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놀러간 이야기

♡ 문명을 거부한 사람들, Mennonite 이야기 (1)

♡ 문명을 거부한 사람들, Mennonite 이야기 (1)

♡ 전기나 기계 등의 현대 문명이 없다면, 그 얼마나 답답할까요. 그런데, 원래부터 그렇게 살아 왔다면 그다지 답답하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렇게 편리한 현대 문명을 거부하고 사는 사람들의 마을이 있어 가끔 찾아 가곤 합니다.

 

그 마을에서는 현대 문명을 거부하고 살기 때문인지 여러 가지 소박한 인간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이 글부터 시작하여 몇 차례에 걸쳐 그 분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소개합니다.

쬐끔~~ 깁니다. 커피라도 한 잔 타 놓으시는 것이....


 

◑ 영화 “The Witness”를 기억하시나요?

 

이 사람의 미간에는 항상 햇살이 비추어지는 듯, 살짝 찌푸린 듯한 눈매가 매력적인 남자, Harrison Ford가 주연한 영화. ‘The Witness(1985)’를 기억하는 영화 팬들이 많을 것입니다.  

 

☆ 요즘, “Indiana Jones”가 개봉되었죠. Harrison Ford, 2008년도의 Indiana Jones와 비교하면 1985년 “The Witness에서의 Captain John Book은 거의 아들처럼 보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Harrison Ford - The Witness(1985)

 

머리에 보넷을 쓴 시골 여인 Rachel이 아들 Samuel을 데리고 Baltimore로 가는 기차를 기다리던 중, 우연히 Samuel이 화장실에서 갱들의 살인을 목격하는 데서 영화는 시작됩니다. 형사 Harrison Ford가 이들 목격자들을 보호하다가 결국 부상을 입게 되어 함께 그들의 마을로 피신하게 되죠.

 

영화 속의 그들의 고향 마을은 마치 시대를 거꾸로 사는 듯한 모습입니다.

자동차 대신 마차를 타고 다니며 전기도 없으니 당연히 TV도 없습니다. 상당히 불편할 것 같은데, 그래도 마을 사람들은 묵묵히 농사를 지으며 평화롭게 살고 있었습니다.

 

이들 영화 속 여주인공 Rachel과 마을 사람들은 이른바 Amish라고 부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종파에 따라 Amish 또는 Mennonite라고 부르고 있는데 통칭 성인이 된 후 다시 세례를 받는 재세례교라고 합니다.

 


Amish 또는 Mennonite?

 

한 번 쯤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전기불을 끄고 지내 봅시다. 오늘 하루 밤, 어떻습니까.

당연히, 이 글도 못 읽으실 테고, 아무 것도 할 일이 없을 겁니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이 일로 인해, 특히 아이들은 역설적인 문화적 충격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 대신에 은하수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르죠.)

 

아마도 대부분 그 동안 아무 생각 없이 써 왔던, 전기와 기계 등의 현대 문명이 우리 일상사를 얼마나 편리하게 해 주는지, 그 모든 발명품들이 공기와도 같은 존재였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될 것입니다.

 

Mennonite들은 이렇게 편리한 전기와 기계 등 현대 문명을 거부하고 옛날 전통 방식 그대로 살아가는 독특한 종교인들입니다. (♡ 그러나, 요즈음 젊은이들은 그들의 전통에서 벗아 나고 있어 걱정이라고, 마을 박물관(St. Jacobs Mennonite Story)학예사가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미국에서는 대개 Pennsylvania 지방을 중심으로 많이 살고 있고, 캐나다에서는 OntarioWaterloo/Kitchener 주변과 Manitoba주에 많이 살고 있습니다. 그 중 Waterloo/Kitchener는 저희 가족이 살고 있는 Toronto에서 서쪽 방면으로 고속도로로 약 2시간 정도 떨어진 곳인데, 그 곳에서 약간 북쪽에 있는 St. Jacobs라는 조그만 타운을 중심으로 그들의 전통 마을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오늘 이 글은 바로 이 Mennonite의 마을, St. Jacobs에 함께 가 보자고 청하는 글입니다.
 

기계를 쓰지 않으니 당연히 차도 없습니다. 대신 검은 색 마차를 타고 다니는데 이들의 마차 뒤에는 서행과 양보를 부탁하는 사인이 붙어 있습니다. 이 마차는 통상 Buggy라고 부릅니다. 동네 길 양 옆 갓길은 비포장으로 되어 있는 구간이 있는데 이 구간은 마차가 지나가는 구간입니다. 자동차로 마차 옆으로 추월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면 당연히 속도를 줄여 말을 놀라게 해서는 안 되겠죠.


이렇게 말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마을 사람들이 Buggy를 끌고 외출하기 위하여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마차도 STOP sign은 철저하게 지켜야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마차 뒤에는 조심하라는 의미로 빨간 삼각형 sign이 붙어 있습니다. 저 역시 말이 놀라지 않도록 천천히 지나가야 했습니다. (사진에 나온 까만 줄 하나는 제 차 안테나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마을 상가에 있는 Buggy 주차장입니다. 공교롭게도 날이 궂어 그런지 사람들이 읍내로 나오지 않아 마차가 단 하나도 없이 텅 비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을 도로 곳곳에 이런 sign이 붙어 있습니다. Buggy가 다니는 구간이니 알아서 서행할 것!!!

 


AmishMennonite라고 하면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편견을 가지고 아니, 요즘 세상에 왜 저렇게 살고 있나하면서 지나가는 마차를 보고 신기해 하면서 사진을 찍곤 합니다.

(
이들은 사진 모델이 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남들이 나를 신기해 하며 처다 보고 사진을 찍어 댄다면 그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궁금하더라도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는 것이 당연히 좋겠죠. 그래서 저 역시 이 사진들을 찍을 때 파파리치가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사진을 못 찍으면 마을 가게에서 이렇게 예쁜 티셔츠를 하나 사시면 됩니다.



Mennonite의 의식주

 

이들은 복장부터가 특이합니다. 어렸을 때 즐겨 보았던 Laura Ingalls Wilder의 자전적인 이야기 "초원의 집, Little house on the prairie"에 나오는 사람들을 보는 듯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초원의 집, Little house on the prairie. 개척 시대 그 어려웠던 시절에 한 가족이 서로 사랑하며 살아 가는 이야기. 정말 다시 보고 싶은 명작입니다.

아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기도 합니다.



남자들은 통이 넓고 멜빵이 달린 흑색바지에 단색 셔츠, 재킷과 챙이 넓은 흑색 모자를 쓰는데 옷에 단추나 접는 깃을 달지 않는다고 합니다. 콧수염은 손질하는 반면에 턱수염을 깎지 않습니다. 언뜻 보면 유태인들을 보는 것 같습니다.

 

여자들은 Laura의 가족들이 입던 것처럼 머리에는 보넷을 쓰고, 앞치마가 달리고 무늬가 없는 단색으로 만든 소박한 치마를 입고 머리를 길게 기릅니다. 화장도 하지 않고 항상 단정한 옷 차림새를 유지해야 합니다. 좋게 말하면 무척 검소해 보이고 항상 흑백이나 여린 색으로만 입으니 젊은 여성들의 자연적인 감성이 많이 억눌러 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이렇게 입고 다닙니다. 인형이 정말 귀엽죠?



문명이 주는 혜택도 많지만 반대 급부로 독도 많죠. 요즘 같아서는 먹거리가 특히 신경 쓰일 겁니다.

이 마을 사람들은 주로 농사일에 종사하는데, 자신이 직접 만든 퇴비를 쓰는 등 전통적인 방식으로 농사를 짓습니다.

St. Jacobs
마을 어귀에는 Farmer’s Market이 목요일과 토요일, 일요일에 열립니다. 이 시장은 유기농 농산물 집산지로 소문이 나 있어, 주말이면 멀리서부터 이 곳까지 좋은 농산물을 사러 일부러 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값도 상당히 싸고 싱싱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Farmer’s Market – 아직은 본격적인 시즌도 아니고, 게다가 비 오는 일요일이라서 분위기가 좀……


St. Jacobs 마을 양 옆으로 늘어선 수 많은 예쁜 가게들 중 서양식 조각보 누비기인 Quilt 제품이 눈에 많이 뜨이는데 하루 농사 일이 끝난 후 마을 아낙네들이 마을 공동회관에 모여 함께 옷이나 이불을 만들면서 남은 천 조각으로 장식을 붙이거나 예쁜 소품을 만들곤 하였기에 솜씨가 자연스럽게 좋아진 이들이 만든 Quilt 제품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어느 Quilt 가게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벽에 걸려 있는 작품. Quilt하시는 분이라면 잘 알겠지만, 저 정도 크기로 만들려면 상당히 공을 들여야 합니다.



Mennonite의 신앙 생활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생활화된 신앙심, 검소한 생활, 반전적인 평화 사상, 그리고 자급자족에 바탕을 둔 공동체 생활이라고 할 것입니다. 아마도 이러한 생활 방식은 비록 성경의 가르침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척박한 개척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들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Ordnung(=Order, Mennonite들은 독일계 출신임)이라고 부르는 엄격한 종교계율에 따라 행동합니다. 다소 심하다 할 정도로 성경 말씀을 액면 그대로 충실하게 따르고자 하며 세속적인 방식을 차단하기 위하여, 그것이 편리함을 알면서도 편리함의 반대편에 있는 해악이 자신의 종교적인 믿음을 방해한다고 생각하기에 현대 문명의 이기를 가능한 거부한다고 합니다. 동시에 예수님이 살던 그 당시 그대로의 삶을 추구한다고도 합니다.

 

다소 교조적으로 보이는 Ordnung을 실천하는 삶이 하느님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현재 가지고 있는 최소한의 편리함으로도 행복한 삶을 추구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여성들이 항상 보넷을 쓰는 이유 역시 언제 어디서나 기도를 올릴 수 있도록 항상 머리를 가리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상당히 특이해 보이는 이들의 생활 방식은 종교적인 믿음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들이 왜 여기에 살고 있으며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그 역사를 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St. Jacobs에 가면 빵집 옆에 ‘The Mennonite’s Story’라고 하는 그들의 조그마한 박물관이 하나 있는데, 이 곳에 그들 자신을 올바르게 이해시키기 위하여 한국인이 제작한 한글 소개 자료가 있습니다. 저 역시 이 자료의 도움을 받아 그들의 역사와 문화, 전통을 조금이나마 이해하였지만, 사실 속마음으로는 이들이 워낙 복장부터가 특이하기에 아직도 마치 민속촌 사람들을 보는 듯한 생각이 드는 마음을 숨길 수는 없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들 Mennonite들이 왜 미국 Pennsylvania 지방과 캐나다의 Kitchener 지방에 모여 살고 있는지 등 유래를 좀 더 알아 보고, 뭐 유래야 어쨌든 간에 특이한 문화를 찾아 관광도 할 겸, St. Jacobs 마을 주변의 명소를 하나 하나 살펴 볼 예정입니다. 이 곳은 토론토 주변에서 예쁜 전통 소품과 골동품 등을 구할 수 있는 살아 있는 민속촌으로 아주 유명하거든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 St. Jacobs 타운입니다.


이제 곧 여름이 오면 종교를 떠나 또 하나의 전통적인 문화 체험으로 여기며 고즈넉한 캐나다 시골에서 여러 가지 예쁜 쇼핑과 손때 묻은 시골의 정취를 느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이런 곳에 별장 하나 두고 낚시나 하면서 살면 좋겠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새는 Canada에서 사는 Blue Heron으로서, 천연기념물은 아니나 흔히 보기는 무척 어려운 새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글은 연속극입니다. 기억해 두셨다가 커피라도 한 잔 들고 다시 찾아 오십시오. 긴 글 읽다 보면 배도 살짝 고파지잖아요?

 

To be continued ………



♧ 캐나다의 시골 이야기, 이 것도 함께 읽어 보세요. 내가 쓴 글이지만, 몸과 마음의 건강에 모두 좋은 글이라 생각하고 감히 적극 추천합니다. ♧

2008/04/19 - 봄 바람 타고 메이플 시럽 채취하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