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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캐나다 책방에는 우리 나라 도서가 얼마나 있을까


캐나다 책방에는 우리 나라 도서가 얼마나 있을까


캐나다 책방에 우리 나라 도서는 과연 얼마나 있을까요? 있다면 어떤 책이 있을까요? 만화책도 과연 있을까요? 저 자신 궁금하여 찾아 보았습니다. 함께 보시죠.

 

♡ 요 근래 제일 반가웠던 어린이 도서, "선덕여왕"
 

얼마 전에 캐나다 우리 동네 책방에서 선덕여왕님을 알현한 이야기를 드린 바 있습니다.

선덕여왕, Sondok, Princess of the Moon and Stars”(작가: Sheri Holman)은 유명한 어린이 도서 출판사인 “Scholastic Inc.”에서 시리즈로 펴 낸 “Royal Diaries”라는 세계 각 국의 공주님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저의 관련 졸고 ♡ 캐나다 책방에 계신 선덕여왕님을 알현하다 ♡를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바로 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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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덕여왕님은 이렇게 좌우로 시녀를 거느리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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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어린이 도서 파트에서는 이 선덕여왕사금파리 한조각 – Linda Sue Park” 등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파트에는, 모국에서 번역 수입해 왔건, 미주에서 2세나 교포들이 출판을 했건, 아니면 선덕여왕같이 제3자가 한국을 소재로 창작을 했건 간에, 어쨌거나 우리 나라 책 또는 우리 나라를 소재로 한 책들이 과연 어떤 종류가 얼마나 있을까요?

 

책방 직원들이 자꾸 무엇을 도와드릴까요하고 귀찮게 구는 부작용을 견디며, 나름 눈이 벌개지도록 돌아 다닌 결과,

 

1.       문학 작품은 단 한 권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2.       만화 책은 단 네 권을 찾았습니다.

 

3.       한국어 학습서를 몇 권 보았습니다.

 

4.       여행 안내서도 몇 권 있었습니다.

 

그리고……끝이었습니다.

 

(, 6.25 관련된 책도 몇 권 있지만, 이 것은 세계사에서도 워낙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쟁이기에 굳이 우리 나라 문화 컨텐츠와 연관 지어 찾아 보지 않았습니다. 오늘 제가 찾아 보는 주제는 우리 나라의 문화 컨텐츠가 이 곳에서는 어느 정도의 관심을 받고 있는가 하는 점에 주목한 것입니다.)



♡ 네 권 밖에 없는, 혹은 네 권 씩이나 있는 만화
 

아무래도 만화 쪽을 조금 더 궁금해 하실 것 같아 그 곳으로 먼저 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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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 서고는 거의 완벽하게 일본 만화로 꽉꽉 채워져 있습니다.


만화는 우리 나라 말, 일본말로는 망가”, 그리고 이 일본말을 그대로 받아 영어권에서도 “Manga”라고 부르죠. 그 정도로 만화하면 일본을 떠 올립니다. 그 명성에 걸맞게 만화 서고는 일본 만화로 쭈~~~~~욱 도배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알고 보면 망가못지 않게 만화역시 상당히 수준이 높고 재미있지 않습니까? 그 수준에 비하면 실제 외국에서 판매되는 양은 실로 보잘 것이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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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작 네 권, 일본 만화 틈바구니에서 간신히 발견한 우리 작가들의 만화

 

거의 천 권도 더 되어 보이는 수 많은 일본 만화들, 틈 바구니에서 겨우 겨우 찾아 낸 우리 작가들의 만화입니다. 단 네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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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정씨 작, “호텔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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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경/손희준씨 작 “Identity”, 최미애씨 작, “I Doll" 그리고 서현주씨 작, “I wish”

 

전 사실 만화를 잘 모르기 때문에 이 네 분(또는 팀) 작가들의 작품이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는 잘 모릅니다. 하여튼 제가 보기에도 너무 적어 보입니다.


 

♡ 이 책으로 우리 말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까?


한국을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국어 학습서나 안내서를 먼저 찾아 보겠지요. 그래서 외국어 학습서 쪽으로 가 보았습니다.

 

이 곳은 북미니까 당연히 유럽 쪽 외국어 학습서가 대부분이지요. 동양 쪽으로는 주로 중국어 두 가지, 일본어 학습서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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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어, 중국어 학습서는 서고 세 짝을 모두 채우고 있습니다. 그 중 일부분.

 

우리 말 학습서는 기타 외국어로 분류가 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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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타 외국어 학습서 쪽에서 라틴어 학습서 옆에 몇 권 있는 한국어 학습서들

 

내용을 살펴 보니, 대부분 한국으로 잠깐 다니러 가는 사람들을 위한 학습서로군요. 가나다학습으로 시작하는 것 보다는, “안녕하세요.” “An-nyong-ha-seh-yo” 식으로 풀어 놓는 수준입니다.


 

♡ 과연 우리 나라로 놀러 가고 싶어 질까?

, 그렇다 치고, 이번에는 여름이니까 여행 안내서 쪽은 또 어떤지 살펴 보자고 가 보았습니다.

 

역시 유럽 쪽이 대부분이지만, 동양권에서는 중국과 일본, 그리고 동남 아시아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도 한국 관광 안내서는 기타 국가 취급을 받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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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저런 동남아시아 각 국의 여행서 틈에서 본 한국 여행안내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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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 컨텐츠의 해외 수출에 조금만 더 관심을.......
 

이 책방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가장 지점망이 많은 “Chapters”입니다. 북미 모든 책방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아마도 대부분 이럴 겁니다. 유럽 쪽은 어떨는지 궁금하군요.

 

영어권 국가 중 하나인 캐나다의 한 동네 책방에서 우리 나라 책이나 우리 나라에 관련된 책들을 굳이 찾아 볼 필요가 있었나 싶기도 하지만, 그리고 약간 지나친 생각인지는 모르나, 우리 나라의 문화 컨텐츠가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에 비추어 너무나 형편없는 취급을 당하는 느낌입니다.

 

왜 그럴까요? , 우리 나라의 문화 컨텐츠 중 도서 부분은 이렇게까지 저조할까요?

 

제 생각이 정답은 아닐 테고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 한 점도 있겠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1.       번역의 문제: 우리 나라 문학의 그 구수하고 향토적인 정서, 우리 나라 말의 독특한 어감, 분위기는 당연히! 한국어로 표현되어야 100% 살릴 수 있습니다. 영어로 아무리 잘 번역한다 해도 그 분위기를 살리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인정합니다. 그러나,

 

2.       마케팅의 문제: 우리 출판사의 영세성 때문인지,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 개척 활동을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영어로 표현하기 어렵다 해도 개 중에는 질도 높으면서도 재미있고, 서양 아이들도 관심을 끌만한 도서가 많을 것입니다.

출판 쪽 시장의 형편을 정확히 알지는 못 하지만, 저 같은 문외한이 보더라도 적극적으로 번역을 하여 팔아 보려는 노력 등이 별로 보이지 않는 반면에, 오히려 영어권 나라의 작품들은 참 열심히도 번역하여 들여 오더군요.

 

 

어려운 점이 많은 것은 압니다만, 최소한 노력을 해 봐야 하지 않나요? 만화건 무엇이건 간에 우리 나라 도서들을 적극 알려야 하는 이유를 굳이 말해야 할까요?

 

이 점에 대해서는 또 이렇게 생각합니다. 물론 다시 말씀 드리지만, 제 생각이 정답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1.       우리 나라 상품을 보다 잘 팔고 보다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는, 우리 나라의 이미지를 좀 더 고급스럽고 우아하게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활동을 가장 손쉽게, 그리고 가장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영화나 문학, 음악 같은 문화 컨텐츠입니다. 문화 컨텐츠는 그 자체만으로도 아주 훌륭한 수입원이 되기도 하지만, 그 나라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굳이 말할 필요가 있을까요?

 

2.       만화 산업은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주 독자층이 청소년이기에 더욱 더 중요합니다. 이 아이들을 잘 구어 삶아 놓으면 어른이 되는 10, 20년 후에는 알아서 대한민국에 더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니까요. 그리고 만화라는 것은 그 자체 만으로도 무척 큰 시장이고 문화 컨텐츠의 일차 산업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겁니다.

만화는,  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고, 영화 등 다른 시장으로의 파생력이 큰 장르입니다. 게다가 번역의 부담도 상당히 적은 편이고, 우리 나라에는 잠재력이 큰 작가들이 아~~~~주 마~~~~ㄶ이 있어 경쟁력도 상당해 보입니다.

그런데, 왜 아직도 고작 네 권 밖에 없죠?

황금 시장을 눈 앞에 두고 아무 생각도 없는 것 아닙니까? 제가 너무 출판 시장의 사정을 몰라서 헛소리하는 걸까요?

그래도 노력하면 안 될 것이 없다는 것도 뻔한 이야기인데, 굳이 말할 필요가 있나요?

 

3.       영어로 한글을 가르치는 도서나 테이프 등은 역시 무척 중요합니다. 지금처럼 대충 맛보기나 보는 수준도 필요하지만 좀 더 제대로 된 학습서 역시 무척 필요합니다.

 

4.       제대로 된 여행 안내서도 무척 필요합니다. 관광 사업이라는 것은 정말 황금알을 낳는 거위입니다. 제대로만 한다면 눈덩이가 되는 사업입니다. 그런데, 어디 가 볼까 하고 이리 저리 살펴 보는 사람들 눈에 전혀 눈에 안 띄게 되어 있습니다. 사진에 나온 책에 있는 국악기 연주하시는 분께는 미안하지만요. 그 책만 빼 놓고는 다 꽝이더군요. 뭐 보고 가고 싶어져야 놀러 가건 말건 하지요.

 

 

문학 쪽으로는 하고 싶은 말이 더 있습니다.

 

영어로 번역하기 어려운 점을 잘 알고는 있지만, 개중에는 번역을 해도 그 맛을 살리기 쉬운 작품도 있을 텐데, 쉬운 것부터 하나 하나 차근 차근 풀어 나가면 언젠가는 우리 문학의 진가를 알게 될 날이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혹시 해외 시장에 적극적인 노크도 안 해 보고, 그저 노벨 문학상이 언제 떨어지나 감나무 밑에서 입만 쩌억 벌리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제 블로그에 링크해 놓은 ♡ 이 외 수 ♡님의 그 뛰어난 작품들을 이 곳 캐나다의 책방에서 찾아 볼 수 있는 날이 과연 올까요?

어떻게들 생각하시나요?



☆ 내가 쓴 관련 글, 내가 추천하기………

책 이야기 ▷▷▷
♡ 캐나다 책방에 계신 선덕여왕님을 알현하다 ♡
한국 사람이 쓴 영어 동화책 하나
♡ “빨간 머리 앤”, 벌써 100살 할머니? ♡

해외 속의 한국은 ▷▷▷
◑ 캐나다 DVD 대여점에서 “D-War”를 보다 ◐
♨ 해외 박물관 내 한국관, 정말 이래도 되는가? ♨



☆ 추가 : 함께 볼 만한 관련 기사 - 2008. 07. 02

이 글을 송고한 후 공교롭게도 아래와 같은 기사가 나왔습니다.

읽어 보니 우리 나라 문학의 세계화는 정말 쉬운 과제는 아닌가 봅니다. 그런데, 한글의 정서를 영어로 표현하는 것이 어렵다는 이야기는 하루 이틀도 아니고....제가 보기에는 문화 컨텐츠를 세계에 소개하는 분들이 좀 더 노력해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관련된 정부 부서는 뭐...말할 필요까지야....

그런데, 꼭 시를 번역해야 할 필요가 있나요? 그 것보다는 먼저 영어로 번역해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좀 더 대중성이 있는 작품을 선정하여 소개하는 것이 훨씬 더 쉬운 길이 아닐까요? 일단 한 두 작품이라도 구미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 오는 이른바 대박을 치는 작품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후속작도 잘 나가게 되는 것 아닙니까?

하여튼, 관련 기사니 기왕 이 글을 읽으시면서 여기까지 오신 거 하나 정도 더 읽어 보시고 잠시 커피 한잔 하시며 "우리 나라 문화 컨텐츠의 세계를 대상으로 한 경쟁력 제고 전략"에 대하여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화두가 거창하죠? 그러니까 이런 건 저 같은 필부가 아니라, 정부에서 알아서 찾아 해야 할 일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클릭 ☞ 한국소설 영문판 'A등급 번역' 10권중 1권뿐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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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오늘도 너무 길었다.......여기까지 읽어 주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