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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이야기

캐나다, 우리 동네의 크리스마스 야경

◀ 우리 동네의 크리스마스 야경 ▶

 

◑◐ 어디서나 크리스마스 풍경은 비슷하겠지만 우리 동네 야경도 꽤 볼 만해서 저녁 먹고 일부러 산책 겸 돌아 다니며 여기 저기 찍어 보았습니다. 노출을 좀 길게 잡았더니 오히려 사진이 그다지 잘 나오지는 않았음을 양해 바랍니다.

◐◑

 


우리 나라에서는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면 온 동네가 아주 북적이면서 거의 축제 분위기입니다. 연인의 밤. 크리스마스 솔로가 제일 처량한 밤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일단, 그 분들에게 ...




이 곳의 크리스마스는 의외로 상당히 차분합니다. 안 그럴 것 같은데 말입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귀에 익혔던 그 캐롤, 이렇게 시작하지 않습니까?


Silent night, Holy night

All is calm, all is bright.

 

다른 명절 때도 대개 그렇지만 특히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거의 모든 가게들이 저녁 6시 전에 문을 닫습니다. 그래서 미리 장을 봐 두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처음 이민오거나 유학온 분들이 한국처럼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거리가 축제 분위기일 것이라고 착각하여 가끔 실수를 합니다. 이 곳은 말 그대로 Slient Night, Holy Night이기에 모두가 다 조용하고, 다만 집집마다 장식한 조명만이 반짝일 뿐입니다.

◀ 이렇게 말이지요.



그런데, 해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돌아 오면, 거리는 차분하다 못해 조용~~~ 고요에 가깝지만, 거의 한 달 전부터 집집마다 여러 가지 조명으로 꾸미고 있답니다. 거의 경쟁적으로 한다고나 할까요.


큰 나무가 있는 집은 높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조명을 설치하는데 거의 공사 수준입니다.


▲ 누구네 집 앞의 나무들인데, 추운데 집 주인 고생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가로등보다는 작은 너무라서 그나마 공사를 할 수 있었을 겁니다.

 

제일 흔한 것은, 차고 위 처마에 희고 파란 고드름 모양의 조명이고 그 다음이 아마도 front yard의 작은 나무에 직접 하거나 나무들 사이에 사슴 같은 것도 귀엽습니다.


 

▲ 밤에는 파란색이나 흰색이 차가운 눈과 아주 잘 어울립니다.
사슴 목은 좌우로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좋아하지요.



어떤 집은 아주 그럴싸하게 예수 탄생을 차고 앞에 재현해 놓기도 하였습니다. 이 집은 해마다 그렇게 해 놓는데 곁다리로 온 동네 사람들이 모두 좋아한답니다.


▲ 언뜻 보면 조그마한 시골 성당 같은데, 차고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집이 제일 마음에 듭니다.



또 어떤 집은 집 앞에 산타 할아버지와 산타 할머니를 모셨습니다. 이 두 분이 가끔 손을 흔들어 주기 때문에 아이들이 눈을 크게 뜨고 다가 옵니다.


▲ 산타 할아버지 부부
(추운 날씨에 차 안에서 내리지 못 하고 대충 찍었더니 이렇게 나왔네요. 죄송...)



이렇게 서로 서로 자기 집을 예쁘게 장식해 놓으면 온 동네 사람들이 모두 기분이 UP! 됩니다.

장식이 잘 된 동네와 장식이 별로 안 된 동네는 겉 보기에도 그 동네의 분위기가 차이납니다. 크리스마스에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렇게 서로 서로 동네 분위기를 각 시즌에 맞춰 잘 올려 놓으면 자연히 동네 평판이 좋아지고 현실적으로 당연히 집 값에도 어느 정도 영향이 가게 마련이지요... 어쨌든 집 값과는 상관 없이 서로가 즐기는 일종의 야간 축제인 셈입니다.



▲ 오늘 밤 동네 사람들의 작품을 대강 모아 보았습니다.


나 혼자 제 멋에 겨워 누가 보던지 말던지 한껏 멋을 내 보는 한 겨울밤의 조명 축제, 이 분위기가 좋아 해마다 우리 가족도 조금씩 장식을 더 해 봅니다.


이렇게라도 안 하면 이 길고 긴 겨울을 어떻게 보낼까요? 이래야 눈을 치워도 재미가 나지요.


다시 한번, Merry Christmas!


연말, 즐겁고 차분하게 보냅시다.










☆ 지난 연말에 기록하고서는 깜박 나누지 못한 글입니다. 좀 뒤늦은 감이 있지만, 어쨌든 아직 겨울이니까...그리고 눈도 왔으니까...다시 보는 크리스마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