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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본 한국은

♨ 틱! 던져 놓고 아니면 말고? 인수위, 거 정말!

 

♨ 틱! 던져 놓고 아니면 말고? 인수위, 거 정말! ♨

 

 

요즈음 국내 신문을 보고 있자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이런 저런 방안을 내세웠다고 매일같이 대문짝만하게 나오는데, ….인수위, 거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분들을 보자니, 예전에 내가 다니던 회사에서 하던 회의가 생각나네요.

 

한 때 회사에서 브레인스토밍(Brain Storming)이 유행한 적이 있었습니다.(요즘도 하겠죠?) 말 그대로 머리를 모아 모아서 뭔가를 끄집어 내라는 회의죠, 아마 직장인들은 거의 다 최소 한 번쯤은 해 보았을 겁니다.

 

회사 사정이 좀 안 좋아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거나, 무엇인가 획기적인 신 사업을 기획해야 할 텐데 돌멩이들한테서 뭐 나오는 것이 없다거나, 하여간 남이 생각하지 못 했던 아이디어를 도출해 내기 위하여 있는 이야기, 없는 이야기 마구 쏟아 내는 회의였습니다. 그러다 보면 무엇인가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겠지 하고, 편한 마음으로 남의 이야기에 딴지 걸지 않기로 하고하던 회의입니다. 그 당시 또 유행했던 것이 이른바 발상의 전환(Paradigm Shift)이었죠.

 

이 회의, 잘 될 때는 괜찮은데, 잘 안 될 때는 도대체 왜 이런 회의를 했는지회의 때문에 회의를 개최해야 하고, 회의 때문에 회의심이 들 때가 있기도 했죠.

 

말이 브레인을 모으는 회의지, 사실은 돌멩이들을 모아 놓은 회의 같았던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 그렇다고 해서 지금 인수위가 돌멩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괜히 말 함부로 했다가 돌멩이 맞을까 봐 무서워서 일단 한 발 빼겠습니다.)

 

 

브레인스토밍, 어떻게 합니까

 

일단, 현재까지의 모든 것을 부정하고 봅니다. 여태까지 잘 해 왔다면 이런 회의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발상의 전환, paradigm shift를 들먹이면서 모든 것을 거꾸로 보라고 강조합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말도 안 되는 아이디어가 환영을 받습니다. 상식적인 이야기를 꺼 내면 그런 식의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는 아이디어 축에도 못 끼고 그런 이야기를 하려고 모인 것이 아니라고 투박을 줍니다.

 

남의 의견에 비판적인 댓글을 다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던 그 회의의 특성상, 꾸욱 참고 있다가, “뭐 그런 말도 안 되는 비상식인 아이디어를 내느냐, 그거 하려면 돈이 얼마나 들고, 부작용이 얼마나 많을 텐데 그러냐하면, “브레인스토밍의 기본도 모른다고 또 구박합니다.

 

팀장인 저는 회의 들어가기 전에 미리 한살이라도 젊은 팀원들에게 비슷한 방식으로 브레인스토밍을 소집하여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주문하곤 했습니다. 사장이 원하는 것이 그런 것인데, 팀장 급 수준에서는 항상 뒷감당을 걱정해야 하기 때문에 함부로 말하기 힘들고 그렇기 때문에 생각도 잘 안 나오기 때문입니다.

 

하여튼, 이렇게 편하게 내 놓은 이런 저런 아이디어를 생산해 낸, 브레인스토밍의 결과를 보았습니다.

 

일단 내 뱉고 보았습니다. 사장이 누구나 한 소리를 내 놓아야 좋아하니까. 일단 쥐어 짰습니다.

 

온갖 부작용과 예산 등 최소한의 사업계획을 걱정하는 소리는 곧 수동적이고 비진취적인 사람으로 찍혔습니다.

 

결과가 제대로 나올까, 아무도 확신하지는 못 했습니다.

 

반면에, 뒷감당이 어쨌든, 부작용이 어떻든 간에, “무조건 해야 합니다!” 하고 목소리 높이던 사람은 진취적이고, 능동적인 사람으로 보였고, 부서 하나 만들어 팀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최초 시작한 사람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항상 보면 뒤 처리는 엉뚱한 곳에서 합디다.

 

물론, 이런 과정을 거쳐서 미처 생각하지 못 한 좋은 아이디어가 현실화되어 대박을 터트리는 일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건 100가지 아이디어 중에서 하나 나올까 말까 한 것이고, 카지노에서 잭팟 맞기 입니다.

 

제가 다니던 회사에서도 경우에 따라서는 정말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나와 수익성 좋은 신 사업으로 연결되기도 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성공 사례는 브레인스토밍을 하느라 바친 시간에 비하면 그다지 많은 것 같지 않습니다. 또한, 그런 성공 사례는 반드시 그런 회의를 해야만 떠 오르는 그런 아이디어가 없어서 못 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성공 이유는 철저하게 분석하여 검증된 사업계획을 작성하였고 그 계획대로 주변 여건을 잘 활용하면서 때로는 조정도 하고, 때로는 수정도 하면서 사업의 목적을 잊지 않고, 단계별 목표를 차근 차근 착실하게 맞춰 나갔기 때문입니다. 아이디어가 좋다고 누가 돈을 거저 주는 것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이건 회사내의 일에 불과합니다. 국가의 정책을 결정하는 일과는 또 다른 일입니다. 물론 회사의 일이라 해서 간단한 일은 아니지만, 적어도 국가의 앞날을 좌우하는 일은 아니었고 세금 쓰는 일도 아니었습니다.

 

요즘 이명박 당선자와 그의 gangster, 그리고 인수위원회에서 하는 일을 가만히 보면 마치 무슨 회사를 하나 차려 놓고 한 달 만에 5년치 사업계획을 짜면서 마치 예전에 회사에서 하던 바로 그 브레인스토밍 수준에서 벗어 나지 못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항상 경제를 최우선으로 놓고 효율적인 행정을 펼치겠다, 뭐 다 좋은데, 한 나라의 나아갈 정책 방향을 세우는 것이 회사 하나 차리는 것과는 다르지 않습니까?

 

국가의 정책은 백 년을 내다 보고 세워야 한다고 했습니다.

 

국가 정책은 국민의 세금이 뒷받침이 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도박성이 있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작은 집 하나 지을 때도 설계사가 몇 달을 걸려 고심하여 설계를 하고, 그래도 나중에 살면서 고칠 것이 그리도 많이 나오는데, 하물며 한 나라의 정책을 몇몇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브레인스토밍을 하면서 고작 한 두 달 만에 모든 것을 다 뒤집어 고친다?

 

제발, please, 인수위 여러분들, 급조된 위원회 하나가 여태까지 해 오던 대한민국의 나라 살림을 그냥 송두리째 뒤 바꿔 놓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그렇다 해도, 부작용이나 사회에 미칠 영향을 고려 하지도 않고 영어 정책이나 교육정책, 대운하 프로젝트 등등 몇 년을 토의해도 쉽게 결론이 나오지 않을 중대한 일들을 그리 쉽게 결정해 버릴 수가 있습니까? 도대체 누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그런 결정권을 주었습니까?

 

말 좀 조심해 하시기 바랍니다.

 

나무 위에 올라간 노무현대통령에게 매일같이 생각 없이 말 한다고 흔들어 대던 사람들이 누구였습니까?

 

 

인수위는 회사에서 브레인스토밍을 하듯이 하면 곤란합니다. 인수위에서 매일 같이 나오는 이런 저런 검증되지 않고 만만치 않은 부작용이 충분히 예상되는 일들이 마치 브레인스토밍 하듯이 쏟아져 나오니, 그렇잖아도 간이 콩알 만해진 서민들이 어디 불안해서 살겠습니까?

 

인수위는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큰 그림만 잘 그리시고 나머지는 전문적으로 행정을 잘 할 수 있는 실무진들에게 넘기시기 바랍니다. (, 행정실무진 공무원들의 마음자세를 바로 잡으려는 노력을 하시는 이명박 당선자의 자세는 정말 마음에 꼭꼭 듭니다.)

 

요즘 대한민국 최고의 권력기관으로 떠오르고 있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가 백년지대사가 아닌, 검증되지 않은 설익은 정책을 틱! 던져 놓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처리하는 것 같아 참으로 한심합니다. 남의 의견을 무시하고 무조건 밀어 붙이려는 그 지극히 오만한 자세, 참으로 무섭습니다.

 

 

대한민국의 장래를 설계하느라 날밤을 지새우는 고마우신 인수위원님들, 아무래도 평소에 몸에 익지 않았던 올빼미 생활을 갑작스럽게 하시느라 몸에 많이 무리가 가는 모양입니다.

 

오늘 하루 밤 정도는 제발 편히 좀 주무시고, 내일 아침부터는 좀 더 맑은 정신으로 일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피곤해서 그러시는 줄은 이해되지만, 그래도 영어가 어쩌구 하는 등의 헛소리가 자꾸 나오니, 이거 참어디 불안해서 살겠습니까?

 

얼른 가서 주무시고 오세요…, 제발…. PLEA~~~SE!!!

 

 

비록 어쩌다 보니 멀리 바다 건너 이사 오게 되었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돌아갈 조국이기에 고명하신 인수위원님들의 건강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소시민이 외람된 한 소리 올렸습니다. 보나 마나, 들은 척도 안 하시겠지만요….에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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