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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송에서 시를 읊다

[팝송영어 #2] Heart of Gold (1972, Neil Young)

[팝송영어 #2] Heart of Gold (1972, Neil Young)

 

팝송으로 영어를 공부한다? 사실 팝송으로 영어를 공부한다고 해 봐야 얼마나 배우겠습니까? 그러나 가사가 좋은 팝송을 제대로 이해하고 들으면 여러모로 좋은 점이 많습니다. 단순한 노래 가사가 아닌 시()를 접할 수 있고, 시에 스며있는 정서를 알 수가 있으며 여러가지 재미있고 유용한 함축적인 표현을 익힐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좋은 팝송을 흥얼거리면서 그 의미도 알고 곁다리로 좋은 표현도 익힐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죠?

 

팝송에 나온 표현을 소재로 한 문장이 신문 등에서도 많이 나옵니다. 응용 문장도 이해하기 쉽다는 것이죠.

 

저 역시 팝송을 즐겨 듣는 편인데 듣다보면 가사가 무척 궁금해 질때가 많습니다. 마침 나름대로 팝송 가사를 번역해 놓고 있었던 것들이 제법 쌓였습니다. 이제 하나 하나 풀어볼까 합니다.

 

그런데 요즘 팝송은 가사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인지 번역을 할 만한 대상물은 대개가 60-80년대 이른바 Old Pop입니다. 그 당시 팝송은 단순한 노랫말이라고 그냥 넘기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수준높은 말 그대로 주옥같은 시()도 많고 가슴에 와 닿는 내용도 많습니다.

 

또 하나, 우리 가요도 그렇지만 팝송 역시 그 나라의 문화와 삶의 배경이 녹아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내용은 그 나라의 문화를 모르면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외국에서 살면서 팝송을 다시 들어보니 전에는 이해가 가지 않았던 부분들이 비로소 이해가 가는 부분도 상당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중심으로 나눌 예정입니다.

 

다른 분들이 번역한 팝송을 별 생각없이 그대로 퍼서 올리는 블로그도 많이 보았습니다. 그러나 이 글은 나름대로 스스로 번역한 것이니 퍼 가실 때는 받드시 출처를 밝혀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변함없이 내 사랑을 찾아 다니고 있어요

Heart of Gold (1972, Neil Young) 

I want to live,

I want to give

Ive been a miner for a heart of gold.

Its these expressions I never give

That keep me searching for a heart of gold

And Im getting old.

Keeps me searching for a heart of gold

And Im getting old.

 

그대와 사랑을 나누며 살고 싶어요

사랑을 주며 살고 싶어요

나는 이렇게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을 찾는 광부였답니다.

이 말들은 절대 말하지 않는 표현들이에요.

그러니까 언제까지나 내 사랑을 찾아다닐 수 있었던 거예요.

(그러는 사이에) 나이가 계속 들어가고 있지만요.

그 덕분에 계속 내 사랑을 찾아 다니고 있죠.

나이는 계속 들어가지만요.

 

Ive been to Hollywood

Ive been to Redwood

I crossed the ocean for a heart of gold

Ive been in my mind, its such a fine line

That keeps me searching for a heart of gold

And Im getting old.

Keeps me searching for a heart of gold

And Im getting old.

 

할리우드에도 가 봤고

레드우드에도 가 봤죠

날 사랑해 줄 사람을 찾아 바다도 건너갔었죠

내 마음 속으로 항상 생각해왔죠 그래봐야 그건 정말 큰 차이도 없다구요.

그 생각이 항상 내 사랑을 찾아다니게 하고 있어요

나이는 계속 들어가구요.

내 사랑을 찾는 마음은 변함없어요

나이는 계속 들어가지만요

 

Keep me searching for a heart of gold

You keep me searching for a heart of gold

And Im getting old.

Ive been a miner for a heart of gold.

 

날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어요

당신이 날 계속 사랑을 찾게 만들고 있네요.

세월이 흘러 나이가 먹는데

내 사랑을 찾는 광부로 살고 있어요

 

(해설)

 

목소리와 인상이 반드시 정비례하는 건 아니지만...그래도 젊었을 때가 지금보다는 더 나아보입니다. 어쨌거나 이름은 늘 영.

알고 보면 캐나다 가수 중에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Bryan Adams, Paul Anka, Leonard Cohen, Avril Lavigne, Joni Mitchell, Anne Murray, Celine Dion, Shania Twain, Moffats, Alanis Morissette 등이 그들인데 대개 미국 가수로 잘 못 알고 있는 경향이 있죠. 이 노래를 부른 Neil Young 역시 캐나다 출신(토론토 출생)입니다. 노래 부르는 목소리는 상당히 달콤하기만 한데 얼마 전 공연 사진을 보니 그렇게 우락부락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그는 평생 사랑을 찾는 광부로 살아오고 있나 봅니다.

 

닐 영은 한 때 기타를 치지 못 할 정도로 큰 부상을 입은 적이 있는데 이 노래는 그  때 지은 곡이라네요. 노래 후반에 James Taylor Linda Ronstadt가 화음을 넣었습니다.

 

이번 밴쿠버 동계 올림픽 때 보니 그도 이제는 정말 늙어 보입디다.

 

(노래는 노래, 영어는 영어)

 

I want to live, / I want to give.

 

단순히 ‘살고 싶고 주고 싶다’고 하면 좀 이상합니다. 뒤에 나오는 문장과 이어 읽으면 “(내 사랑을 그대에게) 주면서 (그대와 함께) 살고 싶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즉, "I want to live (with you), I want to give (you my love)." 대충 이런 뜻입니다.

 

Ive been a miner for a heart of gold

 

인터넷에서 떠 돌아다니는 번역글에서 이 부분을 대개는 ‘순수한 마음’ 등으로 해석하고 있던데 틀린 해석은 아니지만 “순수한 마음을 찾아 헤메는 광부로 살아왔다”는 좀…이상하고 어색하게 보이는데 'gold'가 '순수'를 상징한다는 데서 착안한 억측같습니다. 'gold'는 '순수'도 상징하긴 하지만 '따뜻한 온기'도 상징합니다.

 

이 노래의 화두인 ‘Heart of Gold’란 원래 세익스피어의 희곡 ‘헨리5세’의 한 대목에서 나온 말로서 ‘세상에서 가장 마음이 따뜻한 사람(extremely kind and helpful, the kindest of the kind)’을 말합니다.

이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마음이 따뜻하고 배려하는 사람(A heart of gold)을 찾는 광부’로 자신을 지칭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이 ‘extremely kind’란? 바로 자신을 사랑해 주는 ‘따뜻한 마음’을 베풀어 줄 수 있는 여인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러니까 결국은 나를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주는 ‘내 사랑’을 찾는다는 의미가 되겠네요.

기왕 알아본 김에 반대말도 알아 볼까요?

'Heart of Gold'의 반대말은 'Heart of Stone'입니다. 말 그대로 '금빛나는 따뜻하고 친절하고 배려심깊은 우리 마누라같은 마음씨'가 아니라 '돌처럼 차디찬 옆집 아가씨같은 마음씨'죠.  이 표현은 '심성이 매우 차고 좀 다가가기 어려운 마음씨를 가진 사람'을 말할 때 주로 쓰입니다. 성경 요한복음서(41:24)에도 나온다는데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아시는 분?

숙어사전에서 예문을 몇 가지 찾아 보았습니다.

> Bill is very generous; he has 'a heart of gold'. 빌은 참 인심도 좋아...마음이 황금인가봐...어찌나 친절하고 마음이 따뜻하던지...돈 빌릴데 없으면 빌한테 가 봐야지. 빌이짆아? 돈없으면 황금심장가진 사람이니 심장을 조금이라도 긁어는 주겠지? 빌이니까.

> You'll get no sympathy from her; she has 'a heart of stone'. 그 여자에게 동정심 따윈 기대하지마. 그래봐야 그 여자 마음은 돌처럼 차디찰 뿐이야. 돈 있어도 한 푼 안 내줄 거야. 돌가루면 몰라도...

 

Its these expressions I never give / That keep me searching for a heart of gold

 

'these expressions'란 바로 앞에 나온 'I want to live, I want to give"를 말합니다. 이런 표현들(these expressions)을 'I never give'합니다. 즉, 내가 절대로 당신에게 주지 않는 그런 표현들이라는 것이죠. 당신과 함께 하고 싶고(I want to live), 당신께 내 사랑을 주고 싶은(I want to give) 이 마음을 표현하고 싶지만 그 말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지는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바로 뒤 문장에 나오는 'That'은 바로 앞 문장, Its ~ never give”까지를 모두 포함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내가 한번도 한 적도 없는 말들이 있는데 그런 말들이 내가 계속 사랑을 찾도록 하고 있다” 그러니까 내 마음을 속시원하게 드러내지 않고 그저 당신을 묵묵히 쳐다만 보면서 늙을 때까지 사랑을 찾아 다니고 있는데 그렇게 속마음을 감추고 있으니 그렇다는 겁니다. 뒤에 나오는 "I'm getting old."와 연결지어 보면  결국은 ‘묵묵히 늙도록 사랑을 계속 찾으러 다녔을 뿐”이라는 뜻으로 해석되네요. 어째 좀…사랑이 밥 먹여주나…

'That' 뒤에 나온 'keep'이라는 동사에 ‘~s’가 빠졌지만, 이는 문법을 몰라서 실수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팝송 가사나 영시에서는 이런 식의 문법 파괴가 자주 보입니다.

 

Ive been to Hollywood / Ive been to Redwood

 

할리우드도 가 봤고 레드우드도 가 봤다. 레드우드는 캘리포니아 북부의 레드우드국립공원을 말합니다. 이곳에는 거대한 세쿼이아 나무가 울창한 곳으로 유명하죠. , 할리우드처럼 물질 만능의 세상도 뒤져봤고 레드우드처럼 순수한 자연의 세계도 찾아다녀 봤으니 세상 온갖 곳을 다 다녀봤다는 말입니다. 게다가 아래에는 바다도 건너가 봤다고 했습니다. Hollywood, Redwoodrhyming이 제대로 먹히면서 내용도 대조적이어서 더욱 재미있는 표현입니다.

 

Ive been in my mind.


내 마음 속에 간직해 왔다(I've been in my mind)라는 뜻입니다약간 연관성있는 표현을 하나 더 보자면 ‘be all in the/your mind’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있지도 않는 일을 괜히 상상한다’는 뜻입니다. His doctor tried to convince him that he wasn't ill and that it was all in the mind.-> “환자에게 병 난 것이 아니라 단지 병이 났다고 괜히 상상이나 하는 것이라고 알려주려고 땀 흘리고 있는 의사”를 말하고 있습니다.

 

Its such a fine line

 

원래 ‘fine/(thin) line’이란 ‘가느다란 선’을 뜻합니다.  여기서 출발해 여러가지 뜻이 나옵니다. 

한 예로  walk a fine line’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아주 가느다란 줄 위를 걷듯이 위태위태한 상황을 만나 쉽게 실수할 수 있는 모습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a fine line between (something #1) and (something #2)'라는 표현을 쓴다면 이것은 'something #1'과 #2 사이의 '작은(또는 미묘한) 차이'를 말합니다. 이 때 'something #2'는 대개 앞에 나오는 'something #1'과 비교해 별 차이는 없지만 조금 더 안 좋은 경우가 주로 나옵니다. 

예를 하나 들어 봅니다.

"There's a fine(or thin) line between courage and foolishness." -> "용기와 무모한 객기는 종이 한 끝 차이" 여기서 'foolishness'는 'courage'와 종이 한 끝 차이지만 'courage'보다 조금 더 멍청한 짓이죠. 바로 이럴 때 'a fine(/thin) line'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다시 본문으로 돌아가 봅니다.

이 노래를 하는 사람은 'Hollywood'에도 가 보았고 'Redwood'에도 가 보았다고 했습니다. 'Hollywood'는 휘황찬란한 부자동네며 도시입니다. 반면 'Redwood'는 시골입니다. "It's such a fine line."이란 결국 "이거 저거 다 해 봤는데 별 소용이 없더라"는 뜻입니다. 왜? 둘다 해 보니 그게 그거고 별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죠.

"such a"가 강조라는 건 이 글을 읽는 분이라면 다 아실 것이라고 보고 생략합니다.

 원래 이 글에서 'a fine line'을 '가느다란 선'이라는 의미에 촛점을 맞춰 잘못 해석했었습니다. 뒤늦게나마 제 실수를 깨닫고 정정합니다. 혹시 그 사이에 착오가 있었다면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이 글은 캐나다 토론토의 한 동포신문에도 게재된 글입니다. 그러니까 혹시 거기서 보았더라도 "? 어디서 봤는데 불펌한거 아냐?" 하는 오해는 마시길... 제가 원저자니까요....영어 가사만 빼고요. 그 글을 조금 더 손보고 발표합니다그리고 혹시 제가 잘못 이해하고 엉터리로 번역한 부분이 있다면 조용히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팝송영어 시리즈...계속 갑니다. ~~~~.... 부담없이 추천해 주세요.

 

바로 아래에 '[팝송엉어 #1] Puff, The Magic Dragon'도 있죠?

 

  
파랑새 가족의 캐나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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