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 온 토끼, Hoppy를 반기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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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에는 정말 눈이 많이도 왔었습니다. 지난 주에 올린 “지난 겨울 눈의 추억, 캐나다 토론토”라는 기사에서 실컷 눈 구경을 했는데, 이 글은 그 후속편입니다. 제 메일 주소를 어떻게 아셨는지, 어떤 분이 눈 구경 더 하고 싶다고 하시는 바람에…… 핑계 김에 사진 몇 장 더 올립니다. ♡
2008/04/05 - 지난 겨울 눈의 추억, 캐나다 토론토
▲ 바로 이 글의 1편입니다.
토론토에 눈이 많이 온다는 것은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압니다. 오죽하면 제가 하루에 눈을 네 번이나 치웠겠습니까?
▲ 어느 눈 오던 날, 우리 동네 풍경. 아침인지 밤인지...
아이들은 그래도 신이 났었죠. 원래 눈이 오면 강아지와 아이들이 먼저 신나는 법입니다.
▲ 집 앞에서 썰매도 끌고
▲ 눈 위에 누워도 보고…
누가 말하기를 이 사진 보고 아이들이 시체놀이 한다고 하더군요. 아이들은 시체놀이가 무엇인지 전혀 모릅니다. 저 역시 그런 놀이 본 적도 없습니다. 아이들은 단지, 눈이 좋다고 뒹굴고 있는 중입니다.
사진에는 당연히 안 나왔지만, 이 놈들 이럴 때 저는 옆에서 눈 치우느라고 죽을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 동네 언덕에서 눈썰매 탄다고 낑낑대기도 해 보고……하여간 아이들은 좋겠습니다. 눈도 안 치우고……
폭설이 그친 어느 날, 조금 멀리 산 속으로 가 보기도 했습니다. 언젠가 겨울 산 속에서 무스(Moose)를 보고 좋아했던 적이 있었거든요. 혹시 또 한 마리 볼 수 있을 까 싶었지만 이번에는 허탕 치고 말았습니다.
2008/01/17 - ♡ 겨울 캐나다 산 속에서 무스(Moose)를 보았어요.
▲ 숲 속은 눈에 덮여 아주 고요합니다.
▲ 이런 길에서는 자동차 보다는 개 썰매를 타야 제격인데 워낙 비싸서…
▲ 돌아 오는 길에 무스 대신에 비버 댐을 보았습니다. 저는 한 번 나가면 그냥은 안 돌아 옵니다.
겨울 비버(Beaver)는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먹고 살고 있을까요? 혹시 안 보이지만 아직 집 안에 있는 걸까요?
▲ 겨울 새는 집을 비워둔 채 어디로 갔을까요?
하여간에, 이럭저럭 하여 여기 토론토도 봄은 봄입니다.
눈 녹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풀이 자리지 않았지만 동물들은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안타깝지만, 차에 치어 죽은 동물들도 벌써부터 가끔 보입니다. 그 추운 겨울, 모질게도 살았는데, 이제 봄이 되어 살 만하니까 그만 가다니.....참 안 됐습니다. 운전할 때 정말 조심해야 하겟습니다. 불쌍한 녀석들....
저희 집에 단골로 놀러 오던 토끼가 있었습니다. 겨울 내내 굶주릴까 봐 야채나 홍당무 등을 가져다 바쳤는데 눈이 본격적으로 내린 이후로는 뒷문을 열지 못 하여 먹이도 제대로 못 주었습니다. 혹시나 겨울에 얼어 죽지나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래도 가끔씩은 이렇게 발자국을 남기고 가곤 했습니다. 매일 아침, 발자국을 확인하면서 하루를 시작하곤 했죠.
▲ 눈에 찍힌 우리 집에 들어오는 토끼 발자국
그러던 어느 날, 1월 초인가 부터는 발자국이 자주 보이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었습니다.
▲ 겨울을 버텨 낸 기특한 우리 집 토끼
그런데, 눈이 녹으면서 드디어 토끼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아마도 이 겨울을 이겨내느라 무척 힘들었을 겁니다.
원래 이 녀석들이 오면 봄 새 싹을 다 먹어 치우기 때문에 농사 짓는 것을 좋아하는 저는 사실 이 녀석을 내 쫓아야만 합니다. 그런데, 겨울 내내 못 먹어 굶주렸을 토끼를 생각하니 차마 그러지 못 하겠습니다.
이 녀석의 요즈음 일과는 하루 종일, 저희 집에서 나가지도 않고, 풀 뜯어 먹고 자고, 또 먹고 자고 천하 만사태평입니다. 겨우내 제대로 먹지도 못 했을 텐데, 아무래도 그냥 새 싹이 제 힘 대로 살 때까지 그냥 두고 보렵니다.
오늘부로 한 식구가 된 이 녀석에게 우리 꼬맹이 막내가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Hoppy!”
깡총 깡총 뛴다고 해서 hop! 깡총이 Hoppy라고 지었답니다.
이번 일요일에는 동네 꽃집에도 한번 나가 봐야 하겠습니다.
여의도에는 벚꽃이 만발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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