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공원에 있는 작은 호수에는 여러 가지 새들이 모여 듭니다. 주로 캐나다 거위, 오리, 호수 갈매기, 이름도 잘 모르는 철새 들인데 이 호수에는 백조 부부도 한 쌍 살고 있습니다.
종류는 다른 새들이지만, 같은 호수에서 살고 있어 그런지 서로 싸우지도 않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아 동네 사람들이 정말 사랑하는 놈들입니다. 사실 좀 시끄럽기도 하고 지저분하기도 하지만요.
날씨가 슬슬 더워지면서, 거위들이 병아리를 데리고 다니고 있어 사진에 담아 보았습니다. 함께 보시죠.
▲ 병아리 떼 종종종 ♪♪♪ 거위 엄마 따라 졸졸졸 ♪♪♪
▲ 병아리들이 엄마 거위 뒤를 졸졸졸 따라 갑니다.
위 사진에서 자세히 보시면 병아리 아래 물 속에 큰 붕어가 한 마리 있습니다. 이 붕어가 예고도 없이 갑자기 뛰어 오르는 바람에 병아리들이 심장마비로 급사할 뻔 했답니다. 붕어야, 너 왜 그랬니?
▲ 그러거나 말거나 백조는 우아하게 떠 다닙니다.
▲ 하여튼 쟤들은 경박스러워……
▲ 청둥오리도 경박스러운 건 마찬가지야…… 나만큼만 우아해 봐.
▲ 그러다 왕따 당하면 어쩔려구……
▲ 얘들아, 좀 쉬었다 가자꾸나, 간식도 좀 먹고.
▲ 쟤는 밥도 안 먹고, 맨날 화장만 하고 살아……
▲ 그러니까 내 이름이 백조지, 괜히 백조야?
▲ 잘들 났다, 정말.
▲ 얘들아, 외식 할 때도 차 조심해야 한다, 알았지?
▲ 아빠도 참, 우리가 병아린가? 뭐………
▲ 공원 한 켠에서 라일락 꽃 향기가 솔솔 흐릅니다.
♪♪♪ 라일락 꽃 향기 흩날리던 날, ♪♪♪
♪♪♪ 공원에서 우리는 만났소 ♪♪♪
그 분도 이제 많이 늙어 가더군요. 그래도 목소리는 여전합디다.
▲ 매화도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 아스팔트를 힘겹게 뚫고 나오는 이름 없는 잡초가 생명의 의미를 알려 줍니다.
▲ 숲 속으로 흐르는 작은 시냇물에 문득 돌아가신 할머니가 생각났습니다. 어릴 적 우리 시골에도 이런 시냇물이 흐르고 있었는데 지금은 시멘트로 벽이 발라져 있습니다.
우리 동네 작은 호수에서 함께 사는 저 백조와 오리, 거위들이 서로 싸우지 말고 지금처럼 평화롭게 병아리를 낳고 키우면서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병아리는 금방 큽니다. 조금만 더 있으면 제법 중병아리가 될 테고 가을이면 엄마 곁을 떠나갈 겁니다. 병아리들아, 잘 먹고 쑥쑥 잘 커라………
♡ 고국에 촛불 한 자루 보냅니다.
고생 많으실 텐데, 풍경 사진 하나라도 마음에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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