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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009

깡통 하나 자영업자의 깡통경제학

깡통 하나 자영업자의 깡통경제학

나도 남들처럼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토끼 같은 새끼들과 알콩달콩 살고 싶은데 오늘도 그 놈의 달러 한 장 따위가 송곳이 되어 내 마음을 찌른다.

 

누구나 애물단지 돈에서 해방되고 싶은 마음이 든다.

특히 머나먼 타국 땅에서 이런 저런 고생을 하다 보면 달러가 원수처럼 보일 때가 많다.

어떻게 해야 돈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 언젠가 나는 몰라도 내 아이는 성 속의 공주처럼 살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돈에서 해방되려면

 

돈에서 해방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벌거나 버리거나 둘 중 하나다.


복권에 당첨되건 티끌 모아 태산을 만들건 간에 평생 쓰고 자손 대대로 남겨 줄 만큼 돈을 무척 많이 벌거나 마음 싹 비우고 평생 도를 닦거나 둘 중 하나다.


나중의 경우부터 따져 보자면 머리 깎고 등산해도 아무나 깊은 산 속의 큰 스님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듯이 보통 사람은 도저히 시도해 볼 만한 엄두도 나지 않는 일이다.


깡통 하나 찬 자영업자도 빈 깡통을 채우기 위해 하루 해를 꼬박 쭈그리고 앉아 있어야 한다는 것은 마음을 비운다는 것이 깡통을 비우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증거다. 그래서 아무리 돈 벌기 어렵다 해도 돈을 아예 안 버는 것보다는 그래도 쉽다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돈을 벌 수 있나

 

현실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매출을 크게 늘리는 것이고 또 하나는 지출을 크게 줄이는 것이다. 제일 좋은 방법은 매출을 크게 늘리는 동시에 지출을 크게 줄이는 것이다.

 

『매출을 크게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존에 내가 하던 일이 자영업이건 월급쟁이건 간에 무엇인가 나의 용역이나 물품을 제공하고 그 대가를 받는다는 기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동일하다.


봉급생활자는 자신의 업무 능력에서 나오는 실적이 척도가 되어 봉급을 받는다. 자영업자는 자신의 전문적 서비스나 파는 물건이 시장에서 어떻게 인정을 받고 있느냐에 따라 나의 수입이 결정된다.


문제는 나 자신이 아주 특별한 신분으로 태어났거나 능력이 특출한 경우거나 저 푸른 바다에 나 홀로 유유자적할 수 있는 요트에 타고 있지 않다면 대부분 그 사람이 그 사람이고 그 물건이 그 물건이기에 모든 이득을 추구하는 행위 자체가 이전투구가 되면서 저 푸른 바다도 나중에는 피 튀기는 빨간 바다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도 너도 나도 피 튀기는 살벌한 빨간 바다에서도 누구누구는 나보다 피를 덜 흘리면서 돈을 더 많이 벌고 있다.

 

여기 두 자영업자가 있다

 

빈 깡통을 무작정 껴 안고 한 나절 버티는 끈기에 인생을 걸고 있는 자영업자 나한가씨와 빈 깡통 하나라도 이렇게도 굴려 보고 저렇게도 돌려 보느라 나름 정신 없이 바쁜 자영업자 나바뻐씨를 보자.


나한가, 그는 오늘 아침도 평소와 다름없이 다운타운 그 장소에서 어제 찼던 그 깡통을 다시 꺼내 앞 자리에 놓고 가만히 앉아 지나가는 행인들이 자비심을 베풀어 주기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오늘도 역시 하루 종일 인내심을 무기로 장사를 했지만 어제와 오늘의 수입은 그냥 그 모양이었다.


내일은 좀 나아질려나? 생각해 보나마나다. 어제도 그제도 그런 생각을 안 해 본 것은 아니지만 오늘도 그저 그랬다. 내일 산타 할아버지가 지나갈 거라는 보장은 아무 데도 없다. 그래서 그는 내일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그 깡통 그대로 그 장소 그대로 그 모습 그대로 그 아이템을 그대로 유지해가려고 할 것이다.

 

동종업계에 종사하는 또 다른 깡통자영업자 『나바뻐』씨, 동업자 『나한가씨가 좀 답답해 보였다.

 

『평소와 다름없이』

☞ 『평소와 왜 똑 같아야 할까? 장소라도 좀 바꾸면 안 될까?

 

『어제 찼던 그 깡통을 그대로 다시 꺼내』

☞ 『축구 골대가 미식 축구 골대로 바뀌면 한국 축구도 월드컵을 딸 수 있다.』 기왕이면 골대를 더 큰 것으로 바꿔 놓던지 이리저리 찌그러트려 별 모양으로 만들어 놓던지.

 

『앞 자리에 놓고』

☞ 『골대를 조금 더 앞으로 다가 놓으면 골인 확률도 더 높아질 텐데』

 

『가만히 앉아』

☞ 『가만히 앉아 있으면 건강에도 안 좋은데 몸도 풀 겸 못 추는 춤이라도 가끔 춰 보면 몸에도 좋고 눈길도 끌 수 있을 텐데』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 『바쁜데 누가 지갑을 여나, 기왕이면 신호등에 걸린 차를 건드려 볼만도 한데』

 

『자비심을 베풀기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 『자비심만으로 돈 주는 사람은 거의 없다. 노래라도 해 주던지 적어도 그들 꽁무니를 좇아 다녀 귀찮게라도 해 주던지』


▲ 요렇게 말이다.
관대한 적선을 바라나이다.
(안 그러면 "Angels" 노래 다시 또 불러제낄테야!)

(이러면 안 되는 줄 알면서 만화가 정말 재미있어 무단복제해 왔습니다.
원저자에게 이르지 말기를...)


 

깡통 하나 가진 자영업자도 무엇인가 다른 방법을 쓰면 조금 더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선점의 원칙

그들에게는 자리가 제일 중요하다. 그냥 대충 공기 좋고 햇빛 잘 들어 오는 자리를 골라 앉는 것보다 공기가 좀 구려도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목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 마케팅을 잘 해야

그냥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보다 한푼 줍쇼하고 소리 지르는 사람이 더 눈길을 끈다. 그냥 소리 지르는 사람보다는 노래 부르는 사람이 더 눈길을 끌고 기왕 노래 부르는 김에 기타나 바이올린도 함께 들려줘야 노래 부르는 나도 신나는 법이다. 돈 버는 재미를 함께 나눠야 돈 주는 재미도 나는 법이다.

 

기왕이면 타겟을 확실히 정해야

그냥 길거리에 가만히 앉아 한푼 줍쇼하는 사람보다 횡단보도나 신호등 사거리에 진치고 있다 신호등에 걸린 차를 백 번 두드려야 한 푼이라도 더 얻을 수 있다.

 

달마 스님을 뺨치는 인내심과 끈기

KFC 할아버지는 닭고기 하나 팔려고 1,009번이나 영업을 했다. 대충 차를 99번 두드려 보고 한 놈도 안 열어 줬다 해서 포기하면 이제 막 지갑을 열고 창문을 내리려고 했던 100번째 손님을 놓치게 되는 것이다.

 

장미란 선수에게서 배워 온 뚝심

좋은 자리를 찾아 앉으면 틀림없이 그 동네 어깨들이 깍두리 머리를 하고 어슬렁 나타난다. 이 때 밀리면 다시는 그 동네 못 들어간다. 죽을 각오를 하고 버텨야 한다. 그러나 멍든 눈에 달걀 돌리고 싶지 않으면 평소 운동 깨나 했어야 한다. 깡통 들고 퇴근할 때 깡통에 벽돌이라도 하나 넣고 가야 하는 이유는 내일 그 자리에 또 나올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이고 누구나 이미 잘 알고 있는 이야기에 불과할 지 모른다. 그러나 그 정도 이미 알고 있다고 항변하기 전에 뻔히 아는 일 제대로 실천한 적이 과연 있었나 거울 보고 반성해 볼 일이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
올해는 모두들 대박 터트리시길 바랍니다.

 

   
파랑새 가족의 캐나다 이야기
http://canadastory.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