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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본 한국은

♡ 캐나다에서 찾은 625의 흔적들 ♡


♡ 캐나다에서 찾은 6. 25의 흔적들 ♡


 

6.25 전쟁 기념일입니다. 
오늘이 바로  6.25 전쟁 기념일입니다.
올해도 6.25 전쟁 기념일이 그냥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6.25 전쟁이 언제 발발했는지 국사를 제대로 배우지 않아 날짜를 외우지 못 했다고 하는 학생들(그런 학생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믿고 싶지도 않습니다만), 다른 것은 몰라도 1950년 6월 25일 이 날짜는 기억하는 것이 대한 민국에서 살아가고 공부하는 학생의 최소한의 도리입니다.
(◀ 삭제 후 첨언)

우리 나라에서도 많이 잊혀져 가는 이 참혹한 전쟁이 멀리 캐나다에서는 아직 잊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 그 현장을 몇 군데 소개합니다.


 

☆ 이야기 하나

 

먼저 아래 사진부터 보시지요.

몇 차례에 걸쳐 매너나이트 마을을 소개 드렸는데요.

그 마을에서
돌아 오는 길에 평소에는 그냥 지나치다가 우연히 신호에 걸리는 바람에 이런 비석을 볼 수 있었습니다. 차를 출발하면서 급하게 찍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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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 시골에 세워 져 있는 한국전 참전 기념비


캐나다 시골 길 가에 호젓이 서 있는 참전 기념비입니다. 2차 대전과 6.25에 참전하여 전사한 이 마을의 젊은이들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마을에서 길 가 로터리에 세운 기념비이지요. 흐릿하게 찍혀 잘 안 보이지만, 비석 왼쪽에는 “World War II”, 오른쪽 아래에 “Korea War”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6.25 기념일이군요. 오늘 신문을 보니 요즘 아이들 절반 이상이 6.25 전쟁의 발발 연도 조차 모른다는 소식이 있더군요.

 

저 역시 6.25 때는 태어나지도 않았지만, 학교 다닐 때 반공교과서를 배운 세대이고, 그래서인지 이 맘 때면 6.25 같은 전쟁이 다시는 일어 나서는 안 되겠다고 반공 글짓기를 쓰던 옛날이 생각납니다. 게다가 아버지에게서 하도 참혹한 경험을 이야기 들어와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그런 끔직한 전쟁을 생각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에게도 잊혀져 가는 전쟁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와는 거의 관계도 없어 보이는 이 곳 캐나다의 시골에서도 항상 꽃다발을 가져다 놓고 나름대로 기념하고 있었습니다.

 

 

☆ 이야기 둘

 

언젠가 어느 블로거께서 구글맵으로 “Korea”라는 지명을 찾던 것이 생각납니다. (좋은 정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 글 : http://heomin61.tistory.com/179

 

이 분께서 구글맵으로 조사해 보니 세계 여기 저기에 “Korea”라는 지명이 나오던데 캐나다에도 두 군데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확인해 보니, 두 군데 다 군 영내 도로더군요. 선배 캐나다 군이 6.25 전쟁에 참전한 전과를 후배 캐나다 군에 남기고 싶어 아마 영내 도로 이름을 “Korea Road”라고 지은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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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ogle Map에 나오는 캐나다 시골, 군 기지 내 “Korea Road”. 주소 = Korea Rd, Borden, Simcoe, Ontario, Canada



☆ 이야기 셋

 

토론토 바로 북서쪽에 브램튼(Brampton)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그 바로 옆은 미시사가(Mississauga)라는 큰 도시인데, 이 곳도 우리 나라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 중 하나입니다. 이 곳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의 묘지라는 팻말이 보입니다. 이 팻말을 따라 가면 “Korea Veterans' National Wall of Remembrance & Ontario Field of Honour”라는 곳이 나옵니다.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기리는 추모 벽과 그 분들의 영광을 모시는 묘지라는 뜻이지요.

 

이 곳에는 516 , 남의 나라 전쟁터에서 하나 밖에 없는 목숨을 바친 캐나다의 젊은이들의 이름을 하나 하나 새긴 동판이 벽에 걸려 있고, 이 묘지 Meadowvale Cemetery에는 “Ontario Field of Honour”라는 한국전 참전 용사들의 묘역이 따로 마련되어 그 분들의 넋을 정중히 모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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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Veterans' National Wall of Remembrance & Ontario Field of Honour.
Brampton
시 홈페이지 http://www.brampton.ca에서 퍼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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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tario Field of Honour 동판.
역시 Brampton시 홈페이지 http://www.brampton.ca에서 퍼 옴

 


 

☆ 이야기 넷

 

캐나다 연방의 수도는 토론토가 아니라 오타와입니다.

 

오타와에는 박물관의 도시로도 아주 유명한데 우리한테도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박물관이 하나 있습니다. 국회의사당에서 미술관을 지나 총독 관저 쪽으로 가다 보면 탱크가 한 대 서 있는 건물이 있는데, 이 것이 바로 전쟁박물관입니다.

국회의사당에서 왼쪽으로 오타와강을 따라 조금만 더 내려 가면, 전쟁박물관을 보실 수가 있을 겁니다. (수정하였습니다. 이 글을 쓴 저 자신이 이 박물관을 가 본지 상당히 오래 되었습니다. 그 새 박물관이 이전했더군요. 지적해 주신 아래 "오타완"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전쟁 박물관에 가 보면 캐나다 군이 겪은 육이오전쟁을 직접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곳에 가면 전쟁 당시의 사진과 유물 들이 다수 전시되어 있는데, 중공군과 북한군에게서 노획한 무기 들이 가장 눈에 들어 옵니다.

 

아쉽게도 이 곳은 한국에서 오는 관광객들의 관광 코스에서 빠져 있어 관광 버스를 타고 지나가시면서도 탱크만 보고 어린이들이 와~~할 뿐 대부분 잘 모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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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에서 노획한 적군의 소총


 

☆ 이야기 다섯

 

캐나다 군은 과연 육이오 전쟁 당시 어떤 역할을 어떻게 했을까요?

 

육이오 전쟁 발발 당시 유엔에서 파병 등 지원 문제를 논의할 때 제일 먼저 손 들고 나선 나라가 바로 캐나다였다고 합니다.

 

캐나다 군은 육이오에서 총 516분의 전사자가 생겼습니다. 개전 초기부터 유엔군의 일원으로 참전한 캐나다 군은 휴전될 때까지 육해공군 모두 총 26,791명을 파병했다는데, 이 숫자는 미국과 영국군 다음으로 많은 숫자이며, 육해공군 모두 파병한 나라는 역시 미국과 호주군 다음이었습니다.

 

캐나다 군은 인해 전술로 밀려 들어 오는 중공군을 가평에서 막아 큰 공로를 세웠습니다. 이 것이 육이오전쟁사에서도 유명한 가평전투입니다. 이 가평전투에서 캐나다 군의 희생이 없었더라면 전쟁의 양상이 엄청나게 달라졌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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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1년 경계 근무 중인 어느 캐나다 기관총 사수 from “Veterans Affairs Canada” (그냥 퍼 온 사진. 이르지 말기 바람)

 


☆ 이야기 여섯

 

웹사이트 몇 가지 소개합니다. 클릭해서 한번 살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육이오전쟁에 참전하신 분들의 웹사이트입니다.

KOREA VETERANS ASSOCIATION OF CANADA INC

 

육이오 전쟁 당시의 캐나다 군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은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Veterans Affairs Canada

 

캐나다 군의 육이오 전쟁 참전 기록은 여기서 찾을 수 있습니다.

Veterans Affairs Canada
 

오타와 전쟁 박물관의 공식 홈페이지는 여기를 클릭하세요.


 

☆ 이야기 일곱 (추가)

 

이 글을 게재한 후 하나 잊은 것이 있어 뒤 늦게 추가합니다.

 

토론토 사내에는 “Sunnybrook Health Science Centre”라는 병원이 있습니다. 이 병원에는 상이군인들을 위한 병동이 따로 있는데, 6.25 전쟁 당시 부상을 입은 분들이 아직도 몇 분 계십니다. 2004년도까지만 해도 열두분이 계셨는데 그 새 몇 분이 작고하셔서 이제 여덟 분만이 계신 모양입니다.

 

한국을 위해서인지, 캐나다를 위해서인지 아니면 지구 평화를 위해서인지 따질 필요 없이 이 분들께서는 젊은 한 때를 전쟁터에서 보내고 그 고통을 평생 짊어 지고 오신 분들이십니다.

 

캐나다 정부에서는 남의 나라 전쟁터에서 부상을 입은 분들이지만 이렇게 이 분들을 평생 편하게 모시고 있습니다. 물론 이 밈때쯤이면 우리 나라 대사관에서도 이 분들을 찾아 뵙는 것으로 압니다.

 

여기 가시면 간접적으로라도 이 분들을 뵐 수 있습니다.

 

Sunnybrook health Science Centre Veterans and Community




아직도 해마다 육이오 때가 되면 백발이 성성한 퇴역 군인들이 캐나다 국기인 “Maple”기와 우리 나라 국기인 태극기를 나란히 들고 행진을 하곤 합니다. 지나 가다 이 분들을 뵈오면 마음으로라도 경의를 표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시 일어 나서는 절대로! 안 되는 전쟁, 우리에게 잊혀져 가고 있지만 우리와 큰 관계도 없는 먼 나라 캐나다에서도 이렇게 아직 이 전쟁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이유야 어쨌든, 사상이 어쨌든 간에, 한 젊은이가 남의 나라에 와서 목숨을 바친 소중한 가치는 어디서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을까요?

 

거창하게 전쟁의 의미나 사상, 정치 등을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참전 병사들 중에는 아마도 전쟁이 좋아서 참전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겠지요.

 

월남 전쟁이나 이라크 전쟁처럼 정치적 이유로 인하여 사회적 냉대를 받고 증오를 받는 전쟁의 개념이나 평가를 떠나, 그 전쟁에 어떤 이유로 참전했건 간에, 실제 참전한 젊은이들과 그 가족들이 이 전쟁으로 말미암아 얼마나 끔직한 고통에 시달렸을 것인지 한번쯤 생각해 보고, 이 분들이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 간 사연을 인간적으로 추모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6.25 전쟁이 언제 발발하였는지도 모르는, (어떻게 생각해 보면 우리 나라 역사 교육의 현장을 보여 주는 듯한) 우리 나라 청소년 들에게, 고작 이번 주 만이라도 한번쯤은 이런 남의 나라 젊은이들과 그 가족들의 아픔도 우리와 함께 했다는 것, 그 고통이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것을 느꼈으면 합니다.

(다시 읽고 싶지 않은 관련 기사 다시 보기 :중·고생 57% “한국전쟁이 언제 났죠?” )


추가 :
관계 업무를 하시는 분들이 이 글을 읽어 주실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내친 김에 정부에 한 가지 제언을 드립니다.  

캐나다건 어디건 간에 우리가 정말 어려울 때, 목숨을 걸고 도와 주신 고마운 분들께서 많이 계십니다. 세월이 그 만큼 많이 흘렀으니 당연히 그 분들께서는 이미 많이 작고하셨을 테고 아직 생존해 계신 분들도 조만간 우리 곁을 떠나실 겁니다.

동기야 어쨌든 남의 나라 전쟁에 참여하여 우리 대신 지옥의 짐을 짊어 주신 분들이십니다. 그 가족 분들도 함께 고통을 나누었습니다. 전사하신 분들도 그렇지만 부상을 입고 평생 병상에 누워 계신 분도 계신 것으로 압니다. (위에 추가된 "이야기 일곱" 꼭지 참고)

이제 우리 나라도 살 만한 나라입니다. 이 정도 되었으면 이제는 그 분들을 찾아 볼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언젠가, 신문에서 아직 생존해 계신 분들을 초청한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올해도 그런 계획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 계획이 있다면 다행인데, 혹시 아직 계획이 없다면 또는 민간 차원에서의 조촐한 계획만 있다면, 이제는 대한 민국 정부에서 그 분들에게 인사를 드릴 차례가 아닌 가 싶습니다.

큰 비용도 들지 않을 겁니다. 해외에 계신 참전용사들에게 공식적으로 초청장을 보내 주시어 당신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잘 살고 있고 대한민국이 영원히 고마움을 간직하고 있다고 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왕이면 전사자들의 가족들도 포함해서 말입니다.

아울러 재원을 만들어 그 분들에게 혹은 그 분들의 가족에게 약간이라도 대한 민국 국민의 이름으로 연금이나 장학금 등을 드려 실용적인 도움을 드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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