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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아이언맨(Iron Man), 가장 재미 없게 보기

아이언맨(Iron Man), 가장 재미 없게 보기

◑ Iron Man은 더 이상 영화만은 아니다.


♡ 며칠 전에 우리 집 개구쟁이들을 데리고 영화관에 가서 “Iron man”을 보고, 영화 속의 Iron Man은 현실에서는 어떻게 구현이 되고 있을까 알아 보았습니다.

 

SF 영화를 볼 때는 머리로는 아무 생각이 없게 되고, 눈으로는 화려하게 발달하는 Graphic 기술의 변화를 즐기는데, 출신은 못 속여 그 와중에도 영화 속의 과학 기술에 대한 상상력이 과연 얼마나 현실성이 있을까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SF 영화 속에서의 과학적 상상력은 영화라는 쟝르에서의 한계상, 비현실적인 내용이 많을 수 밖에 없겠지만 (특히나, 요즘 같이 원작이 만화인 경우는 더욱 그러하겠지만), 좋은 SF영화는 현대 과학 기술과 문명을 미래로 이끄는 일종의 방향타 역할도 어느 정도 해 준다고 봅니다.

 

결론: SF 영화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보아야 좋은데, 괜히 깜깜한 영화관에서 SF영화 속에서 현실을 찾는 바람에 쓸데 없이 눈만 벌개 져 나왔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서는 영화를 이미 보셨거나, 아직 못 보셨다 해도 최소한 줄거리 정도는 알고 계시리라고 전제하면서, 영화 평은 생략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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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ron Man – 사진의 저작권은 당연히 영화사 측에 있는 것을 알지만, 할 수 없이 잠깐 빌려 왔습니다. 용서 바랍니다.


◑ Iron Man의 과학적 상상력

먼저, 영화 Iron Man에서 주인공 Tony가 입고 나오는 Power Armor Robotic Suit의 특징, 그리고 목표 성능 등을 나름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인간의 힘을 극대화한다. 입으면 바로 천하장사, 철인 로보트.

2.       어디서 나오는지 화염방사기에 소형 미사일에 이런 저런 무기가 때 맞춰 마구 나온다.

3.       손바닥, 발바닥에서 분출되는 조그마한 소형 로켓인데도 불구하고 성층권까지도 날아간다.

4.       게다가 음속까지 별 생각 없이 한 방에 돌파!

5.       그러면서도 아무런 G-force를 느끼지 않는 대~~단한 옷이다.

6.       빙빙 돌고 또 돌아도 전혀 어지러워 하지 않는다.

7.       성층권에서 순식간에 지상으로 낙하해도 불 하나 안 붙는다. 등등등……… 따지려면 끝이 없다.

 

이 중 그 Robotic Suit를 입고 이리 저리 쓩쓩 날아다니는 문제(#3 ~ #7), 현시점에서는 그냥 영화니까, 만화니까 하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재미있게 보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맞겠습니다.

 

영화라는 것을 무시하고 현실적으로만 따진다면, 그런 식으로 성층권을 넘나 들기 위해서는 일단은 엄청난 가스통을 짊어 지고 다녀야 할 것이고 (아직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고 단지, 영화 속에서나 묘사된, 기가 막히게 탐이 나는 바로 그 가슴에 박혀 있는 에너지원 같은 것이 확보되기 전에는, 가스통을 짊어 지는 정도가 아니라 가스통에 매달려 가야……), 오르내릴 때 당연히 불덩어리가 되어야 할 텐데, 이 역시 아직은 이 세상에 없는 특별한 소재가 개발되지 않는 한 현재의 기술로서는 아직은 생각하지도 못 할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2 무기가 여기 저기서 튀어 나오는 문제 역시 넘어 갑시다. 영화인데, 무엇을 못 하겠습니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그런데, 공돌이 출신인 저의 시선에서 떠나지 않았던 것은 바로 #1, “인간의 힘을 극대화한다. 입으면 바로 천하장사, 철인 로보트라는 것이었습니다.

 

인간의 힘을 기계의 힘으로 극대화한다는 것은, 그 기술이 군사용으로 쓰이건, 의료용이나 산업용, 가정용으로 쓰이건 간에, 참으로 중요한 기술입니다. 별로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그 기술이 군사용으로 쓰인다면 천하 무적, 일당백이 아닌 일당만의 군대가 탄생할 것이고, 의료용으로 쓰인다면 “6백만불의 사나이도 부품 별로 엄청 싸게 나올 수 있을 테죠. 산업용으로 쓰인다면 예를 들어 위험하게 굳이 파워 크레인에 올라가서 운전하지 않아도 그냥 사무실에 앉아 모니터만 보면서 팔만 이리 저리 휘두르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영화를 떠나 현실에서는 인간의 힘을 극대화 하는 기술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알아 보았습니다.


◑ 최초의 Iron Man

자료를 찾아 보니, 최초로 이런 아이디어가 구체화된 것은 1965년에 미국 GE에서 개발한 “Hardiman”에서 찾아 볼 수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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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5년 GE의 Hardiman

 

사진에서 보듯이 이 Hardiman을 입으면 약 1500파운드, , 680 킬로그램 정도를 들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 시절 이 것은 참으로 대단한 시도였음 에는 틀림없는데, 초기에 제작된 사람이 들어가 동작되는 이 모델은 갑자기 발길질을 하기도 하고 뱅뱅 돌기도 하는 등 너무나 불안정하였기 때문에, 도저히 사람이 안에 들어가 작동할 수가 없어서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그 때 컴퓨팅 기술로는 정확한 컨트롤이 무리였겠지요.

 

대신에 제작 방향을 조금 바꾸어 사람이 통째로 들어 가는 영화 “Iron Man” Robotic Suit 식이 아닌, “육백만불의 사나이의 한 쪽 팔을 개발하는 쪽으로 집중되었다고 합니다. 사진에서 보듯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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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rdiman 후속작 – Robot Arm


Robot 팔은 약 750 파운드, , 430 킬로그램을 들어 올릴 수 있었다고 하니 그 역시 참으로 대단한 일입니다. 그러나, 역시 아쉽게도 이 프로젝트는 1970년까지 겨우 한 개만 제작되고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이유는요? 430킬로그램을 들어 올릴 수 있는 이 획기적인 로보트팔 그 자체의 무게가 무려 그 두 배였답니다.

 

육백만불의 사나이를 보면 그냥 땅에 서 있는 그 사나이가 하늘에 떠 있는 헬리콥터를 붙잡고 있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시리즈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과학적으로 말도 안 되는 거짓말 중 백미일 것입니다. 아무리 힘이 세도 최소한 두 발을 땅 속에 깊이 파 묻어 놓는다거나 아니면, 그 사나이의 발 밑에 초강력 슈퍼 접착제가 붙어 있던가, 하여튼 무엇인가가 그 사나이의 발목에 걸려 있어야 헬리콥터가 끌어 당기는 힘을 견딜 수 있다는 것이지, 팔 힘만 가지고는 불가능한 이야기라는 것이지요.

 

위의 로보트 팔 역시 약 400킬로그램을 들어 올리기 위한 로보트 팔의 무게가 거의 700 킬로그램이니, 이 팔을 지탱하기 위한 다리는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

 

이 팔의 용도 중 하나가 전폭기에 폭탄을 싣기 위한 것이었는데 이럴 바에는 차라리 그냥 리프트 차를 쓰는 것이 더 낫다 싶어 때려 치게 된 것이지요.

 

하여튼, 너무나 일찍 개발하였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지, 아이디어 자체는 정말 좋은 시도였다는 것은 틀림없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컴퓨터와 기계공학, 인공지능 등이 발달한 이후에 다시 이 아이디어를 되 살리게 됩니다.

 


◑ HAL(Hybrid Assistive Limb) - 일본의 Iron Man


현대의 로보트 산업은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데, 이 두 나라는 서구와 동양에서 문화 차이가 나는 것처럼 로보트 과학에서도 문화적 차이가 나는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는 보기에도 투박하지만, 구체적인 목적, 예를 들어 무엇인가를 들어 올리거나 나르기, 적군의 기밀을 탐지하는 곤충형이라거나 하는 등의 특정 목적에 맞도록 기능을 개발하는 것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에, 일본은 마치 만화 속 세상, 우주소년 아톰을 구현하고자 하는 것처럼 사람처럼 걷는 등의 인조인간을 지향하는 경향이 있어 보입니다.

 

그 전 단계로서 일본의 Cyberdyne(터미네이터에 나오는 바로 그 회사 이름과 똑 같습니다)에서 개발한 HAL(Hybrid Assistive Limb)이라는 Robotic Suit는 주목할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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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L(Hybrid Assistive Limb)


영화 “Iron Man”에서의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할 때 사용한 최초의 철갑옷이 바로 1965 GE가 개발한 최초의 Robotics Suit, Hardiman이라면, 이 일본의 HAL은 주인공 Tom Stark가 수정 개발한 그 쌈박한 디자인의 “Mark-2”와 많이 비슷해 지지 않았습니까?

 

HAL에서 정말 대단한 특징은 바로 동작체계에 있습니다.

 

사람이 입고 팔을 움직이거나 하는 동작이 기계적인 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힘을 극대화하여, 궁극적으로 적은 힘으로도 로보트 팔과 다리를 움직일 수 있다는 점 이외에, 피부에 흐르는 아주 미세한 biosignal로도 이 Suit를 움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내가 생각만 해도 그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 것은 스티븐 호킹 박사도 이 것을 입고 설 수만 있다면 마음대로 걸어 다닐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2006년 사고로 인하여 20년 동안이나 걷지 못 하던 일본의 한 장애인이 이 Robotic Suit를 입고서 스위스에 있는 해발 4,164m 높이의 Breithorn mountain이라는 산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Robotic Suit는 세계 최초의 Hybrid-typeCyborg System이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이 분야는 일본이 제일 앞서 가는 것 같습니다. 하나 더 알아 보니 마쓰시다에서는 Power Pedal이라는 것을 개발하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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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wer Pedal - Matsushita


이 것 역시 대단히 중요한 기술입니다. 앞서 육백만불의 사나이의 경우를 들어 알아 보았듯이 팔만 힘 세면 뭐 합니까, 지탱해 주는 다리와 허리가 부실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무쇠 팔, 무쇠 다리가 결합이 되면 기운 센 천하장사, 인조인간 로보트 마징가제트도 곧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외에 사진에서 보듯이 일본의 가나가와 연구소에서 제작한 Air Pressure suit나 실제적인 차세대 Robotic Suit로 인정되고 있는 Stand-Alone Power Assist Suit (SAPAS)도 주목할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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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nagawa Institute of Technology’s Air Pressure s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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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and-Alone Power Assist Suit (SAPAS)

 

 

◑ 요즘 미국의 Iron Man은

미국에서는 미사일 등 최첨단 무기체계를 개발하는 회사인 Raytheon사에서 개발한 “Exoskeleton(말 그대로 외골격이라는 뜻)”이라는 Robotic Suit를 들 수 있겠습니다. 지구 여기 저기서 전쟁 하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는 미국의 실정을 반영해서 이 Robotic Suit 역시 군사용으로 개발이 되어, 병사들에게 극대화된 힘을 제공하며 동시에 영화에서처럼 민첩성도 지원해 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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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aytheon사에서 개발한 Exoskeleton

 


◑ 한국의 Iron Man은? 이러다 "아이롱맨"도 안 나오는 건 아닌지?

영화를 보면서 매사 이렇게 따지면 피곤합니다. 영화는 영화니까 그냥 보고 넘어 가야겠죠. 그런데, 저게 가능해? 궁금한 걸 어떻게 합니까?

 

괜히 저로 인하여 추리소설을 읽기도 전에 범인을 미리 알게 된 기분이 드셨다면, 그 건 몹시 안 된 일이긴 하나, 저 같이 공돌이 출신들이라면 또 이렇게 현실의 과학 기술력과 비교해 보는 것도 또 그 나름의 신선한 재미가 있을 수도 있겠죠.

 

단순히 영화에 나오는 Robotic Suit가 현실에서는 어떻게 개발이 되고 있을까 궁금하여 알아 본 것을 공유할 뿐인데, 그러다 보니 일본과 미국에서 정신 없이 개발하고 있는 로보트 산업이 너무나 부러워 집니다. 물론, 우리 나라 공학도들도 지금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있다는 것, 잘 알고 있지만 아직 상당히 부족해 보이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Robot 기술은 군사용, 산업용, 의료용 등등……여러 가지 응용 범위가 넓고 전자, 컴퓨터, 기계, 의학까지 사회와 과학, 경제 전반에 걸쳐 미치는 영향이 큰 미래 종합 산업입니다. 우리 나라 정부도 말로만 경제 어쩌구 하지 좀 말고 이제는 실제적으로 어떤 산업을 미래의 성장 동력, 엔진 산업으로 이끌 것인지, 그리고 지원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이라도 제대로 세우고, 제대로 타켓을 정확히 하여 지원을 팍팍! 해 주었으면 합니다.

 

2MB 정부의 제일 큰, 마음에 안 드는 것 중 하나가 소리만 요란하다는 것입니다.

 

무슨 정부가 아직도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이 무엇이 되어야 할지, 앞으로 무엇으로 먹고 살아야 할지,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지도 제대로 정하지 않고 입으로만 "실용", "실용" 하고만 있답니까?

제대로 생각이 안 나면, 하다 못해 SF 영화라도 보면 재미도 있고, 미래를 보는 눈도 넓어지고....그 얼마나 좋습니까?

실용이란 그냥 조용히 실천하는 것일 텐데, 지금 정부가 하는 행동을 가만히 보자면 진정한 실용이 아니라, 그냥 조급하게 실용이라는 슬로건만 마냥 따라 외치는 것 같아 보여 몹내 아쉽습니다.


그나 저나,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엑스맨에 이제 아이언맨까지 나왔으니, 앞으로는 또 무슨 맨이 남았나 그 것도 궁금해 지네요. 혹시 2MB맨? 그건 흥행에 실패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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