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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본 한국은

시크하고 패셔너블한 모던 풍 루즈한 핏감의 스타일???


시크하고 패셔너블한 모던 풍 루즈한 핏감의 스타일???



딸 아이는 유치원 졸업을 몇 달 앞두고 이민 왔습니다.


당연히 영어 한 마디도 제대로 못 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했지요.

 

선생님이나 친구들의 말도 한 마디 알아 듣지도 못 하는데 이 아이가 학교에서 얼마나 괴로와 할까 싶어 휴식시간이나 점심 시간이 되면 괜히 학교 부근을 어슬렁거리면서 딸의 눈치를 살폈습니다. 걱정하는 우리를 보고 선생님은 연신 걱정 마라, 아이들은 신기하게도 정말 빨리 배운다고 안심시켰지만 그래도 딸 아이가 걱정되어 하교할 때마다 동전 한 잎씩 예쁜 것으로 골라 손에 쥐어 주고 바비 인형도 사 달라는 대로 사 주곤 했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딸의 영어 실력은 금방 늘어가고 있었습니다. 친구들도 놀러 오고 학교 생활에 예상 외로 빨리 적응하고 있었죠.

 

, 이제는 안심해도 되겠다. 그래, 영어는 이제 제대로 할 테니까 배우다만 한글도 제대로 배워야지

 

이렇게 조금 안심이 되었을 때 아이를 한글학교에 보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글학교에서 글짓기 대회가 열렸습니다.

 

아이가 글짓기를 잘 했나 궁금했습니다.

아이에게 그래, 제목은 뭐라고 했니?”하고 물었죠.


딸 아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 제목은 입이 아파요.”


뭐라고? 입이 아프다고?”

, 입이 아파.”

 

갑작스럽게 입이 아프다는 말에 너무나 놀란 우리는 글짓기 내용은 쳐다 보지도 못 하고 예약도 하지 않은 채 바로 병원에 갔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죠. 오랜 시간을 기다리다가 간신히 진찰을 받아 보니 딸 아이 입에는 아무 이상도 없다고 합니다.

 

거 참 이상하네, 멀쩡한 입이 왜 갑자기 아팠을까?”

 

하여간 의사가 아이 입이 멀쩡하다고 하니 어느 정도 안심이 되어 그제서야 딸 아이가 지은 글을 읽어 볼 생각이 났습니다. 바로 그 글에 엄마, 아빠, 의사도 모르던 해답이 있었습니다.

 

아이는 정말 입이 아팠던 것이 아니라 아직 영어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 자기 마음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 해 답답해진 속 마음을 입이 아파요로 표현한 것이었습니다.

 

그랬었구나.”

 

엄마와 아빠는 네가 친구들과 곧잘 재잘거리면서 노는 것을 보고 어느 정도 안심하고 있었는데 네 스스로는 네 입이 무척이나 답답했던 모양이구나. 내 마음대로 말이 안 나오는 입이 정말 아팠겠냐싶어 일단 아이를 꼭 껴안아 주었지만 이 입이 도대체 언제 풀리나걱정 됐습니다.

그도 그렇지만 사실 그 입이 풀릴 때까지 아이가 얼마나 더 마음 고생이 심할까가 더 걱정 됐죠.

어쨌든 아이들의 능력은 참으로 대단해서 얼마 안 지나 아픈 입은 큰 휴유증없이 자연스럽게 치료됐습니다. 시간이 약이란 말이 이럴 때 맞아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게 된 딸 아이가 요즘 또 다시 입이 아프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영어 때문이 아닙니다. 집에서 그렇게 열심히 우리 말, 우리 글 교육을 시켰지만 아무래도 집에서만 쓰는 한국어가 영어에 자꾸 밀려갑니다. 그래도 가능한 한국어로 이야기해 보라는 아빠의 성화에 이제 딸 아이가 다시 입이 아파온다고 합니다.

 

이래저래 골치 아프지만 이제는 그새 훌쩍 커 숙녀가 다 되어 버린 딸 아이가 그래도 한국어는 앞으로 자신의 인생에 중요한 무기가 될 것이라는 것을 이해 하고 있으니 지금은 조금 불편하더라도 언젠가는 스스로 또 다시 아픈 입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얼마 전 아이들을 학교에 바래다 주면서 보니 새로 이민 온 아이 하나가 유치원에 들어가기가 무섭다며 엄마한테 떼를 쓰고 엉엉 울고 있었습니다. 그 아이가 우는 모습을 보니 예전 우리 딸 아이가 생각나 그렇게 안쓰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야, 너도 입이 아프겠구나. 입이 풀릴 때까지 울지 말고 조금만 참자.”

이렇게 말해 주고 싶은데 우는 아이가 제대로 알 리가 없지요. 아마 그 아이에게도 시간이 약이 될 것입니다. 기왕이면 조금 덜 쓴 약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나도 입이 아파 옵니다.

 

주로 무엇인가 항의할 일이 있을 때 머리 속으로는 내가 충분히 이길 만한 논리가 시속 200km로 확 지나가는데 입에서는 뱅뱅 돌면서 횡설수설로 끝낼때가 많습니다. 이럴 때 정말 입이 아픕니다.

 

예전부터 잘 알고 있는 영어 단어라 그 의미는 충분히 알지만 그에 맞는 적당한 우리 말이 금방 생각나지 않아 곤란할 때도 종종 있습니다. 옆 사람들이 영어도 못 하고 한국어도 못 하는 어정쩡한 상황이 이제 오는 것이라고 놀립니다.

 

게다가 귀도 아파 옵니다. 전화 받아야 할 때 특히 귀가 아픕니다. 전화로 돈 이야기할 때는 거의 죽음입니다.

 

그런데 입도 안 아플 한국에 계신 분들(중 일부라고 믿고 싶은…)은 왜 이리 영어를 못 써서 안달일까요?

 

며칠 전 병원에서 잡지를 보았습니다.

 

(특히 옷 광고 부분에서)
『시크하고 패셔너블한 모던 풍 루즈한 핏감의 스타일로』 어쩌구 저쩌구 ……

 

이게 도대체 어느 나라 무슨 말일까요? 다른 것은 그러려니 하겠는데 『핏감』?

 

영어로 쓰면 멋 있어 보이나요? 10 9일 한글날 하루만 한글 쓰면 『땡』인가 보죠? 입도 귀도 자꾸 아파만 오는 요즘 지금은 며칠 지났지만 한글날이 되니 입도 귀도 안 아플 모국에서 자꾸 영어를 억망으로 섞어 쓰는 모습이 참으로 편치 않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핏감』이 뭐죠???


   조금 전에 내 글 내가 다시 읽고 알았습니다. 『FIT感』 내 몸에 달라 붙는 느낌...... 누군지 말 만들어 내는 데는 정말 대단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하나도 멋 있어 보이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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