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미 학습 교재에서 본 우리 나라 역사 왜곡의 현 주소는 ♨
독도 문제가 터지면 내 속도 함께 터지는 것은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가 다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한 나라의 영토 문제는 땅 몇 필지만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적으로는 자원의 문제요, 주권의 문제이며 민족 자존의 문제이고 역사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대개 우리 나라를 둘러싼 영토 문제나 역사 왜곡 문제를 크게 나누어 보면, 일본과 관련 있는 독도 문제와 중국과 관련 있는 동북공정(東北工程) 문제를 들고 있습니다.
필자가 살고 있는 북미에서는 이 문제들에 대하여 얼마나 인식을 하고 있으며 어떻게 인식을 하고 있는지 어린 학생들이 공부하는 교재 몇 가지를 보면서 유추해 보았습니다. (※ 이 글은 학술적인 논문도 아니고 단순한 개인 블로그에 지나지 않음을 고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백 번 물어 봐야 한 번 보느니만 못 한 법이니, 하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 독도가 속해 있는 동해는 어디에 있나? ♨
아래 사진들은 제 아이들이 보는 책 중에서 일부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대부분 아이들 학교에서 부교재로 사용되는 책들입니다. (공교롭게도 예로든 책들이 모두 Scholastic사에서 출판한 Usborne Books 들이네요. 그러나 다른 책들도 매 한가지입니다.)
▲ Usborne Essential Atlas of the World p. 47 (published by Scholastic Inc.)
누구나 알다시피 동해가 “Sea of Japan”으로 단독 표기되어 온 것은 하루 이틀 된 것이 아닙니다. 우리 정부가 맥 놓고 구경만 해 온 이 문제는 이제 최소한 영어로 표기되는 거의 모든 지도에서 “Sea of Japan”으로 통일이 되어 있어 더 이상 손 쓰기도 어려워 보입니다.
서해 또는 황해가 “Yellow Sea”로 표기되는 것은 아직은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이 것도 조만간 (예를 들어) “East China Sea” 등으로 표시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행히 이미 East China Sea가 있기 때문에 아직은 무사한지도 모르나, 중국의 나라 힘이 커지고 세계에 대한 영향력이 커 짐에 따라 동북공정 정책이 서해로 뻗어 나갈 거라는 것은 이제 시간 문제로 보입니다.
예를 든 이 지도에는 독도가 표시되어 있지 않지만, 독도가 있는 바다 자체가 “일본해, Sea of Japan”으로 계속 명기되어 간다면, 독도에 대한 주권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는 것 자체가 그 만큼 어려워 질 것입니다. 우리와 일본, 중국 등을 제외한 세계의 다른 나라들은 사실 우리 나라와 일본이 제각각 다른 시각으로 주장하는 독도의 역사에 대해서는 사실 큰 관심이 없습니다. 그들이 관심 있는 것은, 둘 중 누가 힘이 더 세고, 목소리가 더 크고, 누가 실증적인 자료를 더 많이 확보했냐는 것입니다.
우리 정부가 아무 생각이 없을 때 한 편에서는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의 주장이 Sea of Japan 등으로 하나하나 차곡차곡 설득력을 얻어 가고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결국은 일본의 어거지 주장이 세계 다른 나라들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유독 우리 나라만이 왜곡되었다고 믿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끔찍한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아마도 중국에게는 좋은 선생님이 될 것입니다.
♨ 고조선과 고구려가 중국의 변방 정권이었다? ♨
▲ Usborne World History Ancient World p. 65 (published by Scholastic Inc.)
어린이 세계사 책에 나오는 고대 중국의 국경입니다. 중국 한나라 시절 실크로드를 설명하기 위한 그림 같은데, 우리 나라의 충청도 일부 지방까지도 중국 영토로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표시된 연도가 200 BC ~ AD 200로 되어 있는 것을 보니 당시 우리나라는 고조선 후 고구려, 신라, 백제의 삼국 시대 초창기라고 봐야 할 것 같은데, 이 시대건 언제건 간에 우리 나라가 중국 땅이었던 적이 있었는지? 그 당시 잠깐 “한사군”이 설치된 적은 있었죠.
그러나 이 지도는 제가 보기에는 “한사군”을 염두에 두고 작성된 것이 아니라, 고구려가 중국 변방의 한 정권에 불과했다는 중국의 동북공정의 소산이 아닌가 싶습니다.
참고로, Google 등에서 “Han Dynasty” 또는 “Han Empire” 등의 검색어로 이미지 검색을 해 보면 이런 (우리 역사의 시각에서 보면 어이없는) 지도가 여기 저기 나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대학의 동양사 학과의 자료에서도 이렇게 나옵니다.
이렇게 버젓이 어린이 교재에도 나오는 왜곡된 역사를 보고 있자면, 우리 나라는 원래부터 독립된 나라였다는 우리의 역사관보다도, 한국은 예전부터 중국의 속국에 불과했다는 중국 측의 주장이 서구인들에게는 더 먹혀 들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우리 민족이 역사상 최대의 영토를 일구었다고 아쉬워하는 고구려나 발해는 독립된 한 민족의 고대 국가가 아닌 중국의 한 변방 정권에 불과했다는 중국의 주장이 앞으로 설득력을 얻어 갈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 우리 문화의 왜곡 또는 무시? ♨
▲ Usborne Children's Picture Atlas p. 37 (published by Scholastic Inc.)
이 그림은 역사 왜곡과는 거의 관계가 없습니다. 단지 문화적으로 오해를 살 수 있는 그림입니다.
일본은 심지어 두루미까지도 소개가 되고 있는 것에 비해 우리 나라는 아무 것도 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나친 억측인지는 몰라도 이 그림만 보고 판단하자면 한국은 아직도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여 있는 별 볼 일 없는 나라에 불과한 듯이 보입니다. 그다지 어린이들에게 가르쳐 줄만한 독창적인 문화도 없어 보입니다. 세계 역사나 지리에 대한 기초 지식이 부족한 어린 학생들에게는 한국의 존재가 중국의 궁전이나 일본의 두루미에 묻혀 거의 보이지도 않겠습니다.
이 지도는, 아직도 서구인들에게는 대한민국이 한국전쟁이 끝난 후 어찌 어찌하여 돈 좀 벌어 이제 좀 살만한 나라…… IT 분야 등은 그래도 높이 평가할 만 한데, 그냥 그 것일 뿐, 문화적으로는 (우리 생각으로는 참으로 억울하지만) 중국과 일본의 아류작에 불과한 듯한……그저 그런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이야기 드리면 누구나 화가 벌컥 나겠지만, 서구인들에게 우리 나라는 아직 중국과 일본에 비하여 관심도가 엄청 많이 떨어지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어린 학생들이 보는 부교재에서 조차 그냥 중국과 일본 사이에 아무 것도 없이 그냥 끼어 넣기만 하였습니다.
이 지도가 있는 단원의 제목은 “극동아시아의 문화”입니다.
♨ 우리 정부에게는 시도라도 할 마음이 있기는 있나? ♨
우리 나라의 역사 왜곡이나 그릇된 정보를 지적하고 홍보하는 데 여러 단체들(반크, VANK: Voluntary Agency Network of Korea 등)과 개인(
그에 반해 우리 정부는 어이없게도 멀쩡하게 있던 관련 부서도 하루 아침에 없애 버리고 고작 공무원 단 한 사람에게 이 중요한 일을 통째로 맡겼다고 하는데…………
♨ 어이 없고 화가 저절로 나는 대~~~단하고 신기한 정부에 대한 관련 기사 “정부, 일본 역사왜곡 대책 전무” 보러 가서 꿀밤이라도 한 방 먹이고 오기 ♨
우리 정부가 이렇게 어이없고 안이하게 대처하는 사이에 이미 서구에서는 어린이 책에서조차도 멀쩡한 우리 영토가 중국이나 일본에게 넘어가는 것이 기정 사실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어린 학생들에게 이렇게 가르친다는 것은 앞으로 그 친구들이 성인이 된다면 독도 문제나 만주 문제 같은 것은, 일본이나 중국의 주장을 거의 그대로 받아 들여서 행여나 우리가 제대로 알라고 뒤늦게 호소한다 해도 “왠, 개가 짖어?”하고 문을 걸어 잠글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만주나 간도, 대마도 등을 다시 수복해 달라고까지는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도 참……한심하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만, 그나마 말발이라도 세울 수 있었던 독도 조차도 제대로 지키지 못 하고 우왕좌왕하는 정부를 보면서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과거를 불문하고 미래 지향적으로 생각하고 싶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 하는 것은 아니나, 상대방도 그렇게 호응해 줘야 내 생각이 현실로 살아 나는 것이지, 나 혼자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니냐고 백날 이야기해 봐야 우리만 바보 되는 것입니다.
독도 문제만 놓고 보더라도 이명박 정부는 일본의 교활하고도 치밀한 전략에 말려 들어가고 있습니다. 왜? 우리 정부는 전략 자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독도 문제를 제 마음대로 휙 던지면서 우리의 뺨을 확 갈기고 태평스럽게 휴가를 떠나는 일본 수상의 뒷모습을 보면서, 여름 휴가도 제대로 못 가고 얻어 맞은 뺨만 어루만지고 있는 대통령을 보니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허접하게라도 전략이 뭐 있어야 뺨을 맞더라도 왜 때리냐고 대들기라도 할 것 아닙니까?
그런 식으로 계속 하다 보면 나중에는 또 중국에게 남은 뺨도 한 쪽 더 내 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속 상한 일이 하나 둘이 아닌데 (진의가 그렇지 않았다 해도) 우리 나라의 대통령이 아무리 실용(?) 외교 노선을 강조했다 해도 이번 일에 빌미를 제공했다는 소지가 다분히 있어 그 것이 더 속상합니다.
내가 집권하고 있을 때 골치 아픈 문제로 여겨 적극적 해결을 회피하거나 또는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 문제를 크게 확대시키고 싶지 않은 부류나, 공론화하지 않고 뒷구멍으로 은근 슬쩍 덮어 보려고 시도하는 무리들이라면, 이 문제를 우리 나라와 주변 국가들과의 문제에 불과하다고 스스로 한계를 지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저 자신이 북미 지역에 살다 보니, 태평양 건너 이야기지만, 세계 정치의 큰 흐름을 좌우하고 있는 영어권 국가의 핵심 세력인 북미 지역에서도 이 문제를 잘 못 이해하고 있다면 나중에 더 잘 못 되기 전에 태평양이 아니라 남극, 북극을 넘어서라도 하루 빨리 바로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정부가 조금 더 시야를 넓혀서 좀 더 적극적으로 좀 더 배포 있게, 제발 좀 제대로 된 전략도 세워서 현명하게 대처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읽을 가능성은 0.5%도 되지 않겠지만, 최소한 이런 문제도 있다는 것을 알아 주셨으면 합니다.
필자가 살고 있는 토론토의 토론토 대학에 계신 “
♡ 관련 기사 “두 여성이 ‘독도’ 지켰다” 보러 가서 박수 한번 쳐 주기 ♡
거, 매일 이런 일이 생기면 "김장훈"씨나 "김하나"씨, "김영기"씨 등 개인들에게 맡겨 놓을 겁니까? (모두 다 김씨네요?)
왜, 어린 학생들의 교재 따위를 문제 삼는가?
이 책을 읽고 공부하는 대상이 바로 어린 학생들이고 그들이 미래를 만들어 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본 교과서가 왜곡된 것이 큰 문제입니다. 그래서 또 다른 당사자인 중국 교과서가 왜곡되는 것도 커다란 문제입니다. 그래서 또 그들의 든든한 원군이 되어 줄 수 있는 서구의 교재가 왜곡되어 가는 것도 크나 크~~~ㄴ 문제입니다.
우리 정부만 모른 척 하자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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