도 시냇물을 건너가던 나무 다리가 예전에는 있었죠.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도 이런 다리가 이제는 거의 사라져 더 이상 흔히 볼 수 있는 다리는 아닙니다. 그러니까 Best Seller 소설의 배경으로도 쓰여지고 영화로까지 만들어졌겠죠.

 

그건 그렇고 다리 전체에 커버가 쓰여져 있는 이 다리를 보면 서양 다리와 우리 나라 다리는 모양이 좀 달라 보입니다.

 

실제 이런 다리 속으로 (다리 속으로? 우리 나라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표현이겠죠?) 들어가 보면 어두컴컴합니다.

 

대부분 시골 시내 위에 있는 다리니까,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에 살랑대는 여름 바람에 게다가 꽃 향기도 솔솔 스며들고……지나가는 사람도 별로 없겠다, 어두 컴컴하겠다, 하늘도 땅도 시냇물도 아무도 우리를 볼 수가 없는 이 곳, 옆에 그 녀가 있다면 아무래도 엉큼한 마음이 저절로 생기겠죠?

 

그래서, 이런 다리는 보통 KissingBridge라고 부릅니다.

 

제가 이제까지 네 차례(이 글을 포함하면 다섯 차례)에 걸쳐 소개 드리고 있는 문명을 거부한 사람들, Mennonite이야기연속극의 무대인 캐나다 온타리오주 St. Jacobs 마을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 West Montrose Township)에 바로 이 “Kissing Bridge” (공식 명칭은 Historic West Montrose Covered Bridge)가 하나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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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너나이트 마을에 있는 뽀뽀뽀 다리 팻말


이 팻말은 제가 소개 드리는 Mennonite 마을에 있는 뽀뽀뽀 다리 앞에 있는 팻말입니다.

 

이렇게 써 있습니다.

 

“Kissing Bridge Trailway는요, 요기 요 쪽으로 ->”


대부분 알아서들 잘 하시지만, 굳이 번역하자면,
 

“Kissing Bridge에서 뽀뽀 한 번 하고 뺨 안 맞았다면, 이 길 따라 손 잡고 산책을 해서 마무리 하도록 하시오!”


알아서들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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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요 다리가 Mennonite 마을에 있는, 온타리오주에서 유일하게 하나 남은 뽀뽀뽀 다리입니다.

 

이 다리는 1881년에 John & Benjamin Bear라는 두 곰, 아니 사람이 이 지역의 젖줄인 Grand river 때문에 통행이 불편하였던 두 농장 사이에 세운 다리로서, 현재까지 보존이 아주 잘 되어 있는 이 지역의 사적지 중 하나입니다.

온타리오주에서 현존하는 다리 중 제일 오래 된 다리이면서 동시에 Covered Bridge 중에서는 온타리오주에서 이 것이 유일하게 하나 남아 있다고 합니다.

 

원래는 마차가 다니도록 설계된 다리이지만, 지금까지도 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해서 저도 차를 몰고 통과한 후 사진 찍었습니다. 다리로 들어 가기 전에 먼저, 마주 오는 마차가 없는지 확인을 해야 합니다. 아래 사진과 같은 분들이 자주 다니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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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Mennonite 가족이 마차를 타고 다리 쪽으로 가는 모습을 찍었습니다.

 

몇 년 전 제 차와 마차가 다리 안에서 마주친 적이 있었는데 (제 잘못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후진할 수 밖에 없었답니다. 당시 타임머신을 타고 온 사람을 본 듯한 느낌이………

 

 

그런데, 건설 비용도 많이 들 텐데 그냥 세워도 될 것을 왜 굳이 다리 위에 지붕을 덮었을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현실적인 유지보수의 이유를 들자면, 다리를 나무로 만들었기에 여름철 습기에 썩지 말고 또 겨울 눈에 미끄럽지 말라고 지붕을 씌웠다고 합니다. (나중에 이 다리 역시 대충 포장을 해 놓아 지금은 습기에 썩을 이유는 없습니다. 그러니 제가 차로 지나 다닐 수 있었죠.)

 

또한 옛날 주된 교통 수단이었던 말이 여름에 비가 많이 와서 강물이 불어 나면 다리를 건너가는 것을 무서워했기 때문에 말이 다리 밑을 보지 말라고 포장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동네 갑순이와 갑돌이들 설레이는 마음을 달래 줄 무엇보다 중요한 Side Effect로는 물방앗간 주인 눈치 안 보고 데이트할 장소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데이트와는 관계 없지만, 이 다리나 저 다리나 이런 Kissing Bridge 색은 100% 빨간 색입니다. 그 이유는 며느리도 모릅니다. 제게 묻지 마소서.

 

 

이유야 어쨌든 다리 자체가 우리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다리이고 주변 풍경도 좋아서 아는 사람들은 자주 찾는 숨은 명소 중 한 곳으로 사랑 받고 있습니다.

 


혹시나 해서 자료를 찾아 보니, 우리 나라에는 이런 다리가 없는 것 같은데, 비슷한 다리로는 "능파각(凌坡閣) 다리"라는 것이 있더군요. 우리 나라의 凌坡閣은 다리 위에 누각을 올려 놓은 형태인데, 강이나 시내를 건너는 다리 기능 이외에도 흐르는 시냇물을 내려다 보며 시 한 수 읊는, 그런 운치 있는 용도의 다리라고 합니다.

♡ 우리 나라, 운치 있는 "능파각(凌坡閣) 다리"에서 이도령과 춘향이 찾으러 가 보기, 클릭! ♡

이 중 "전남 곡성 태안사"의 "능파각"을 검색하여 사진 한 번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서양의 Kissing♡Bridge는 음큼하게스리 다리 전체를 싸 놓았는데 반해, 우리 다리는 느긋~~~하게 누각을 올려 놓은 것이, 이 도령과 춘향이가 시냇물 보며 시를 읊는 척 하다가 몰래 뽀뽀하기 딱 좋게 생겼습니다.

 

어릴 때 여름방학만 되면 시골 할머니 댁에 가 살다시피 했었는데, 그 때만 해도 시골에는 지붕은 없지만 시냇물 위로 나무 다리가 하나 있었습니다. 할머니처럼 그 다리도 갑자기 보고 싶어 지네요.

 

아마 우리에게도, 유명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시골마다 고향마다 무엇인가 특이하고 남기고 싶은 추억의 장소가 많을 겁니다. 이끼가 끼고 녹이 좀 슬었다 해도 그 이끼와 녹조차도 사랑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에는 또 어딜 갈까요? 궁금하시면 출석부에 사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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