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10일 일요일 새벽 3시 50분경 토론토 북서쪽 "Sunrise Propane Industrial Gases"라는 가스 공급 공장에서 큰 폭발이 일어나 하루 종일 토론토가 아주 난리가 났었습니다.
처음에는 아프간이나 그루지야의 전쟁 소식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폭발 장소가 눈에 익은 곳이더군요.
때 아니게 우리 나라 뉴스에도 나오는 “토론토에 큰 폭발 ….” 등의 뉴스 헤드라인 때문에, 토론토 쪽으로 이민이나 유학을 간 가족이 있는 분들께서 걱정을 많이 하실까 보아, 캐나다의 TV 뉴스와 신문에서 본 관련 보도 내용을 간추려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캐나다의 일간지 "Globe And Mail"의 웹사이트에서 퍼 온 사진입니다.
폭발이 일어난 이 공장은 온타리오주를 관통하는 401 고속도로 가까이에 있는데, 공장 북쪽으로는 큰 공원이 있고 오른쪽으로 주택가가 있습니다. 근처에는 우리 나라 분들도 많이 가는 Yorkdale Shopping Centre라는 큰 쇼핑센터가 있고, 토론토의 국제공항인 Pearson 국제공항도 가까이에 있습니다.
TV 뉴스를 보니 연이은 폭발에 집들의 유리창이 깨지고 밤하늘에 마치 폭죽이 터지듯이 환하게 밝아지도록 폭발이 대단해 보입니다. 프로판 탱크가 수 킬로미터 멀리 날아가는 것이 목격되기도 했답니다.
일요일 저녁 때까지 근방 반경 1.6 km 내의 수천 주민들이 깨끗하게 소개를 하여 다행히 큰 인명 피해는 나지 않은 모양입니다. 아직까지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지만, 프로판 가스 공장의 직원 한 사람 정도가 행방불명이 되었고 화재진압을 하던 소방관 한 사람이 사망한 것 같습니다. 이 정도 큰 폭발에 그래도 인명피해가 크지 않아 천만 다행입니다.
아직 한국인의 피해 상황은 알려진 바 없지만, 제 생각으로는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토론토로 이민 오거나 유학 온 사람이 있는 가족들 때문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가족 중 누구 한 사람이라도 멀리 간 사람이 있다면 거기서 무슨 일이 생겻다는 이야기가 뉴스에 나오면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 어머니께서 분명 계시기 때문입니다.)
시청 관계자의 말로는 이제 폭발은 진압이 되었고 소개되었던 주민들은 경찰의 인도를 받아 천천히 복귀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토론토 여행을 하신 분은 아시겠지만, 근처를 관통하는 401 고속도로는 그 근처 구간의 경우 왕복 16차선 정도가 되는 무척 큰 고속도로입니다. 이 고속도로가 완전히 통행 금지가 된 상태였으니 토론토 전체의 교통이 난리가 된 상황이 상상이 되겠지요.
이 401 고속도로 역시 아직 부분 통제는 되고 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정상 소통이 되는 모양입니다.
근처 주민들은 평소 “어떻게 그런 위험한 공장 근처에 주택가가 있을 수 있느냐”, 또는 “주택가 근처에 어떻게 그렇게 위험한 시설이 들어 서 있을 수 있느냐”고 민원을 많이 제기했었던 모양입니다. 이제 우려했던 폭발 사고가 생기고 나니 때 늦은 질책이 쏟아 지고 있습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소리 같지 않습니까?
이에 대하여 토론토 시청 쪽의 이야기 역시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소리 같습니다. “이 시설은 수 십년간 그 자리에 제대로 통제를 받아 여태까지 아무 일도 없었던 시설이었는데, (………억울하네………) 이제라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
관련 기술자의 말로는 캐나다의 가스 시설 관련 안전 규정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엄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앞으로 이 폭발이 전화위복이 되어 캐나다의 안전 규정이나 예방 조치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 같아 보이는 대목입니다.
프로판 가스는 아주 폭발력이 강한 가스로서, 압축된 액체 상태로 운반되는데 공급될 때 압축된 압력이 풀리면서 기화된다고 합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는 어떤지 정확히 모르지만, 캐나다의 경우 가정용에 쓰이는 프로판의 경우 액체 80%에 가스 20% 정도로 혼합이 되어 공급된다고 하는데, 요즘 같은 여름철은 바비큐 용 등으로 일년 중 제일 많이 사용할 철입니다.
가스 통에 일부 균열이 있을 경우 또는 밸브에 이상이 있어 가스가 새어 날 경우는 더더욱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가스 통에 너무 직사 광선이 쬔다거나 할 경우에도 가스통의 내부 압력이 올라갈 우려도 있어 평소 안전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것임에 틀림없지만, 대부분 무관심하게 넘어 가는 것이 문제입니다.
프로판의 폭발력은 상당히 커서 흔히 군용 폭약으로 쓰이는 TNT의 폭발력과 맞먹는다고 하는데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가스는 우리 가정에 TNT 폭약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무서운 사실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우리 나라 뉴스도 상당히 빠르더군요. 폭발이 있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제가 즐겨 보는 다음의 뉴스란에도 이 뉴스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그 중 YTN에서 보도한 기사에서 “캐나다의 수도 토론토에서……”로 시작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캐나다의 수도는 토론토가 아니라 오타와(Ottawa)입니다. 미국의 수도가 뉴욕이 아니라 워싱턴인 것과 마찬가지고 호주의 수도가 시드니가 아닌 캔버라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아마도 YTN에서 착각한 모양입니다. 평소 관심 없던 나라니, 뭐 그럴 수도 있겠지만 기왕 보도하는 것, 그래도 이 정도 기본적인 내용은 좀 더 정확히 보도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 어마어마한 가스 저장 시설과 공장이 만약에 모두 폭발했었더라면 아마도 토론토 북서쪽 지역은 모두 다 날라가 버렸을 지도 모릅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는 어디서나 마찬가지인 모양입니다. 그러나, 비록 소를 잃고 난 후에라도 외양간을 제대로 고쳐야 또 소를 키우건 말건 하겠죠.
어쨌든, 남의 일이 아닙니다. 다 날린 다음에 후회하지 말고 지금 당장 집에 있는 가스 밸브에 비누 거품을 묻혀 보시기 바랍니다.
꺼진 가스 다시 보자.
아이고....무서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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