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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이야기

우박에 맞아 멍든 경험이 있으신가요?


◑ 우박에 맞아 멍든 경험이 있으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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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날씨 보셨나요?

 


해님과 구름과 비와 천둥, 번개가 나란히…… 때에 따라, 곳에 따라 오락 가락 내릴 수도 있고 안 내릴 수도 있고.......

 

요새 우리 동네 일기 예보를 보면 참으로 기가 막힙니다. 일기 예보 아이콘을 보면, 이렇게 해님과 구름과 비와 천둥, 번개가 사이 좋게 나란히 함께 나올 때가 많습니다.

아침에는 대개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다가 점심 때쯤 슬슬 구름이 모이는가 싶더니, 오후 서너 시쯤부터는 비가 쏟아지다 말다 먹구름이 몰려 오다 말다 어느새 사라지고, 해가 다시 뜨고 …… 정신 사납습니다. 그러다 밤이 되면 천둥, 번개가 밤새 내려쳐서 아이들이 비좁게 우리 침대로 모두 몰려 오는 그런 패턴입니다. 가끔은 저기서는 해가 뜬 하늘에서 비가 쏟아지기도 합니다. 이거, 아무래도 하늘이 살짝 맛이 간 거 아닙니까?


 

요 근래 기류가 몹시 불안정하여 지역별로 빨간 색 Warning이 나오곤 하는데, 오늘 한 때 우리 동네에서는 아주 난리가 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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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기예보 사이트에 이렇게 warning이 나옵니다. 요즘은 매일 확인해야 좋은데……오늘은 사후에 확인했습니다. 골프공만한 우박이 몰려오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 Weathernetwork.com



오늘 오후 3시반 정도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 오더니 예고도 없이 우박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우박은 한국에서도 기류가 불안정할 때 가끔 본 적이 있지만, 이렇게 큰 얼음 덩어리는 처음입니다. 게다가 지금은 6월 중순인데 말입니다.

 

공사장에서 덤프 트럭으로 조그마한 자갈을 쏟는 모습을 연상하시면 상상이 될 것입니다. 바로 그 모습입니다. 내 차 위로 어느 미친 덤프 트럭이 자갈을 마구 쏟아 붇고 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하도 정신이 없어서 마구 쏟아지던 그 당시에는 카메라가 있었지만, 미처 찍거나 녹음할 여유가 전혀 없었고 그저 차를 몰고 도망치기 바빴는데 어떻게 왔는지 얼떨떨합니다. 아마 조금 더 늦었더라면 차 유리창이 박살 났을지도 모릅니다. 다행히 집에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었기에 급하게 차를 몰아 차고로 피신할 수 있어서 저는 무사할 수 있었지만, 그친 후에 보니 밖에 주차해 놓았던 어느 집 차는 결국 유리창이 박살 나 버렸더군요.

 

처음 쏟아질 때 잠깐 자동차 창문을 열었다가 우박 한 덩어리를 맞고 아내는 손목에 멍이 들었습니다. 우박에 맞아 멍든 경우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직접 경험해 보니 정말 살벌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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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박이 그친 후 얼마 후에 찍었습니다. 우리 옆 집 벽 쪽에 쌓인 우박들입니다. 바로 녹아서 작아졌지만 떨어질 당시에는 정말 골프공이나 자갈 같이 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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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에 맛 좀 보려고 키우는 예쁜 딸기 잎이 우박에 그만 구멍이 송송 났습니다. 농부의 마음이 이해됩니다. (위에 있는 잎은 신기하게도 바람에 날려 그 자리에 놓여서 마치 네 잎사귀같아 보입니다.)



혹시나 멀리 자녀를 유학 보내신 분들이나 친지가 이민 간 분들께서 토론토 지역이 매년 이렇게 날씨가 정신 없나 싶어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실까 보아 말씀 드리자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 역시 이런 무서운 날씨는 처음 겪었습니다. 아마 이런 현상도 지구 온난화 현상과 무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여튼 다행히 큰 피해는 입지 않았지만, 직접 당해 보니 자연이라는 것이 그렇게 무서울 수가 없더군요. 요새 여기 저기서 정신 없게 하는 하나 밖에 없는 지구, 정말 잘 쓰고 후손에게 깨끗하게 물려 줘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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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에는 기후가 불안정하기 쉽습니다. 매일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재해를 미리 예방하여 올해 여름은 가뿐하게 넘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나 저나 우박이 감히 내 아내의 손목에 멍을 들게 하였으니 우리 마누라보다 더 무서운 것이 우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하루였습니다.

※ 후기 : 늦은 밤, TV 뉴스에서 보니 제가 경험한 이 무지막지한 우박을 동반한 비가 바로 그 악명 높은 토네이도였더군요. 저희 동네에서 조금 더 북쪽으로 올라 가면 King City라는 곳이 있는데, 그 쪽에서는 하늘과 땅이 윙윙 돌아가는 비구름으로 연결되었었답니다. 오메, 무서라. 그냥 우박인 줄 알았는데 토네이도를 경험할 줄이야.......남들은 유리창도 깨지고 10년 키운 나무도 부러졌던데, 별다른 피해가 없었던 것이 정말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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