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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간 이야기

♡ 문명을 거부한 사람들, Mennonite 이야기 (2)

♡ 문명을 거부한 사람들, Mennonite 이야기 (2) ♡

전기나 기계 문명을 거부하고 사는 사람들, 캐나다의 청학동 사람들이라 불리는 Mennonite 이야기입니다.

그들이 사는 곳을 둘러 보고, 그들의 역사, 종교, 철학 등을 알아 봅니다. 아울러 대개 여성 분들이 좋아하시는 예~~쁜 소품들, 장식품, 퀼트, 인형, 골동품 등,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박물관, 고건물 등을 두루 두루 둘러 봅니다.

 

이 글은 ♡ 문명을 거부한 사람들, Mennonite 이야기 (1)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먼저 읽어 보시라는 뜻이지요.

이번 글은 그들의 종교사, 정착역사 등부터 정리하였습니다.


 

St. Jacobs 마을에는 Mennonite들의 역사와 생활을 소개하는 Mennonite Story라는 조그마한 마을 박물관이 있습니다. 기왕 Mennonite의 문화를 경험하기 위하여 왔다면 이들의 유래부터 살펴 보는 것이 아무래도 그들의 마을을 찾아 가는 예의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하여 이 박물관에 비치되어 있는 한글판 팜플렛의 내용을 일부 축약하면서 약간 보충을 하였습니다.

 

Mennonite 16세기 초 유럽에서 시작된 종교개혁으로부터 파생된 여러 신교 그룹 중 하나입니다.

그 당시에는 교회가 정부에 의해 세워지거나 최소한 정부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한 사람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교회가 국가로부터 분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국가가 돈 받고 주는 타락해 버린 유아세례가 아닌, 자발적인 성인세례를 통하여 진실된 마음으로 그리스도를 따라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이들은 성인이 된 후 스스로의 판단과 책임하에 다시 세례를 받음으로써 자신의 믿음을 확인하기 때문에 재세례교라고 부르며 그렇기 때문에 전도나 선교를 하지 않고 스스로 믿음을 선택하게 합니다. (♡ 흠전도나 선교를 하지 않고 스스로 믿음을……이게 마음에 달짝지근하게 와 닿네요.)

 

이러한 종교적인 대안운동은 1525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Conrad Grebel이라는 사람이 서로에게 세례를 베풀었던 그룹을 지도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1536년 재세례신자가 된 네덜란드 사람 Menno Simons(1496 ~ 1561)는 유럽을 돌아 다니면서 핍박 받는 재세례신자들을 격려해 주었고, 이후 그를 따르던 사람들을 그의 이름을 따서 Mennonite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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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람이 바로 Mennonite의 아버지, Menno Simons. Mennonite는 Menno를 따르는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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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nno Simon은 1536년에 재세례교(Anabaptism) 신자가 되었답니다.

 

 기존의 종파와는 다르게 교회당보다는 각자 형편에 따라 가정에서 기도를 올리며 성인 세례를 받고 정경분리를 주장한 이 교파는, 당시 종교 권력을 누리고 있던 중세 교회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들의 권력의 근본을 흔들 수 있는 위협적인 요소로 간주되었죠. 그 결과 이들은 약 두 세대에 걸쳐 모진 핍박을 받게 되었고 심지어는 순교까지도 당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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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말이죠. 이런 잔인한 광경을 보면 사상이라는 것이 이렇게 사람을 짐승보다도 못 하게 만드는 구나 싶습니다.

 

이들은 유럽 각지로 흩어져 살 수 밖에 없었는데 16 ~ 17세기 동안 많은 이들이 폴란드로 이주하여 살다가 1789년 러시아로 이주하였으나 계속된 핍박에 견디기 힘든 이 들은 유럽에서 새로운 삶과 자유를 찾아 북미, 남미로 이주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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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정 러시아에서 Mennonite들이 살던 모습


북미에서 이들이 주로 정착한 곳은 Pennsylvania 지방입니다. 초기 북미 식민지는 그 식민지를 세운 교파에 따라 무척 배타적인 분위기였기에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발을 못 붙이게 하였다 합니다.

이에 반해 William Penn이라는 한 부유한 Quaker 교도가 건설한 식민지 Pennsylvania(‘펜의 작은 숲 속 나라라는 뜻)에서는 종교에 상관없이 이주자들을 받아 들였습니다. 종교와 인종을 넘어서는 이상향을 건설하고자 했던 Penn의 이 거룩한 실험 A Holy Experiment’ 덕분에 이 세상 어디서나 거부당했던 Mennonite 신자들이 Philadelphia를 중심으로 살게 되었던 것이지요.

지난 글에 소개한 Harrison Ford 의 영화 ‘The Witness’의 배경과 실제 촬영 장소가 바로 이 곳이었던 이유입니다. (♡ 지난 글, “♡ 문명을 거부한 사람들, Mennonite 이야기 (1)을 다시 참조하세요.)

 

덕분에 평화롭게 살던 이 곳 사람들의 일부가 다시 캐나다의 Ontario주로 이주하게 된 이유는, 근본적으로는 당연히 보다 넓은 경작지를 찾기 위해서였지만, 또 하나는 총을 거부하는 반전 신앙 때문에 독립전쟁과 남북전쟁 등에서 어느 편에도 서지 않았던 결과이기도 하였습니다.

신앙에 대하여 포용을 하였던 Pennsylvania에서도 전쟁 때문에 박쥐 취급을 받기 시작한 이들이 새로운 이상향을 찾기 시작할 무렵, 지금의 Ontario주인 Upper Canada 에서 좋은 소식이 들려 왔던 것입니다.

 

원래 Waterloo-Kitchener 지역은 영국이, 미국의 독립 전쟁 당시 영국을 도왔던 원주민, Six Nations 부족들에게 선사(? 되돌려 준 것이겠죠)했던 지역입니다. 이들은 이 중 일부를 왕당파(Loyalist)들에게 헐 값으로 되 팔았습니다.

당시 Pennsylvania 지방에 살던 독일계 Mennonite 주민들은 이 소식을 듣고 조합을 결성하여 땅 주인이던 왕당파 Richard Beasley 대령에게서 몇 차례에 걸쳐 땅을 매입하게 되는데 그 당시 이 지역의 시세는 당시 Pennsylvania 지방의 땅 가격에 비해 거의 반 값이었다고 하니 지금까지 살던 땅을 팔면 두 배로 넓은 땅을 얻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 지금은 금싸라기 땅인 서울 강남도 개발 직전까지만 해도 그랬습니다. 물론, 지금에서야 뒤늦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

 

1806년 달구지를 끌고 멀리 Pennsylvania에서 현재의 Waterloo로 두 배나 넓은 경작지를 확보하여 다시 이주하게 된 Mennonite들은 이 곳을 중심으로 공동체 생활을 하며 자신들이 꿈꾸던 이상향을 만들어 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것이 바로 오늘 날 우리가 찾아 가는 St. Jacobs 마을을 중심으로 Mennonite들이 Waterloo 지방에 많이 살고 있는 이유입니다.

 

St. Jacobs라고 하면 Jacob이라는 성인을 모신 마을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사실은 독일계 주민들이 대다수였던 이 지방의 특성대로 이 마을은 원래 독일식 지명인 ‘Jakobstettel’(Jacob’s Village’라는 뜻)이라고 불렸었는데 이 마을을 개척한 사람이 Jacob이라는 이름을 가졌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가 확실히 성인이 아닌 평범한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Saint라는 말을 붙인 이유는 단순히 부르기 편하고 듣기 좋을라고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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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 Jacobs의 Main town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St. Jacobs에 오면 Mennonite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민속촌이나 Pioneer’s Village 등에라도 온 것처럼 말이죠.

공식적으로는 Farmer’s Market
입구에 그들의 농장으로 안내하는 마차가 있어 아쉽게나마 그들의 생활을 조금 엿 볼 수는 있으나, 사실 이 곳 St. Jacobs에서 Mennonite들의 생활을 직접 본다는 것은 그다지 기대할 것이 못 됩니다. 조상 때부터 이샹향을 꿈꾸고 살아온 그 들이기에 더더구나, 자신들의 개인적인 생활 모습을 관광객들에게 보여 주면서 살고 싶지는 않겠지요.

대신에 거리 중심가에는 이들의 생활에서 나온 특이하고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파는 예쁜 가게들도 많고 오래된 시골 동네 답게 골동품 가게도 많아 관광객들이 좋아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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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가는 Mennonite들의 마차를 찍었습니다. 지난 글에서 이미 상세하게 소개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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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nnonite는 이렇게 입고 삽니다. 역시 지난 글에서 이미 상세하게 소개한 바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마을의 예쁜 가게들, 골동품, 박물관, 오래된 건물, 그들의 문화 등등을 자세히 둘러 보고 Farmer’s Market 등 주변에 들려 볼 만한 곳도 더 알아 볼 예정입니다.

  

캐나다 동부 쪽으로 여행을 한다면, 나이아가라만 보고 가지 마시고, 하루 정도는 이런 곳도 다녀 오는 것도 괜찮을 겁니다. 물론, 자유여행일 경우이지만요. 일단, 아쉬운 대로 저와 함께 사진으로나마 함께 다녀오시면 그런대로 괜찮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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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연속극입니다. 게다가 좀 깁니다. 다음 글을 읽으실 때는 미리 커피라도 한 잔 들고 찾아 오십시오.

 

To be continued ………



♧ 캐나다의 시골 이야기, 이 것도 함께 읽어 보세요. 내가 쓴 글이지만, 몸과 마음의 건강에 모두 좋은 글이라 생각하고 감히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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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4 - ♡ 문명을 거부한 사람들, Mennonite 이야기 (1) ◀ 이 건, 당연히 먼저 읽었어야 할 글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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