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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이야기

▶◀ 죽어서도 재미있는 묘비명, 함께 생각해 봅니다 ▶◀

▶◀ 죽어서도 재미있는 묘비명, 함께 생각해 봅니다 ▶◀

 

오늘 하루 어떻게들 지내셨나요.

 

혹시 후회할 일은 없었나요?

 

없었을 리가 없을 겁니다. 누구나 최소한 하루에 하나 정도는 후회할 것들이 있습니다. 단지 알면서도 짐짓 모른 척하고 실기 때문에 그나마 내일도 그냥 그렇게라도 살 수 있는 것이겠죠.

 

하루하루 후회 없는 삶을 살자고 말들을 많이 하지만, 사실 그렇게 제대로 살아 간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닐 겁니다.

 

학교 다닐 때 내가 죽은 후 나의 묘비명에 무엇이 과연 무슨 말이 새겨질 것인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진 적이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그 때 생각해 낸 그 수 많은 묘비명의 명구가 과연 정말로 새겨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 실제 공동 묘지에 있는 수 많은 묘비명 중에서 먼저 가신 분들이 우리에게 남겨 준 주옥 같은 마지막 말들을 소개합니다.

 

먼저 가신 분들께는 좀 죄송하지만, 재미있으면서도 함께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는 좋은 묘비명들입니다.

 

 

(※ 이 사진들 속의 묘비명 들은 나이아가라 폭포 공원에 있는 Ripley’s Believe it or Not!” 에 있는 전시품 중 일부입니다. 나이아가라 근처에는 폭포 말고도 재미있는 곳들이 아주 많이 있는데, 이 조그만 박물관은 그 중에서도 놓치면 아까운 장소 중 하나입니다. 이 박물관에 대해서는 시간을 내서 계속 소개드릴 예정입니다.)

 

자, 먼저 가신 분들이 어떤 말을 남기고 가셨는지 보러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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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묘비명 위에 망치 하나를 올려 놓고 가신 아저씨. 생전에 자식들이 얼마나 속을 썩였으면……짜식들.........


If any man gives his property to his children before he is dead, take this mallet and hit him on the head!


만약에 죽기 전에 자신의 재산을 자식들에게 물려 주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망치를 가져가 그 멍청이 머리 통을 때려 주시오!


아마도 이 묘비명의 주인께서는 생전에 자식들에게 재산을 모두 물려 주었다가 큰 낭패를 본 경험을 하신 모양입니다.

실제로 이런 일이 많이 발생하죠. 그래서인지 요즘 어르신들께서도 "자네 죽기 전에 모두 물려 주면 안 되네!"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부모님들께 용돈 한번 제대로 드리지도 못 하고 오히려 손을 벌려 본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내가 당장 어려워서 그런 것이지만, 부모님의 마음은, 당신도 어려우시면서도 항상 함께 걱정을 해 주셨지,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하신 적은 없었습니다. 부모님의 마음이란, 원래 자식이 아무리 성인이라 할지라도 그냥 퍼 주고 도와 주고 싶은 마음이 먼저 드는 모양입니다. 내가 부모가 되어 보니 그 마음을 이제 압니다.

아마, 이 묘비명의 주인공 역시 마음은 여느 부모와 마찬가지였겠지만, 결과가 썩 그리 좋게 되지는 않았나 봅니다. 그래서...내가 열심히 잘 살아야 내 부모님이 마음 편하시다는 지극히 당연하고 상식적이지만, 잘 안 되어 가는 인생의 진리를 이 묘비명을 보면서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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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신론자로서 별 생각 없이 살아 온 사람, 이제 죽음에 이르러 수의이긴 하지만, 예복을 차려 입었는데, 뒤늦게 교회 묘지에도 갈 수는 없고……안 가자니 또 그렇고……

 

Here lies an Atheist. All dressed up and no place to go.

여기 무신론자 한 사람 잠들다. 옷은 잘 차려 입었는데 정작 갈 곳은 없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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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인 파킹 미터기의 눈금도 이제 끝났다고 하는군요.


Expired

유효기간 끝났음! (아마도 굵고 짧게 살고 가신 분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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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다 보면 내 동의 없이 행해지는 불쾌한 일들이 정말 너무나 많습니다.

 

I came here without being consulted and I leave without my consent.

나한테 아무도 상담도 안 해 준 상태에서 왔다가 내가 아무 동의도 안 했는데 떠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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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오늘 하루가 정말 소중한가 봅니다.


I expected this, but not so soon.

내 이 일이 언젠가는 올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이렇게도 빨리 올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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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어서도 무척 예의 바르고 유머를 잃지 않는 사람, John Yeast

 

Here lies John Yeast.

Pardon me for not rising.


여기 John Yeast가 잠들다.

손님이 왔는데도 일어 나지 않음을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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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간 아내에 대한 사랑이 참으로 담담하게 전해옵니다.

 

Beneath this stone my Wife Doth lie, She’s now at rest and so am I.

이 묘비 밑에 내 아내, Doth가 잠들어 있도다. 그 녀는 이제 평안히 쉬고 있고 나 역시 그렇다네. 


죽은 이의 묘비명인데 왜 이리 편안하게 느껴질까요?

함께 살다 함께 가는 것이 제일 멋진 인생일 것 같습니다.

(♡ 아래 어느 분이 지적해 주신 댓글을 읽고 좀 고민이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내용을 수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잘 못 해석을 한 것 같은 생각이....

위 묘비명 내용이 아내가 평안하게 쉬고 있고 남편인 나 역시 편히 쉬고 있다는 내용인데...어느 고마우신 분께서, 아내가 이제 평안히 쉬고 있으니 남편인 나도 (비로소) 쉬고 있다...는 내용이라고 지적해 주셨습니다.

곰곰히 생각하면서 다시 묘비명을 읽어 보니, 그 해석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흠...그럼 의미가 정반대인데....아내를 사랑하던 남편이 아니라, 오히려 아내를 미워하거나 귀찮아 하던 남편이 되잖습니까? 아무리 그래도 죽어서까지 묘비명에다 그렇게 할 필요가 있나...갑자기 멋진 남편의 이미지가 못 된 남편의 이미지로 바뀌어 버립니다.

그렇지만, 제가 오역을 했다 해도 부부가 함께 사랑하다 함께 행복하게 쉬면 좋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래서 (지적해 주신 분께는 죄송하지만) 오역은 오역이고 그냥 저 편한 대로 생각하겠습니다. 지적해 주신 분께 정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일부 사진은 좀 흐릿하게 나왔습니다. 워낙 사진 솜씨가 별로인데다가 여행철이라서 당연히 사람도 많고 어둡고 고인에 대한 예의상 눈치 봐가며 플래시를 터트리고 하다 보니……그런가 보다 하고 보시기 바랍니다.

 

 

초등학생의 일기 내용 같지만, 오늘 하루,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고, 어떻게 보낼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후회할 일을 하나하나 줄여 나가야 하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 이번 기회에 함께 보면 더욱 즐거운 박물관의 세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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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있으셨나요? ♡

나의 인생을 단 한 줄로 요약해야 한다면 과연 어떤 말로 정리할 수 있을까요?

이제 나 자신의 묘비명, 한번 써 볼까요? 원하시면 아래 댓글란에 남겨 보세요. 함께 생각해 보면 더욱 좋겠죠. 우리들의 하루 하루는 나의 묘비명을 새겨 가는 날입니다.

"미래의 나의 묘비명, 오늘 밤 내가 직접 새겨 보기",

방학 때 여행가서 밤하늘의 별을 세어 보며 아이들과 함께 해 보면, 그 별을 따 주는 것 만큼 좋은 선물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