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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 별 보며 ♥ 영화 보며 ♡ 밤 홀딱 새우기 ★

☆ 별 보며 ♥ 영화 보며 ♡ 밤 홀딱 새우기 ★

 

덥죠, 한 여름밤에는 무엇을 하시나요?

 

여름 밤을 즐겁게 보내는 방법 중에 하나, 기초 체력이 조금 필요하긴 하지만,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하면 더욱 좋기도 하고 괴롭기도 한 ☆ 별 보며 ♥ 영화 보며 ♡ 밤 홀딱 새우기 ★도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도 이제 곳곳에 세워져 있는 걸로 압니다만, 북미 지역에서는 Drive-in Theatre의 역사가 상당히 오래 되었는데, 그래서인지 분위기 자체가 상당히 classic합니다.

 

우리 가족이 여름 밤이면 자주 찾는 이 야외 극장 역시 1930년대에 설립이 되었다는데(물론 이 자리 이 극장이 바로 그 극장은 아니지만), 어쨌든 그래서인지 비가 지글지글 내리는 50년대 만화영화부터 상영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넓은 들판에 스크린은 총 3개인데, 보통은 해 진 다음부터 영화를 2편이나 3편을 틀어 줍니다. 그러나, 주말에는 하루 밤에 4편을 틀기도 하는데 지난 주말에 큰 마음 먹고 기록에 도전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9 10부터 1, “The Incredible Hulk”, 11 정도에 2The Mummy: Tomb of the Dragon Emperor”, 새벽 1 30부터 내가 좋아하는 Angelina JolieWanted”, 몇 시인지 정확히 기억도 나지 않지만, 대강 새벽 3 조금 넘겨서부터 마지막 4Hellboy II: The Golden Army”………이 모든 것이 하루 밤, 한 스크린에서 상영됩니다. 물론, 옆의 스크린에서는 “The Dark Knight”라든지 하는 영화가 또 다른 패키지로 상영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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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rive in Theatre – 아직 해가 지지 않아 텅 빈 스크린과 마주 대치하고 있는 차들.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면 해 지기 전에 들어 가야 합니다.


 

Drive-in Theatre에서 영화를 보는 폼들이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우리 가족도 이제는 이렇게 간이의자를 쭈~~욱 늘어 놓고 보지만, 처음 갔을 때는 그냥 차 안에서 보느라고 생 고생 무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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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간이의자를 쭈~~욱 늘어 놓고 영화도 보고, 수다도 떨고, 지루해 지면 모기도 잡아 가면서.



그래도 우리가 당해 내지 못 할 압권은 역시 뭐니뭐니 해도 아예 노숙을 작정하고 온 사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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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 위에 매트리스 깔고 이불 덮고 영화도 보고, 별도 보다가, 떨어지는 별똥별도 찾아 보려는 저 아이들. 집에 갈 때 제발 저 아이들도 가져 가야 할 텐데……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여름은 우리 나라보다 더 낮이 길고 밤이 짧습니다. 8월이 되니 조금 밤이 길어진 것 같지만, 아직도 9를 넘겨야 조금씩 어두워 집니다. 자리 잡고 먹다 놀다 차 유리창도 닦다 보니 어느덧 해가 지고, 영화가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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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시작………은 시작인데, 본 영화는 아니고, 맑은 하늘에 비 내리는 1940년대 촌스러운 만화 영화로 일단 분위기를 띄우고……

 

 

첫 번째 영화 “The incredible Hulk”와 두 번째 영화 “The Mummy: Tomb of the Dragon Emperor”는 모든 가족이 제 정신으로 보았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정신이 혼미해 져 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지만, 세 번째 영화 “Wanted”, 여우 같은 Angelina Jolie를 보기 위하여 가끔씩 콜라를 씹어 가며 정신 무장을 다시 가다듬었죠. 그러나, 그렇게 노력했어도 쌍둥이 엄마의 강렬한 눈빛 말고는 영화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고, 결국 네 번째 영화 “Hellboy II: The Golden Army”는 한 여름 밤의 꿈 이야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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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만 먹으면 옆 집 스크린도 공짜로 볼 수 있습니다. 4편 * 2 = 8편. 욕심이 너무 과한가……

 

한 여름 밤 Drive-in Theatre에 오기 위해서라도 미리미리 기초 체력을 다져 놓아야 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모기약을 준비하는 것, 잊어서는 안 되고, 가능하면 매트리스도 가져 오면 더 좋겠습니다. 경험상 뒤로 주차를 해야 제대로 보기 쉽지만, 밴 같은 경우는 해치백을 너무 높이 열어 놓으면 뒷 차에 정말 방해가 많이 됩니다.

이 곳은 입장할 때 아예 쓰레기 봉지를 하나씩 주는데, 갈 때 쓰레기는 제 자리에 제대로 처리 해 놓고 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정말 때려 주고 싶은 레이져 포인터 올리는 인간은 매번 있던데 이 날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이 번에도 역시 때려 주지 못 하고 성질만 내고 있었는데 다행히 경고 방송을 하더군요. 그 것도 센스 있게 잠깐 대사가 끊기는 타이밍에 말입니다.

 


영화 네 편, 제대로 봤는지 잤는지는 잘 모르나, 끝까지 버티고 있던 그 대단한 용사들의 차들이 시동을 거는 소리를 듣고 "아차, 나도 발 뻗고 잘 집이 있었지~~" 하고 집에 오니 어느새 해가 뜨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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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을 쓰고 나니, 갑자기 예전에 가던, 표 한 장 끊어 들어 가면 영화도 몇 편 보고 막간에 쇼도 가끔 볼 수 있었던, "쇼와 동시 상영", 청계천 바다극장이 생각납니다. 혹시 그 극장 아직도 있을까요?



2008/07/21 - Dark Knight는 Heath Ledger 덕분에 볼 만했습니다

2008/01/22 - ◑ 캐나다 DVD 대여점에서 “D-War”를 보다.    ▲ 요 기사들도 동시상영~~~함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