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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이야기

한 눈에 보는 타자기의 역사(2), 지식산업시대의 길을 열다

한 눈에 보는 타자기의 역사(2), 지식산업시대의 길을 열다


※ “
한 눈에 보는 타자기의 역사(1), 지식산업시대의 길을 열다에서 계속되는 글입니다.

 

탁탁탁! 두루륵! !

 

이제는 잊혀져 버린 타자기의 역사를 다시 한번 들추어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일단, 다시 보니 인류가 문명을 발달시켜 온 과정이 참으로 신기하면서도 그 발명가, 기술자, 과학자, 개발자, 사업가 들이 존경스럽고 고맙습니다. 우리가 현재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는 이 모든 편리한 기계들이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타자기에서 비롯된 글 쓰는 작업의 기계화가 컴퓨터를 만나 더욱 더 편리한 워드 프로세서로 발전하게 되었고, 그 덕분에 이렇게 지식산업을 폭 넓게 넓혀 나가게 되었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그로 인해 손 글씨 쓰기가 갈수록 귀찮아 진다는 부작용도 있긴 하지만요.

 

어쨌든, 그런 의미에서 타자기의 역사를 다시 보고 나누고자 합니다.

 

이 전시회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Royal Ontario Museum(ROM)에서 얼마 전에 열렸던 전시회로서, 제목은 Early Typewriter – Gateway to the Information Age입니다.

 

※ 이 글을 읽기 전에 한 눈에 보는 타자기의 역사(1), 지식산업시대의 길을 열다를 먼저 읽고 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시각 장애인에게는 세상의 정보를 받아 들이고 전달하는 과정이 참으로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장애인을 위한 정보화 기기를 고안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타자기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New York의 시각장애인학교에서는 이런 타자기를 개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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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leidograph – 1894 최초의 시각장애인용 타자기. 아마도 점자 타자기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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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94년 Kleidograph 교육 훈련 모습을 담은 사진.

 

이 시각장애인용 타자기를 개발한 뉴욕시각장애인학교, The New York Institute for the Blind”에서 시각장애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타자기 사용법을 교육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요즘 보면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당시 이 타자기가 시각장애인들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을까요.

요즘은? 음성 인식과 음성 합성 등의 기술이 발달된 덕분에 시각장애인들이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그 만큼 넓어 졌죠. 게다가 점자 프린터 등도 있지 않습니까. 그래도 어쨌든 그 분들은 보통 사람들이 평소 생각하지 못 하는 불편함이 많을 겁니다.

그나마 이런 노력이 있었던 덕분에 오늘 날 조금이라도 더 불편을 덜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누구나 다 장애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노력을 해 준 선각자들이 더욱 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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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ictor – 1889 최초의 Daisy wheel 타자기


타자기가 아니라, 마치 컴파스나 해적이 쓰던 나침반 같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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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anklin 2 – 1892 최초로 shift key와 lock 기능을 갖춘 타자기

 

가운데의 스페이스 키 왼쪽과 오른쪽에 있는 두 키가 바로 shift key인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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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ickensderfer 5 – 1893 compact하고 매우 기능적인 타자기

 

여기서 잠깐!

 

이 전(1편 글 포함)에 보시던 타자기와 바로 이 Blickensderfer 타자기에는 조금 다른 면이 있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자판의 배열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이 전의 타자기에는 Q.W.E.R.T.Y. 순서로 자판이 배열되어 있습니다. 이 것은 지금 우리가 쓰는 자판기와 동일한 배열입니다.

 

그런데, 지금 보신 이 Blickensderfer 타자기 등을 보시면, 자판 배열이 Z. X. K. G. B. 등으로 배열이 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의 Q. W. E. R. T. Y. 식의 자판 배열은 말 그대로 QWERTY 방식 자판이라고 합니다.

 

어떤 방식이 더 편리할까요? 왜 나중에 나온 타자기의 자판이 현재 쓰이지 않고, 먼저 나온 QWERTY 방식이 현재까지도 쓰이고 있을까요?  

 

그 이유는 아래 링크를 보시면 더욱 자세히 아실 수 있습니다.

 

필독 추천! “비트손님의 감성 일기 중 컴퓨터 키보드에 숨겨진 비밀? <소비자 얽어매기>

 

여기 저기 다니며 찾아 보는 것을 귀찮아 하시는 귀차니스트들을 위하여 남의 글이지만, 그 이유를 요약하자면,

 

1.       첫 째 이유: 1870년에 처음 개발된 타자기의 이름은 “Type Writer”였는데, 출시하는 날, Type Writer라는 글씨를 빨리 칠 수 있는 모습을 보이기 위하여 일부러 자판의 첫 줄에 그 알파벳을 모두 집어 넣었다는 것입니다. 흠..."P"와 "I"는 오른쪽에 있긴 합니다. 어쨌든........

2.       두 번째 이유는 당시 잉크가 빨리 마르지 않아 종이가 쉽게 엉겨 붙었다는데, 잉크가 마르는 시간을 벌기 위하여 일부러 타자 치는 속도를 조금 느리게 하기 위하여 어렵게 배열했다는 설도 있답니다.

3.       초창기 타자기는 두 손으로 치는 것이 아니라, 한 손으로만 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이 QWERTY 방식이 최적이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항상 사용하는 키보드이지만, 왜 자판의 배열이 그렇게 되어 있을까 하고 생각한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 자판 형식이 오늘 날까지 그대로 유지 되었을까. 그 이유는 이미 소비자가 이 QWERTY 방식에 익숙해 졌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아주 획기적인 차이가 없는 한, 대부분 소비자는 그냥 익숙해 진 방식 그대로를 선호하겠죠,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굳이 새로 학습해 가며 물건을 사겠습니까.

그래서 우리가 쓰는 이 자판기 역시 QWERTY 방식입니다.
 

좋은 자료를 링크해 주신 비트손님께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이런 것이 바로 정보의 공유, 나눔의 미학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 한번 필독 추천! “비트손님의 감성 일기 중 컴퓨터 키보드에 숨겨진 비밀? <소비자 얽어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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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ickensderfer 5”를 사용하는 모습을 담은 귀한 사진.


그냥 스쳐 보면 서부 영화의 한 장면같이 보입니다. 1897 Iowa Atlantic Western Union 사무실에서 어느 노조 사무원이 타자를 치는 모습입니다.

 


옛날 타자기, 계속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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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mbert 1 –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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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05년의 Lambert 광고.

 

아마도 프랑스에서 판매하던 광고인가 봅니다. 이 광고를 보니 이 둥그런 wheel의 타자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짐작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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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dell 2 – 1890

 

타자기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인정받았던 미려한 타자기입니다. 아, 나도 하나 갖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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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ttsburg Visible – 1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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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ttsburg Visible 설명서


이 타자기가 현대식 타자기의 주요 요소를 갖춘 선구적인 타자기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4벌의 자판을 가지고, 종이를 감는 롤러를 제대로 때려 줄 수 있고, 게다가 타자 치면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듭니다.

 


잘 만들기만 하면 뭐합니까? 잘 팔아야지 장땡이죠.

이제 몇 가지 타자기 판매상의 옛날 광고도 재미 삼아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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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QWERTY Connection.

 

QWERTY의 의미는 앞에서 설명드렸습니다. QWERTY 자판을 사용하는 타자기들을 판매한다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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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Ghostly clacking sound of an old Underwood


이 것은 광고보다는 아마 신문 기사인 것 같은데, 초기 타자기 두드리는 소리가 아마도 귀신이 마루 위를 걸어 다니는 소리처럼 귀에 거슬렸던 모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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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uirky QWERTY


영어권에서는 이런 재미있는 표현을 좋아하고 잘 쓰는데, 이 것도 재미있는 광고 카피네요.

Quirky QWERTY. Quirky가 재빠르다는 뜻이고 QWERTY는 앞에 언급한 대로 자판의 배열을 의미합니다.

 


아래 사진 역시 정말 귀한 사진입니다. (우리 가족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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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집 골동품 “마라톤” 타자기입니다.

 


이제는 골동품 취급을 받지만 이 것으로 레포트를 써 내면 다른 친구들이 모두 부러워했고 한 때 잘 나가던 유명한 마라톤타자기입니다. 지금은 인테리어 소품으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재미있으셨나요?

2회에 걸쳐 타자기의 역사를 살펴 보았습니다.

지난 글에서도 말했지만, 한석봉의 붓에서, 연필, 만년필을 거쳐, 최초로 기계화된 글 쓰는 장비인 타자기를 거친 후 컴퓨터라는 것이 나와 비로소 워드프로세서로 이렇게 편리하게 글을 쓰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지식도 문명도 하루 아침에 쌓이는 것이 아닙니다. 이제 지식을 보다 손 쉽게 쌓을 수 있는 기계 또는 소프트웨어가 우리 손에 있으니, 인류의 지식을 서로 나눌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렇다고 제 글을 무단으로 복제해도 괜찮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닙니다.)



♡ 이번 기회에 함께 보면 더욱 즐거운 박물관의 세계 ♡

0) 요 글 바로 앞 글, 먼저 읽지 못 하신 분은 지금이라도 필독!
2008/08/07 - 한 눈에 보는 타자기의 역사(1), 지식산업시대의 길을 열다

1) 이 글을 읽고 나면 방 구석 전화기가 신기해 보입니다.
2008/01/19 - ☏ [캐나다] 인류 최초로 전화를 발명한 그 곳을 찾아 가다.

2) 이 글을 읽고 나면 발에 걷어 차이는 돌멩이도 다시 보게 됩니다.
2008/04/06 - ☆ 화성에서 온 돌멩이, 혹시 보신 적이 있나요? ☆

3) 이 글을 읽고 나면 깨진 도자기 하나도 우리 것이라면 귀하게 보입니다.
2008/04/17 - ♨ 해외 박물관 내 한국관, 정말 이래도 되는가?

4) 이 글을 읽고 나면 꺼진 불도 다시 보게 됩니다.
2008/07/04 - ♡ 초창기 전기 산업의 발자취를 따라 가 보다 ♡

5) 이 글을 읽고 나면 껌 하나 영수증도 다시 챙기게 됩니다.
2008/07/08 - ♡ 옛날 서양 가게에서는 어떤 기계를 사용했는가 ♡

6) 이 글을 읽고 나면 박물관 모퉁이 벽도 자세히 보게 됩니다.
2008/07/24 - ◑◐ 박물관에서 본 곤충 채집, 조개, 그리고 장난감 병정 ◐◑

7) 이 글을 읽고 나면 도마뱀도 공룡으로 보입니다.
2008/03/28 - ◑◐ 캐나다의 공룡 전시관, 함께 보러 갑시다 (3) ◐◑
2008/02/09 - ◑◐ 캐나다의 공룡 전시관, 함께 보러 갑시다 (2) ◐◑
2008/02/04 - ◑◐ 캐나다의 공룡 전시회, 함께 보러 갑시다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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