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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ced Cappuccino

@@@ 술, 강권하지 맙시다.


@@@ 술, 강권하지 맙시다.

해마다 이 맘 때면 그렇게 어렵게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들이 환영회나 MT 등에서 그 놈의 술 때문에 아까운 목숨을 잃어 버렸다는 등의 안타까운 소식이 종종 들려 옵니다. 아마도 기분에 취해서, 또는 선배들의 강권에 못 이겨 과음한 나머지 자신의 몸이 버틸 수 없을 정도로 한계를 넘어 가 버린 경우가 태반일 것입니다. 정말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이렇게, 술을 못 마시는 체질이라서 술이 두려운데도 불구하고 하느님과 동기간인 선배나 상사들이 권하는 것을 마다하기가 몹시나 어려운 처지에 있는 대학 신입생 또는 사회 초년생 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어, 역시 술을 전혀 마시지 못 하는 필자가 술 권하는 사회에서 그 나마 버텨 온 이야기도 안주 삼아 섞어서 술에 대한 제 소견을 나름 정리해 보았습니다.


미리 밝히고 이야기하자면, 저는 체질적으로 술을 전혀 들지 못 하는 사람입니다. 소주 한 잔만 들이키면 그 날은 거의 죽음입니다. 그러다 보니 일년 주류 소비량이 맥주 한 컵 정도?

 


저를 알게 되면 알아서 우롱차를 준비해 주지만, 항상 서로 잘 모르는 첫 모임 때가 말썽입니다.

 

술 먹고 사고칠 때 제일 큰 원인은, 체질적으로 술을 소화해 내지 못 하는 사람들에게 쪼다분위기를 조성하면서 강제로 술을 먹이려고 하는 태도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그 분위기에서 쪼다취급을 받는 것이 싫어서 대학 신입생시절 고등학교 동문회에 처음 나간 날, 바로 황천길로 갈 뻔 한 경험이 있습니다. 아직은 철이 덜 들었던 시절이라서 그랬겠지만 살아 나서 다행이라는 생각보다도 내가 술을 잘 먹지 못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제 큰 일 났다 싶었죠. 바로 그 술 때문에 결국 저는 동문회에서 매번 도망 다녀야 했습니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피곤한 일은 종종 있었습니다. 피할 수도 없는 회식은 저에게는 즐거움이 아니라 고통이었습니다. (나에게 차라리 야근명령서를 달라!) 신입사원 시절은 말할 것도 없고, 이런 저런 진급 때마다 그 고통은 극에 달했습니다.

 

이른바 그 원수 같은 폭탄주라는 것이 처음 회사 내에서 유행하기 시작했을 때가 하필 제가 과장 진급을 했을 때입니다. 처음으로 무슨 무슨 장이라는 타이틀을 단 그 날 아내에게 기쁨을 미처 전달하기도 전에 당시 이사님과 소장님의 강권에 못 이긴 폭탄주 두 잔에 결국 119에 실려 가고 말았는데 그 결과 드디어 저는 회사 내에서 사장 공인 우롱차로 인정받고 그 이후로는 회식에서 편하게 살아 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술을 먹지 못 한다는 사실이 영업을 한다거나 하는 사회 생활을 할 때 많은 지장을 주기도 하기에 주량을 조금 늘려볼 시도도 여러 번 해 보았습니다.

 

대학 신입생 환영회 이후, 술은 먹을수록 는다는 말에 속아, 소주 한 병을 사다가 밤이면 한 잔씩 홀짝이면서 나름 술 배를 늘려 보려고 애를 써 본 적도 있습니다. 지금 와서 다시 생각해 보니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만, 옛날 저처럼 술을 못 먹는 자신을 탓하며 체질 개선을 위해 마치 약을 먹듯이 남 몰래 한 잔씩 홀짝이는 젊은 친구들이 지금도 있을 거라고 여겨집니다.

 

술 권하는 사회에서 나름대로 살아 가기 위하여 그런 어이 없는 노력도 했건만, 제 경험에 따르면 내 몸이 술을 받지 못 하는 체질은 제 아무리 애를 써도 그다지 나아지지 않습니다.

 

술은 정신력으로 먹는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나도 술을 잘 먹지 못 했지만, 정신 똑 바로 차리고 먹으면 천천히 더 먹을 수 있게 된다고 하면서 그런 의미에서 한 잔 더 하라고 합니다.

 

정신력이라면 저 역시 남부럽지 않게 강인한 대한민국의 건강한 남자랍니다. 그런데 술은 정신력만으로 마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잘 따져 봅시다. 그런 말씀 하시는 분들은 그래도 어느 정도 기본은 마실 수 있는 체질일 겁니다. 자신의 몸이 견딜 수 없으면 제 아무 정신력으로 버티고 싶어도 안 되는 것이 술입니다.

 

술이란 것이 아무리 분위기를 좋게 해 주는 것이라 할지라도, 내 몸이 받혀 주지 않는다면 그렇게 무리를 해서까지 목숨 걸고 마셔야 할 대상이 전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 같이 아무리 해도 술이 전혀 받아지지 않는 체질이라면 몸 상할 수도 있는 일은 더 이상 시도할 가치가 없습니다. 무엇인가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는 것이 좋겠지요.

 

술 못 드시는 분들께 말씀 올리자면, 저도 술을 전혀 못 먹는 사람이지만, 회식 자리에서 너무 지나칠 정도로 분위기를 깨는 것도 좀 안 좋아 보입니다. 적당한 술은 모임의 분위기를 즐겁게 해 주는 촉매제가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술을 먹지도 않으면서 괜히 끼어 있자니 속이 답답하긴 하지만, 어느 정도는 그냥 분위기를 맞춰 주는 것도 나 자신을 위하여 좋을 때가 많습니다.

 

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가끔 정말 피할 수 없는 술자리가 있습니다. 주로 영업을 할 때나 계약을 할 때 그러한데, 저 역시 그런 경우가 참 많았습니다.

 

저는 영업을 할 때 술이 참 곤혹스럽긴 하였지만, 초면이라도 솔직하게 난 술을 전혀 못 한다고 선언하고 양해를 구하곤 하였습니다. 대신에 아주 적극적으로 놀았습니다. (※ 가끔 내가 기생이 된 것이 아닌가……싶은 마음도 있긴 했었습니다.) 그래도 그 덕분에 못 받을 도장 몇 개 받을 수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피할 수 없는 모임이라면 오히려 의도적이라도 더 즐겨 보십시오. 즐기다 보면 즐겨집니다. 최소한 술도 안 먹으면서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것보다는 그게 훨씬 더 몸과 마음이 편할 겁니다.

 

 

술 잘 드시는 분들께 말씀 드립니다. 술을 잘 드시는 분들은 술의 고통을 잘 이해하지 않고 심지어는 무시하는 경향이 있기도 합니다. 누구나 체질에 따라 술을 잘 먹기도 하고 못 먹기도 합니다. 상대방의 주량을 인정해 주시고 너무 강권하지 말아 주십시오. 특히나 당신이 선배나 상사의 위치에 있다면 더더욱 상대방의 주량을 물어 보고 적당하게 권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잘 먹건 못 먹건 그게 무어 대수고, 자랑이라고, 숨기지도 말고 자랑하지도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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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지나치면 독입니다. 자신에게도 남에게도 독이 됩니다.

 

내 주량은 내가 제일 잘 압니다. 자기 자신의 주량보다 60% 정도까지만 즐겁게 마시고 서로 강권도 하지 말고 너무 빼지도 말고 서로 적당히 즐기면 나중에 또 한번 함께 즐기고 싶은 당신이 될 것입니다.

 

 


 

< 술 먹을 때 즐겁게 분위기를 맞추기……내가 생각하는 To do & Not to do >


1.       상대방의 주량을 인정합시다. 잘 먹건 못 먹건 자랑하지도 말고 숨기지도 맙시다.

 

2.       나 자신의 즐거움을 위하여 못 마시는 사람들을 쪼다취급하면서 강권하지 맙시다. 술 잘 먹는 당신은 즐겁겠지만, 술 못 먹는 그 사람은 사약을 먹는 기분입니다.

 

3.       어쩔 수 없이 함께 술 자리에 있다면, 비록 내가 술을 먹지 못 한다 해서 너무 지나치게 빼지는 맙시다. 가끔 내가 지금 이게 무슨 짓을 하는 건가……싶은 회의감이 들 때도 있지만, 사회 생활이란 가끔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하여 오늘 몇 시간 정도는 투자할 수도 있는 겁니다. 기왕 투자하는 거라면 정말 즐겁게 투자하자는 것이지요. 물론, 그 지경이 되기 전에 가능하다면 멀리 도망가는 것이 상책이긴 합니다.

 

4.       조금 조잔한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술은 자기가 다 먹고 계산은 꼭 n분의 1을 고집하는 이유를 도대체 모르겠습니다. 술과 함께 안주도 다 집어 먹던데……계산할 때면 꼭 술 취한 척 하는 사람들……

 

5.       술 먹고 온 동네방네 고래 고래 소리 지르거나 지나 가는 사람에게 시비 걸기 등등등하나도 안 멋 있어 보입니다. 제발 객기 좀 부리지 맙시다. 주변 사람……정말 피곤합니다.

 

6.       누구나 알고 있는 평범한 이야기이지만, 할 수만 있다면, , 내 주량의 한계 내에서 즐겁게 마시고 약간 알딸딸~~~해질 때 끝내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이 정도 몇 가지 술에 대한 저의 생각을 다시 정리해 보았는데 혹시 더 추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언제든지 댓글 등으로 보충해 주시기 바랍니다.


☆ 참, 잊었습니다. 제일 중요한 이야기인데....

한 잔이건, 두 잔이건 일단 술을 먹었다면 운전은 절대 하지 맙시다. 음주운전하고 안 걸린 것이 절대 자랑이 아니랍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서는 운전하다 보면 가로 걸려 높이 보이는 도로 전광판에 이런 경고문이 자주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Arrive alive!

내가 살아 무사히 집에 가야 한다는 것 뿐만이 아니라, 남도 함께 무사히 살려 아내와 자식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보내 줘야 한다는 것, 잊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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