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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이야기

4월 첫 주 이벤트, 파자마에서 모자까지


Pajama day, April fool’s day,
Wacky hair day, Twin day, Hat day
…… 4
월 첫 주 이벤트 ♡



이게 다 무엇인지, April fool’s day만 빼고는 조금 생소하시죠.

 

4 1일 만우절, 모국과는 낮과 밤이 반대이기에 아직 3 31일에 살고 있었던 저는, 솔직히 고백하자면, 갑자기 보인 샨새교를 캡춰하고(벌레 신고하려고......하였음. 안 보내서 천만 다행......) 게다가 첫 화면에 뜬 그 유망블로거 어쩌구 저쩌구하는 문구에 한 때나마 나도 이제 뜨나 보다 싶었습니다.

 

위를 다시 보시면, Day가 총 5개입니다. 이 건 우리 아이들 학교에서 이번 4월 첫 주 월요일 ~ 금요일까지 하루에 하나씩 하는 이벤트랍니다.

 

제가 살고 있는 이 곳 캐나다(미국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 같은 경우는 만우절이 단 하루가 아니라 이번 한 주가 몽땅 다 만우절 주간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캐나다 겨울, 다들 짐작하시겠지만, 좀 지루할 정도로 긴 편입니다. 지난 주에는 비가 이틀씩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겨울에 높이 쌓아 올린 눈 무덤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1월은 추워서 정신 없었고, 2월은 3월을 기대하면서 꾸~~욱 참고 다녔는데, 드디어 3, March Break(일종의 봄 방학)에다가 Easter Holiday까지 있어서 환상적이었습니다. , 이제 또 4월이 문제입니다. 날씨는 아직 쌀쌀한데 휴일이 단 하루도 없어 벌써부터 아이들이 지루해 합니다. (저두요!) 4월아, 그냥 알아서 대충 빨리 넘어 가 주라……

 

그래서 그런지, 봄이 쉽사리 다가 오지 않아서 그런지, 매년 이 맘 때쯤이면 학교에서 이런 저런 이벤트를 열어 심심치 않게 해 주는 군요. 이럴 때는 학교 교실에 들어가 아이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야 제 맛인데, 아쉽게도 사진 한 방 못 남겼습니다. (교장 땀시…!!!) 그 점 이해 바라옵고 하여튼 무슨 행사가 있었는지 함께 즐기지는 못 할 망정 맛보기라도 합시다.

 

1.      Pajama Day - 3월의 마지막 날, 월요일

 

아이들이 모두 파자마를 입은 채로 그냥 학교에 갑니다.

 

이민을 오신지 얼마 안 되신 분이나 자녀가 유학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처음 이 일을 겪는 분들은 십중팔구 내일은 파자마를 입혀 등교시켜도 괜찮다라는 통지문을 받고 걱정을 하기 시작하면서 여기 저기 알만한 사람들에게 전화하여 사실 확인을 하느라고 바쁩니다. “누구누구 엄마, 내일 정말 얘들, 잠옷 바람에 학교 가도 되는 거야?” 하면서 말이죠.

 

혹시 이 글을 읽으실 지 모르는 유학이나 이민을 계획하시는 분들께 말씀 드립니다. “, 당연히 괜찮습니다. 선생님들도 잠 옷 바람으로 출근하여 가르칩니다.”

 

가만히 보니 주로 저학년 여자 아이들이 알록달록 예쁜 잠옷을 입고 와서는 서로 자랑을 하곤 하네요. 자기가 안고 자는 인형도 가져 오기도 합니다. 교실에서 파자마 패션쇼도 합니다.

 

우리와는 많이 다른 서양 풍습이 종종 있기는 하지만, 그 중 이 pajama day 또는 pajama party는 좀 유별나지요? 저 역시 그 유래가 궁금합니다.

 

모국의 사이언스 타임즈에서 관련 기사를 보니, pajama day“slumber party”에서 유래한다고 하는군요. Slumber party는 주로 소녀 취향 하이틴 영화에서 많이 나오던데요, 잘 아실 겁니다. 이제 다 처녀가 다 된 여자 아이들이 친구 집에서 잠 옷 입고 수다 떨면서 밤을 새우는 장면 기억하시는 분들이라면. ! 빼 놓지 않고 나오는 장면이 바로 베게 싸움 장면이지요. 조금 어린 나이에서는 주로 Sleep over로 시작합니다. (※우리 딸에게는 절대로 허용 불가!)

 

역시 그 기사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이 날 대개 엄마들은 이층 딸네미 방에서 거의 전쟁을 해도 그냥 놔 둡니다. 일년에 고작 하룻밤, Best friend와의 추억 쌓기이니까요. (※그 정도 나이면 다음 날 아침 재빨리 도망갈 생각은 하겠죠?)

 

Pajama Day 역시 이런 식으로, 긴장된 학교 생활에서 일년 중 단 하루! 공식적으로 편한 마음으로 잠시 일탈을 허용하는 날이랍니다. 유래야 어쨌든 간에 일년 중 가장 지루한 시점에서 아이들에게 나름대로 긴장을 풀어 주면서 다시 한번 활력을 불어 주는 이벤트로서는 꽤 독특하고 재미있는 이벤트입니다.

 

※ 이 글을 쓰다 보니, 작년에 Pajama Day도 아닌데 잠 옷 바람에 유모차 끌고 학교까지 온 중국 사람을 본 적이 있답니다. 정신도 멀쩡하던데…… 나중에 알고 보니 중국 사람들 중에는 더러 그런 사람들이 있다 하더군요. 그 사람들……도대체 왜 그럴까요?

 

 

2.      April Fool’s Day : 4월 첫 번째 날, 화요일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 사실은 이 글이 마지막입니다. 어제 복권에 당첨되었거든요. 안녕히 계십시오. 저기 저, 따땄한 지중해에나 가 있을 랍니다.

 

 

3.      Wacky Hair day : 4월 둘째 날, 수요일

 

우리 아이는 이 날 아침 머리에 빨갛게 부분 염색도 하고 만화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같이 여기 저기 세우고 학교에 갔습니다. 자칭, Crazy Scientist라나요? 어떤 녀석은 여자 아이 같은 가발도 쓰고 오고, Pippi Longstocking(말괄량이 삐삐, 요즘 아이들이 알려나?)처럼 하고 온 녀석도 있습니다.

 

선생님들도 이리 저리 참 바쁩니다. 머리를 이리 저리 세우고, 땋고 요상하게 하고 온 분도 계십니다.

 

역시 일년 중 오늘 하루, 평소 해 보고 싶었던 말도 안 되는 머리 모양을 마음껏 해 보고 자랑하는 날, 말 그대로 왝! 머리 날, Wacky Hair day입니다. 컨테스트에서 누가 뽑혔는지 저 역시 궁금합니다.

 

 

4.      Twin Day : 4월 셋째 날, 목요일

 

우리 아이는 자기 친구, Tom과 윗도리는 파란 줄무늬, 아래는 헤진 청바지를 입고 오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어떤 여자 아이들은 둘이 분홍색 윗도리로 멋을 내고 옵니다. 이 날은 일 년 중 하루, 오늘만 Best friend끼리 똑 같은 옷을 입고 오는, 쌍둥이 날이니까요.

 

교실에 쌍둥이끼리 앉아 있는 모습이 참 재미있습니다. 이 날은 평소와는 달리, 선생님들도 같은 옷을 입은 아이들끼리 앉아 서로간의 우정을 나눌 수 있도록 배려해 줍니다.

 

 

5.      Hat Day : 4월 넷째 날, 금요일

 

이 모든 이벤트 주간의 마지막 날, 오늘은 각자 제일 멋 있는 모자를 쓰고 오는 날입니다. 작년에 보니 누구는 로빈훗 모자를 쓰고 왔습니다. 우리 막내는 소방관 모자를 쓰고 갈 겁니다. 공주님 헤어밴드를 하고 오신 분께서는 항상 계실 거구요. 언젠가 어떤 선생님께서 참으로 탐스러운 장미 모자를 우아하게 쓰고 오신 적이 있었는데 올해는 어떤 모자를 쓰고 오실지 저도 궁금합니다

 

 

♧ ♧ ♧ ♧ ♧ ♧ ♧ ♧ ♧ ♧ ♧ ♧ ♧ ♧ ♧ ♧ ♧ ♧

 

이렇게 하여 우리 아이들은 4월 첫째 주 학교생활을 즐겁게 보냅니다.

 

이 모든 것이 사실은 추운 겨울을 보내고 다가 오는 봄을 기분 좋게 맞이하고자 하는 일종의 봄맞이 행사랍니다. 만우절이 4 1일인 이유가 그런 이유에서라고들 하지요.

 

캐나다에 몇 년 살면서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비록 공식적인 어린이날은 없지만, 정상적으로 사는 사람들은 상당히 가정적이고, 1 365일이 모두 어린이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점이 모국에 있을 때 피상적으로 생각했던 서양의 이미지와는 조금 다릅니다.

 

이런 행사를 지켜 보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아이들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들도 학부형들도 모두 다 함께 소품도 준비하고 참여하면서 분위기 그 자체를 즐긴다는 것입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께서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의 선생님이시라면,

 

공식적인 행사는 아닐지라도 아이들이 지루해 할 시점에서 이런 식의 엉뚱한 이벤트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마도 공부에 지쳐 가는 아이들에게 활력소, 또 다른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우리 나라도 주로 발랄 그 자체 십대 학생들이 별별 데이를 다 만들어 기념하더군요. 저는 11 11일이 빼빼로데이라는 것만 대충 알고 있습니다만. 비판 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대개는 그 재치가 재미있더군요. 단지, 너무 남녀상열지사에 치중되어 있는 듯한 느낌……그러니 상술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겠지요. 이제는 선생님도 가족도 모두가 다 함께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Day가 개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제가 아이들 사진을 제대로 찍어 오지 못 했음을 다시 한번 양해 바랍니다. 아무래도 대낮에 학교 내에서 하는 일이니 아이들이 직접 찍지 않는 이상은 학부형이 찍기는 좀 어렵겠죠? 저도 해마다 아쉽습니다. 대신에 Google 같은 데서 이런 저런 day를 넣어 검색한 후 이미지 섹션을 찾아 보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재미난 사진들이 우글우글 거립니다. 다들 저보다는 잘도 찍었습니다.


※ 다음블로그뉴스에 송고하면서, 원래 "해외" 섹션에 보내려 하다가, "사는 이야기" 쪽으로 보내봅니다. 하여튼 이게 다 사는 이야기이니까요. 사실은, 도배장이들을 피해 온 목적도 숨어 있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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