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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이야기

내 아이 장래가 걸린 유학! 이것부터 따져보고 결정해야

유학원과는 전혀 관계없습니다. 주변에서 유학온 아이들을 많이 보고 있기에 순전히 제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를 드릴 뿐입니다.

멀리 한국에서 태평양을 건너 공부하고자 여기까지 왔지만 개중에는 정말 잘 해서 돌아가는 학생도 있는 반면, 안타깝게도 제대로 적응조차 하지 못 한채 엉뚱한 길로 빠져 없는 돈 아껴가며 공부시켜 준 부모님들의 속을 새까맣게 만드는 아이도 있습니다.

 

유학….언제부터 이렇게 한국 사회에 크나 큰 화두가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아이 인생에는 큰 과제가 될 수 밖에 없는 일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오히려 안 하니만 못 할 수도 있고 괜히 시간과 돈만 낭비할 수도 있습니다. 과연 어떻게 해야 유학 생활, 제대로 할 수 있을까이는 한번이라도 유학을 생각해 본 사람이라면 밤잠을 설칠 정도로 풀기 어렵고 신경쓰이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살다보니 제가 유학원을 하는 사람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각양각색의 질문들이 쏟아집니다. 그래서 캐나다 유학 FAQ라고 생각하면서 이 글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유학을 생각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 글은 저만의 생각에 지나지 않으니 다른 의견이 있으시다면 언제라도 토론에 응하겠습니다.

 

1.     언제 오는 것이 좋을까?

 

제 꼬맹이들이 다니는 학교 벽에 붙어 있는 세계 각국 언어로 된 환영 문구들입니다. 다 아이들이 직접 쓴 것이지요.

물론 유학의 목표와 현재 상태,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유학오는 시기는 가능한 어리면 어릴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장기 유학인 경우는 더욱 그러합니다.

 

대개 유학오는 목표 중 하나가 영어습득에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어릴 때일수록 적응력이 좋고 특히 어학 분야에 있어서는 그러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입니다.

 

그러나 영어만 잘 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흔히들 한국 아이들은 수학을 잘 한다고 하지요. 그러나 그건 오산입니다. 한국 아이들이 잘 하는 수학은 계산입니다. 당연히 영어로 진행하고 각종 ‘Problem Solving’을 꾸준히 해야 하는 여기 수학과는 조금 공부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모든 과목이 대개는 그러합니다. 그래서 이런 학습 분위기를 따라가려면 처음부터 함께 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중고등학교 학생이라면 더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대학갈 시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잘 못 되면 치명타를 입을 수 밖에 없으니 드리는 말씀입니다. 중고등학교 때 유학 온다면 여기서 아예 대학까지 갈 수도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와야 할 것입니다.

 

초등학교 시절은 고등학교에 비하면 학습의 양이나 질이 열심히만 한다면 충분히 따라갈 수도 있겠지만, 고등학교는 전혀 다릅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여기 고등학교는 우리의 대학과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커리큘럼 가이드에 따라 학기마다 자신의 미래 진로에 맞는 수강신청을 해야 하고 교실을 여기저기 옮겨다니며 공부해야 합니다. 우리처럼 우리반, 우리 학급이라는 개념도 희박합니다. 당연히 친구도 그룹별로 끼리끼리 몰려다니죠. 한국 아이들이 한국 아이들끼리만 몰려 다니는 경우가 많이 보이는 것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공부하고 교우 관계도 쌓아 올렸던 기존 학생들과 경쟁하기는 아무래도 버겁습니다. 갑자기 중간에 들어와 영어도 잘 못 하면서 아이들과 잘 어울리기는 솔직히 쉽지만은 않을 겁니다. 교우관계도 그럴진대 공부에 도움을 받을 거라고는...글쎄요...운이 좀 좋아야겠죠? 이것 역시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 하면 아이 스트레스가 쌓여갈 겁니다.

 

고등학교 때라면 굳이 아카데미 코스(정규 유니버시티를 목표로 하는 과정)’만 고집하지 말고 응용과정(그보다는 한 단계 아래 과정-한국식으로는 전문대 과정)’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습니다. 물론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 수업을 받겠지만 모든 과목이 다 ESL 과정인 것은 아닙니다. “우리 아이를 뭘로 보고 그런 말을 해?”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아이가 공부 못 해서 그래야 한다는 게 아니라 영어 문제 때문에 자칫 진도를 맞춰 나가기 어려워 질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는 덜 부담스럽게 시작하다가 노력을 해서 가능한 빨리 아카데미 과정으로 진입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2.     도시와 시골, 한국인이 있는 곳과 없는 곳, 어디로 가는 것이 좋을까?

 

제게 유학 상담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저는 유학원과 관계없다고 앞에 말씀드렸습니다.) 백이면 백! 한국 사람들이 없는 시골 지역으로 가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십니다. 다 영어 때문에 그러시지요.

 

제 의견은 (물론 이것도 당사자, 학생의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아니올시다입니다.

 

한국 사람은 적이 아닙니다. 내가 잘 하면 서로가 정말 편하게 도움을 주고 받으면서 즐겁게 지낼 수 있습니다. 한국 사람을 적으로 여기는 것은 오히려 귀댁의 소중한 자녀, 유학생입니다. 내 뜻이 명확하다면 주변에서 한국말을 하던지 말던지 상관할 바가 아닙니다.

 

유학 생활은 옆에서 보기만 해도 참으로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아직 어린 학생이 한국인 한 사람도 없는 시골로 홀로 가버리면 고립감을 느낄 수 밖에 없고 이에 따른 스트레스가 말도 아닙니다. 영어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고립된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오히려 영어 공부가 더 안 될 수도 있습니다. 다른 학과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골은 시골입니다. 도시 지역의 학교와 시골 지역의 학교는 상당히 차이가 납니다. 학습 능력도 그렇고 면학 분위기도….그리고 학교 재정도 차이가 납니다.

 

공부하러 왔다고는 하지만 하루 온 종일 공부만 하고 살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가끔은 스트레스를 풀어줘야 공부도 잘 되는 법이죠.

 

그러나, 이건 조심해야 합니다. 한국 학생들끼리 우루루 몰려 다니면서 공부는 저리 팽개치는 사례많이들 들었을 겁니다. 실제 그런 일이 참 많습니다. 결국은 내 의지 문제입니다. 스트레스를 푼다는 핑계하에 스트레스를 푸는 일 자체가 생활이 되어서는 곤란하겠죠. 그러나 그걸 환경 탓으로 돌리는 것은 아니올시다. 한국 사람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라 적당히 있는 동네그 곳을 찾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그래야 입맛에 맞는 먹거리라도 찾습니다.

 

실제로 고립된 시골 생활을 하다가 급기야는 정신병을 얻은 학생도 있었습니다. 이 학생의 학부형은 학생의 하소연을 듣고도 사내 자식이!!!” 또는 내가 너한테 얼마를 투자한건데!!!”하고 윽박지르기나 했지 학생의 외로움과 고통을 이해하려 들지 않았습니다.

 

유학원에서는 시골로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님들이 그걸 원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을 겁니다. 그러나 그것이 학생에 따라서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고 학업에 오히려 지장을 주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귀담아 들으셨으면 좋겠습니다.

 

3.     준비는 철저히, 가능한 사전답사나 단기유학부터 시도하는 것이 좋다

 

유학은 돈이 많이 듭니다. 시간도 많이 듭니다. 옆집에서 간다고 덜컥 따라나설 일이 아닙니다. 그게 정말 내 아이에게 맞는지 여부부터 살펴야 합니다. 아빠가 정말 만만찮게 들어갈 자금을 과연 안정적으로 공급해 낼 수 있을지도 살펴야 합니다. 어디 하나 둘이겠습니까?

 

한번 시작하면 최소한 2년 정도는 해야 그나마 영어라도 조금 건져갑니다. 일단 단기유학부터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은 방편 중 하나입니다. 아이 스스로가 의지를 가지고 하겠다는 마음이 생겼는지부터 객관적으로 살피고 실제 경험도 약간은 해 본 후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겁니다. 나름대로의 전략이 필요합니다.

 

4.     머무를 곳은? 홈스테이한국인 가정이 좋은가, 현지인 가정이 좋은가

 

영어 문제만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현지인 가정이 좋겠다고 생각하시겠죠?

 

그러나 세상 모든 일이 다 그러하듯이 받는 것이 있다면 주는 것도 있습니다.

 

일단 이것부터 생각해 봅시다. 내가 한국에 있는 한국 가정인데 외국 유학생을 받는다고 역으로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왜 유학생을 받아야 할까요? 한국어를 가르쳐 주는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싶어서? 내 아이에게 국제 감각을 키워주고 싶어서? 솔직히 말하자면 때문이겠죠. 하숙집인데 단지 국제 하숙집이라는 것 뿐이지 않습니까?

 

마찬가지입니다. 현지인 홈스테이 가정도 하숙집에 불과합니다. 여유있는 사람들이라면 구태여 남의 집 아이들을 데리고 있을 이유는 없을 겁니다.

 

사람따라 다르겠지만, 구태여 밤이면 밤마다 외국에서온 어린 아이 데리고 영어 공부 시켜줄 이유도 없을 겁니다. 외국에서 온 아이 입맛에 맞춰 김치 담궈주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런 분들이라면 틀림없이 화제거리가 될 겁니다. 너 외국에서 왔으니 참 쓸쓸하겠다고 매주 여행을 함께 가자고 할 정도 형편이라면 유학생을 받을 이유도 없을 겁니다.

 

그런데 한국의 학부형들은 은연중에 이런 걸 기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기 자신도 그렇게 하지 않을 거면서 말이죠. 천만의 말씀입니다. 제가 아는 어떤 아이는 학교 갔다오면 하루종일 집 지키는 강아지가 되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물론 제 말은 현지인 홈스테이 가정이 모두 개판이라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단지 그 분들 입장을 거꾸로 생각해 보시고 지나친 기대를 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굳이 현지인 홈스테이 가정을 찾으시겠다면 유학원보다는 관할 교육구청에 직접 문의하시는 것이 훨씬 좋을 겁니다. 국가기관인 교육구청은 외국학생들을 위해 홈스테이가정을 선별(담당 공무원이 직접 찾아가 환경도 살피고 집주인들과 인터뷰도 해서 결정합니다)해서 교육도 시키고 관리도 자주 해 줍니다. 이런 홈스테이 가정이라면 일단은 믿을만 합니다. 그래도 어쨌든 남의 집이라는 것,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유학생 문제에서 가장 큰 이슈 중 하나가 바로 이 홈스테이 문제입니다. 잘 따져 보셔야 할 겁니다.

 

한국인 가정 역시 잘 만나야 하겠죠. 그런데 어떻게 믿죠? 계약하기 전에 부모님이 직접 방문해서 잘 살펴보고 판단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남의 이야기만 믿고서 덜컥 아이만 보내는 경우가 없기를 바랍니다.

 

5.     현지에서 조심해야 할 것은?

 

역시 하나둘이 아니죠. 제일 중요한 것은 건강 문제입니다. 아이들은 몸이 좀 아파도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만 보냈다면 멀리서라도 엄마의 본능을 최대한 키워서 잘 살펴야 합니다.

 

교우관계. 두번째로 중요합니다. 더 드릴 말씀도 없습니다. 다들 너무나 잘 아시겠길래. 아이들은 친구따라 강남갑니다. 또래 그룹에서 따돌림 당하는 것처럼 두려운 것이 없기 때문에 자기 마음에 들지 않아도 괜히 객기도 부려보고 그럽니다.

 

여러가지 문제가 있지만 또 중요한 것은 신뢰 문제입니다. 부모님이 옆에 없는 경우 일단은 자유를 만끽하게 됩니다. 방종으로 치닫을 수도 있습니다. 학교 선생님과의 신뢰, 부모님과의 신뢰, 나를 믿고 있는 그 분들이지만 아니,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죄송스럽다는 핑계로 잘못하면 일시적인 거짓말로 대충 때우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이것도 엄마의 본능을 최대한 높여 잘 살펴봐야 합니다.

 

6.     부모님과 함께 오는 것이 최선원격이라도 꾸준히 지도해야그러나 지나친 간섭과 걱정은 금물

 

상세한 설명을 붙일 필요도 없는 사항입니다.

 

7.     사춘기 조심심리적 안정이 우선

 

대개 유학오는 아이들은 사춘기 전후 나이입니다. 사춘기정말 질풍노도의 시절입니다. 우리도 이미 다 경험하지 않았습니까? 그래도 우리한테는 엄마, 아빠가 있었죠. 사춘기를 혼자 보내면….어휴생각하기도 싫어집니다. 미리 나름대로 대비를 해 놓으셔야 할 듯사춘기 시절에는 심리적 안정이 최우선입니다.

 

8.     한국으로 돌아갈 때를 대비해 한국식 공부도 병행

 

유학을 마친 후 한국으로 돌아간다면 다시 또 한국 학교 분위기와 진도에 맞춰야 하겠죠? 제가 사는 곳은 이런 점 때문에 한국 교과과정을 가르치는 학원도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버거운 일입니다. 그래도 어떻게 합니까? 최소한 뒤지지는 말아야죠. 그래도 요즘은 인터넷 강의가 활성화되어 있어서 다행입니다.

 

9.     2외국어는 약한 편현지 문화 체험도 나중에 큰 도움이 된다.

 

여기서 제2외국어란 우리 식으로 말하는 것이고 여기서는 그냥 외국어죠. 영어가 모국어니까요. 우리나라에서는 영어가 필수 중에 필수과목이지만 여기서는 프랑스어(캐나다)나 스페인어(미국) 등의 외국어 학습이 좀 약한 편입니다. 자기네들의 모국어인 영어가 세계 만방에서 고루 쓰이니까 나태해진 것입니다. 이 사람들, 곧 경쟁력이 상당히 낮아질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바로 이점을 지적하고 있죠. 캐나다의 하퍼 수상과 온타리오주 맥귄티 주수상도 이 점을 상당히 신경쓰고 있습니다
 

(모국어인 영어가 아닌) 외국어 학습 커리큘럼 기준은 각 주마다 틀리겠지만 제가 사는 온타리오주 같은 경우는 초등 4학년부터 프랑스어가 필수였다가 고등학교에 가서는 다른 과목들처럼 프랑스어 등 외국어 필수 과목을 하나 정해 해당 학점만 이수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선택으로 더 공부하던지 말던지 학생 마음입니다. 우리나라 고등학교처럼 딱 정해진 과목을 공부하는 건 아니니까요.

고등학교 때는 학교 형편에 따라 프랑스어 말고도 다른 외국어도 공부하고 싶으면 할 수는 있습니다. 만약 그 학교에 배우고 싶은 외국어 강좌가 없다면 다른 학교에 가서 배워도 됩니다. 예를 들어 한국어를 외국어로 선택해서 학점을 이수할 수도 있다는 거죠. 그래서
프랑스어 대신에 한국어를 선택해서 주말마다 한국어 학교에 다니는 경우가 많죠.

그러나 저는 이런 방식을 반대합니다
. 기왕 하는 공부, 선택이라도 제대로 챙겨야죠.. 수학 공식은 어른이 되면 다 잊어버리지만 외국어라는 건 하면 할 수록 나중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주어진 기회, 지금 당장 힘들다고 포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런데 이건...어릴 때부터 와서 초등학교 때 프랑스어를 공부해 왔던 학생에게나 하는 소리고, 중간에 들어온 유학생에게는 아무래도 버겁겠죠? 그래서 한국어를 외국어로 선택해 학점을 이수하는 유학생들을 이해는 합니다. 단지 아쉬울 따름입니다. 그래서 이러저러한 이유 때문에 학업 문제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유학생에게는 (정상적이라면) 놀 틈이 없어야 합니다.

 

이 세상을 살아갈 때 도움이 될 것은 영어만이 모든 것은 아닐 것입니다. 기왕 멀리 유학왔으면 내게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챙겨야 합니다. 어학 뿐만이 아니라 가능한 현지인들의 생활과 문화, 역사 등등도 골고루 경험하는 것이 나중의 인생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 직장 생활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겁니다. 유학 생활에서 얻어가야 할 것은 비단 영어 뿐만이 아니라는 것, 강조하고 싶습니다.

 

즐겨라, 느껴라. 그리고 최선을 다 해라, 영어 말고도 가져가야 할 것은 많다... 다 가져가자!!! 이것이 제가 드리고 싶은 말입니다.


그런데, 위에 드린 말씀은 정상적인 유학생활을 하는 학생들에나 해당하는 말이구요. 현실은 또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즐기기에만 최선을 다 하고 영어라도 가져가야 할텐데, 영어 하나도 못 가져가는 아이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현지 문화 체험은 많이 하긴 했는데 엉뚱한 한국식 술집에서 자기네들끼리만 체험하고 가는 아이들도 많구요. 남들은 캐나다에 살면서 한국어는 물론, 프랑스어 공부도 하고 중국어도 배워가는데 외국어 학점을 쉽게 따려고 한국어를 외국어로 선택해야 하는 안타까움을 남기구요....

내 아이가 둘 중 어떤 쪽에 속할지 냉철하게 다시 보고 판단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 왜? 그 아이들 부모님들도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혀를 끌끌 차면서도 내 아이는 그렇지 않겠지 하고 믿고 있거든요. 과연 정말 그렇까요? 내가 내 아이를 정말 잘 알고 있는 것일까요?
 

10.  유학원을 너무 과신하지 말라.

 

저는 개인적으로 유학원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편입니다. 물론 개중에는 정말 성실한 분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일부 골치아픈 짓을 저지르는 유학원도 상당히 많습니다. 싼 게 비지떡이라도 그 분들도 사업을 하는 사람이니 당연히 마진을 챙겨야 합니다. 큰 돈이 들어가니까 조금이라도 아끼고 싶지만 줄 건 줄고 받을 건 받아야 합니다. 기왕이면 지명도도 높고 먼저 경험해 보신 분들의 의견을 경청하시기 바랍니다.


11.  캐나다/미국 학교는 놀면서 공부한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학교는 학교입니다. 단지 입시제도가 우리 식이 아니라는 것 뿐입니다. 

"걔네들, 수학 실력이 형편없어." 이 역시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식 수학이 아니라는 것 뿐입니다. 미적분 연습은 덜 하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그것이 필요도 없는 학생도 입시 때문에 무작정 해야만 하는 우리 식이 아니라 정말 필요한 학생들만 공부하는 코스에만 포함돼 있습니다. 이런 점들이 다릅니다. 

특히 고등학교에서는 정말 제대로 공부하려면 밤을 새워도 모자를 정도로 엄청 공부합니다. 혹시나 주변에서 "거기 가면 쉬엄쉬엄해도 돼..."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댁의 아이는 그래, 쉬엄쉬엄 공부해 가면서 대학 잘 갔수?"하고 반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대학 가면 더 합니다. 입학은 쉬워도 졸업하는 건 장난이 아니라는 것, 경험자들은 모두 이렇게들 말합니다. 물론 대충 대충 해서 졸업하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사회에서는 참 귀신같이 대충 졸업한 아이와 코피 터지게 공부해서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를 구별할 줄 압니다. 이 언니들은 대개가 고교 시절 훨씬 이전부터 코피 터지는 생활을 해 왔던 사람들입니다. 한국 학생들만 밤샘 공부한다고 착각하시지는 마시길...

명심하셔야 할 것은 전 세계 어디를 가도 공부 잘 하는 학생은 밤을 새울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여기서는 특히 체력 보강, 건강 관리와 적절한 스트레스 해소가 "필승! 학업"의 필수 선결 조건이 됩니다.

놀러 오려면 아예 처음부터 기분좋게 관광 오시고... 최소한 인천 공항 떠날 때 공부하러 간다고 만천하에 공개하고 집을 나왔다면 쌍코피가 터지도록 공부해야 정상인데 놀러온 유(遊)학생이 너무나 많습니다. 남들은 공부를 보다 더 잘 하기 위해서 뜀뛰기를 하는데 어떤 아이들은 외로움을 던답시고 밤새 한국 친구들과 채팅하고서는 피곤하다고 학교에서 하품이나 찍찍합니다.

 

12.  내 아이의 특성을 먼저 객관적으로 잘 파악해야

 

이번 기회에 솔직해집시다. 내 아이가 정말 수재인가요? 내 아이가 무엇을 잘 하죠? 내 아이의 단점은 무엇이고 장점은 무엇인가요? 내 아이의 의지력은 얼마나 클까요? 실천력은 있을까요? 소극적인가요, 적극적인가요?

 

내 아이의 특성부터 잘 파악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유학은 아이 인생에 큰 장애가 될 수도 있고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모든 것이 다 당사자인 아이의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그 의지는 아이의 특성을 잘 파악한 부모님이 키워주고 도와주고 북돋아 줄 수 있습니다.

 

13.  유학은 도피가 아니다. 목표를 명확하게!!!

 

도피성 유학이라고 하면 내 아이는 아니라고 딱 잡아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누가 봐도 뻔한데자기 목표가 없는 유학은 시간 낭비입니다.

유학생 중 가장 실패하기 쉬운 유형 중 하나가 바로, 옆집 엄마 또는 친구 아이가 여기저기 너도 나도 유학가는 걸 보고 "내 새끼도 보내야지...이걸 어떻해..."하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던 엄마가 등 떠 밀어서 오는, 평소에도 부모님 말씀 잘 듣던 착한 아이입니다. 착하긴 하지만 자기 스스로 결정한 것도 아니고 영어도 잘 안 통하고 놀러 갈 곳은 별로 없고 답답하기만 하니까 컴퓨터만 붙잡고 한국의 친구들과 채팅부터 시작합니다.


유학은 목표가 명확해야 합니다. 내가 왜 유학을 가야 하는가? 내가 왜 유학을 가고 싶은가? 정직하고 객관적으로 충실하게 자문하시기 바랍니다. 아이 스스로가 목표를 세울 수 있도록 도와 주시기 바랍니다.

 

목표는 너무 광범위하게 세우면 안 좋습니다. 목표는 가능한 쉽게 이룰 수 있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세부적으로 구체적으로 작은 것부터 욕심을 버리고 단계적으로 세워야 합니다. 장기 목표를 먼저 세우고 그 장기 목표를 이루기 위한 중기 목표를 또 세우고, 그 중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단기 목표를 수립하면 자연스럽게 오늘 해야 할 액션 아이템이 도출됩니다. 이는 비단 회사에서 사업계획을 세우는 방법 뿐만이 아니라 인생 계획을 세우는 기본 틀이기도 합니다.

 

목표와 목적은 조금 다릅니다. 내가 유학을 가는 목적이 무엇인지이것도 심사숙고해서 반드시 가족 모두가 공유하고 합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결과 유학을 가던지 말던지 일단 이런 과정을 가족 모두가 해 보았다는 것이 아이 인생에 큰 지표가 될 겁니다.

 

회사에서는 비젼 설정이라고들 그러죠. '미래 계획'을 뜬 구름 잡듯이 휘황찬란하게 세우지 말고 현실적으로 차근차근 세워 보시기 바랍니다.

 

14.  정보는 많이 얻어도 옥석은 가리고 최종적으로 판단과 결정, 책임은 내 몫.

 

제 글을 포함해서…..무수히 쏟아져 들어오는 인터넷 정보를 너무 과신하지 마십시오. 현지인이라는 사람들의 말도 너무 과신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다들 코끼리 다리 만지듯 하는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 글 역시 제 개인적 체험에 근거한 의견에 불과하다고 서두에 말씀드렸습니다.

 

이 세상에 널려 있는 온갖 정보는 내가 해석하기 나름입니다. 개중에는 다이어먼드도 있고 쓰레기도 있습니다.

 

정보는 최대한 많이 얻되, 가능한 객관적인 자료를 얻어야 합니다. 객관적인 자료는 대체적으로 중복되는 정보입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결론을 내는 것은 바로 당신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론을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 글 하나 때문에 유학 생각했다가 그냥 포기하지는 마시기를

큰 돈과 시간이 들어가는 유학은 자칫 잘 못하면 내 소중한 자녀의 인생을 건 도박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목표와 주관이 뚜렷하고 제대로 된 전략을 잘 세운 후 쌍코피도 불사하는 의지력을 갖춘 상태에서 계획대로 충실히 최선을 다 한다면 카지노나 복권보다는 성공 확률이 훨~~씬 높은 게임입니다.


이번 기회에 남이 간다고 해서 무작정 따라 나서지 마시고 어떻게 해야 내 소중한 아이 인생에 도움이 될 것인지 곰곰히 생각해 보시고 
모쪼록 제 모자란 조언이 이 글을 읽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파랑새 가족의 캐나다 이야기

http://canadastory.tistory.com

 

P. S. 아래 이 글도 읽어 보세요. 조금 더 도움이 될 수도

 

2010/04/23 - [♣ Iced Cappuccino] - 해외 친지 방문-서로의 생활 존중부터 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