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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 영문 뉴스

[전문번역] 노벨상수상자 Krugman교수의 뉴욕타임즈 컬럼

[전문번역] 노벨상수상자 Krugman교수의 뉴욕타임즈 컬럼,

The Widening Gyre
널리 확산되는 소용돌이처럼 휘돌아가는 『금융위기』

 

얼마 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Paul Krugman」은 Princeton 대학 경제학과 교수이자 「New York Times」의 명 컬럼리스트이기도 합니다. 그 역시 전세계로 퍼지는 금융 위기를 걱정하면서 근원지인 미국 정부가 보다 철저하게 대책을 강구하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같은 신흥시장국가에 이 금융위기가 번져가는 현상을 몹시 우려하고 있습니다.

 

조금 지난 컬럼(1028일자 발표)이지만 그가 「New York Times」에 기고한 컬럼 하나를 전문 번역해 보았습니다. 금융경제의 브레인인 그는 명 교수답게 컬럼도 참 잘 씁니다.

그래서 매주 월, 금요일 New York Times에 게재되는 그의 컬럼을 즐겨 읽고 있는데 잘 몰라도 자꾸 읽다 보면 영어 공부도 되고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대학자의 해설로 알 수 있으니 이 것이야말로 짱돌 하나로 새 두 마리 잡는 격입니다.

 

아래 본문을 연결해 놓았습니다. 클릭해서 영문 기사와 아래 번역문을 대조해 보시면 좋을 겁니다. 만약 제가 잘 못 번역한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조용히(창피하니까 너무 시끄럽지는 않게)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살짝 고쳐놓을 수 있게 말입니다. 우리 말로 옮길 때 좀 어색하게 느껴질 만한 부분은 대충 의역했다는 것을 미리 밝혀 놓습니다.

 

The Widening Gyre<- 여길 클릭해서 원문을 보시길……

 

The Widening Gyre

(널리 확산되는 소용돌이처럼 휘돌아가는 『금융위기』)

 

경제 자료들을 들쳐 보면서 시적 영감을 받는다면 좀 어울려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요 근래 숫자 뭉치들을 들여다 보던 중 갑자기 「William Butler Yeats」의 옛 시 구절 하나가 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 필자가 인용한 시는 Yeats의 명시 「再臨; The Second Coming」의 일부 구절입니다)

 

Turning and turning in the widening gyre

The falcon cannot hear the falconer;

Things fall apart;

the center cannot hold


『돌고 돌아 소용돌이는 점점 더 널리 퍼지고

부리는 이가 아무리 소리쳐도 매는 듣지 못 하네

이 세상 모든 것이 흩어져 가도

소용돌이 중심은 더 이상 붙잡지 못 한다네』

 

이 경우 「널리 퍼지는 소용돌이」는 제대로 통제되지 못 하고 돌고 돌면서 널리 퍼져만 가는 금융 위기를 일으키는 악순환(적어도 시에서도 그렇다)이 될 것이다. 어찌할 바 모르고 있는 이 운 없는 사나이는 아마도 Henry Paulson 재무부장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소용돌이는 매일 무섭게 번지고 있다. Paulson 장관과 다른 국가의 동료 장관들이 은행을 구한다고 동분서주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매일 새로운 재앙이 또 다른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이들 재앙은 충분히 예견되는 바였다. 경제분석가들은 얼마 전부터 헤지펀드가 금융대학살 와중에서 왜 버티고 있지 못 하는지 의아하게 생각해 왔다. 그러나 더 이상 궁금할 것도 없다. 투자자들은 펀드 매니져들에게 타다 남은 주식이나 기타 자산들을 팔아 현금을 만들라고 다그치면서 투자금을 빼내기 바쁘다.

 

그러나 정말 놀랄만한 일은 이 위기가 러시아나 한국, 브라질과 같은 신흥시장국(Emerging Market)에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당시에는 큰 위기로 보였지만 요즘 상황으로 봐서는 해변가에서 하루를 보낸 정도에 불과했던 1990년대 말기 이 나라들은 전세계적으로 벌어진 금융 위기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 때 쓴맛을 단단히 본 경험이 있는) 그들은 앞으로 또 있을 수도 있는 재앙에 대비해 미리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거대한 전쟁 대비용 물자 창고를 세우듯이 달라와 유로를 비축해 놓아 과거 자신들의 쓰라린 경험에 적절히 대비해 왔다. 그리고 바로 얼마 전 모든 이가 미국이 설령 불경기로 빠진다 해도 신흥시장국 경제의 잠재능력은 계속 성장해 갈 것이라는 「탈동조화(decoupling)현상」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탈동조화 현상은 더 이상 신화가 아니다』경제분석가들이 3월에 독자들에게 다시 상기시킨 이야기다. 『이 것이 바로 세계 경제를 살릴지 모른다』

 

그 때는 그럴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신흥시장국도 똑 같이 어려운 형편이다. Morgan Staley의 수석 통화경제전문가 Stephen Jen의 말에 따르면 사실 신흥시장국의 「硬着陸, hard landing]은 전세계적 위기의 「두 번째 진원지」가 될지도 모른다. 물론 미국 금융 시장이 바로 그 첫 번째다.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 1990년대 달러 유입이 말라버려 벼랑 직전까지 밀려 갔을 때 신흥시장국 정부는 여기 저기서 돈을 빌리곤 하던 습관 때문에 큰 비난을 받았다. 그 때 이후로 그들은 막대한 달라를 비축해 가는 한편 주로 국내 시장에서는 조심스럽게 돈을 빌려 왔다. 그러나 이렇게 주의를 해도 민영부문의 사기업들이 위험성을 관리해야 한다는 경험을 쉽사리 잊어버려 헛수고가 된 것이다.

 

예를 들어 러시아 같은 경우는 은행과 기업이 앞 다퉈 해외로 진출했다. 달라 금리가 루블 금리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러시아 정부가 막대한 외환을 비축하는 반면에 러시아 기업과 은행들은 모두 막대한 외환 부채를 짊어지고 있었다. 이제 그들의 신용도는 낮아지면서 절망적인 궁핍 상태가 되고 있다.

 

말할 필요도 없이 금융 시스템에 존재하는 문제점에 더해 헤지펀드와 신흥시장에서 새로 발생하는 문제점은 서로 보강되면서 더 커질 것이다. 나쁜 소식은 나쁜 소식을 낳는다. 그리고 돌고 도는 고통은 더욱 넓게 퍼질 뿐이다.

 

한편 미국 정책 입안자들은 아직도 이 위기를 주어 담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 시기에 오히려 방해만 되고 있다.

 

Paulson 장관이 결국 부분적 반()국유화의 반대급부로 금융 시스템에 구제금융조치를 취하기로 동의한 것은 그나마 좋은 뉴스다. 그러나 지난 주 「The Times」의 Joe Nocera는 미 재무부 구제금융안이 가지고 있는 핵심적인 약점을 지적했다. 이 구제안이 은행이 쉽게 돈을 깔고 앉아 뭉개고 있을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갖추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구제금융의 반대급부로 대부조건을 강화하는 영국 정부와는 달리 우리 정부는 그들을 변호하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 유감』이라고 했다. 그의 말대로 정말 은행들은 그 현금을 꽉 움켜쥐고 비축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모기지 시장에서도 이상한 일들이 진행되고 있는 듯이 보인다. 대부업체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을 연방정부가 인수하면서 핵심적 요소로 고려된 것은 그들의 지불능력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없앰으로써 모기지 금리를 낮추는데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고급관리들은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부채가 미국정부의 「전적인 신뢰와 신용」하에 지원됐다는 것을 부정하는데 초점을 맞춰 왔다고 여겨진다. 그 결과 시장은 아직도 이 대부업체의 부채를 모기지 금리가 내려가야 할 때 오히려 올리게 만드는 위험성 높은 자산으로 다루고 있는 중이다.

 

부시 행정부의 반정부적 이데올로기가 아직도 효과적 조치에 방해가 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의심이 든다. Paulson 장관은 금융 시스템을 부분적으로 국유화의 길로 이끌고 있지만 그는 소유를 했으면 마땅히 행사해야 하는 권력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약점 있는 정책이 계속 추진되는 이유가 무엇이건 간에 이 상황은 명백히 통제되고 있지 않아 보인다. 모든 것이 널리 휘몰아 가는 소용돌이 속에서 흩어져 퍼지고 있다.

 

▲ 컬럼의 저자, Paul Krugman 교수

 


이 글이 발표된 지도 거의 한 달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Krugman 교수는 이 글을 통해 초기에 아무 생각 없이 안이하게 대처했기 때문에 이제는 모든 것이 휘돌아 가기만 하는 소용돌이(The Widening Gyre) 속에 말려 함께 돌아가면서 제대로 통제조차 하기 힘들어진 이 금융위기(The Falcon)를 속수무책으로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 한심한 미국정부(The falconer)에 제발 정신 좀 차리라고 하고 있었습니다.

 

캐나다에 살고 있는 저로서는 이 금융위기가 남의 일로 여겨지지 않습니다. 실제 원화대비환율이 급등하면서 여러 가지 곤란한 일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유학생 부모님들은 물론이고 부동산, 음식점, 유학원 기타 등등 무엇 하나 제대로 되는 사업을 찾기 어렵습니다.

모국 사정도 쉽지 않습니다. 

황당할 겁니다. 미국이 기침하면 한국이 독감에 걸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coupling"(동조화-同調化라고 번역들 합디다)이라고 하는데 그 반대 현상, 즉 미국 같이 밀접한 관계에 있는 나라의 경제와 어느 정도 독립되어 큰 영향을 받지 않게 되는 경제를 "decoupling"(이건 탈동조화-脫同調化라고 번역하더군요)이라고 하죠. 한국 경제는 이제 상당히 "decoupling" 구조가 됐다고 생각들 했겠지만 천만의 말씀입니다.

태평양 건너에서 보면 한국 정부는 상당히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IMF 당시 부서 직원 감원대상자 명단을 직접 작성해 보았던 쓰라린 기억이 있습니다. 그 경험으로 볼 때 현재 상황은 칠레에서 아직도 7대 선진국에 들어갈 것이네 머쩌네 하며 아직도 "7.4.7"에 미련을 둘 때가 절대 아닙니다. 제발 지금이라도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습니다.

세계 경제는 모두가 다 "coupling" 경제입니다. 연인들만 "couple ring"을 끼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