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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 영문 뉴스

토론토 새해 첫 아기 출산 5일만에 사망

토론토 새해 첫 아기 출산 5일만에 사망

출산 후 반드시 병원을 다시 찾아 경과를 살펴야


해마다 새해 첫날이면 지구상 어디에서나 첫번째로 태어난 아기 소식을 전하고 온 세상이 함께 건강하고 예쁘게 잘 살라고 축복해 주곤 합니다. 

제가 사는 캐나다에서도 당연히 그러하는데 올해는 축복을 채 다 받지도 못 하고 며칠 후 안타까운 소식이 이어졌습니다. 

새해 첫날인 1월 1일 40초에 태어나 2012년 광역토론토 첫번째 아기로 축복을 받았던 아기가 출생 5일만에 숨을 거뒀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뒤늦게 전해진 것입니다.

이들 두고 이민자로 구성된 캐나다 사회에서의 의료 시스템이 조금 더 보완되어야 하고 출산한 가정에서도 조금 더 주의를 해야 한다는 교훈이 나오고 있습니다. 캐나다 뿐만이 아니라 한국도 아기와 산모의 건강은 중요합니다. 오늘은 이 문제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먼저 보도 내용을 토대로 무슨 이야기인지 개요부터 살펴봅니다.



출산 5일만에 사망한 새해 첫 아기...이런 일이 정말 없기를 바랍니다. (토론토스타 전재)

중국어로 행운을 뜻한다는 ‘밍 수이’라는 이름을 받았던 토론토 지역에서 새해 첫 날 40초에 태어났던 아기가 출산 5일만에 장(腸) 문제로 숨지고 말았습니다. 

병원 측에 따르면 퇴원할 때 이미 이틀 후에 아기의 건강 검진이 예약돼 있었는데 부모가 생계로 인해 너무 바빠 제 때 오지 못 했다는 겁니다. 병원에서는 예약 시간이 지나도 부부가 아기를 데리고 오지 않아 수차례 연락을 취했고 그 다음 날로 예약을 다시 잡았는데도 또 못 왔다고 합니다. 결국 원래 왔어야 할 시간을 이틀이나 넘겨 아기를 병원에 데리고 왔지만 그 때는 이미 손을 쓸 수가 없었다고 하네요.

중국에서 이민온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던 아기 부모는 아마도 영어도 잘 하지 못 했을테고 캐나다 보건 시스템에도 익숙치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먹고 살기도 힘들었을테구요. 아빠가 실제 중국계 신문의 취재에 이같이 말했다고 합니다. 예약 시간을 알고 있었지만 먹고 살기 너무 바빠 제 시간에 오지 못 해 너무나 슬프다고요. 뒤늦게 후회는 하고 있지만 아기는 이미 저 세상에 가 버렸습니다.

아기 건강에 이상이 없는 한 출산 후 48시간이 지나 퇴원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병원에서는 그래도 캐나다소아과학회의 권고에 따라 황달(jaundice), 탈수증(dehydration), 모유 수유 문제(breastfeeding problem) 등의 산후 문제를 체크하기 위해 출산 이틀 후 반드시 다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신생아는 대개 면역성이 저하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겉보기에는 건강해 보여도 속으로는 문제가 있을 수 있고 특히 특이 사항을 발견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조기 진단을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캐나다 병원에서는 이민자가 워낙 많기 때문에 다국어 지원 상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부모, 특히 산후 조리를 해야 하는 산모가 아기를 데리고 병원에 오기 어렵다면 요청시 간호사가 가정 방문을 해 경과를 살피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 줍니다. 저 자신 아내가 많이 아팠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 때 6개월 넘게 간호사가 집에 와 아내를 돌봐 준 경험이 있습니다. 물론 모든 게 무료고 한국어 등 통역도 해 줍니다. 

그런데 모든 것이 국민의 세금으로 운용되다 보니 병원 운영비가 항상 문제가 되고 있고 이에 따라 (병원에서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는 있지만) 비용 절감을 위해 조기 퇴원을 종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산모가 빨리 집에 가 쉬고 싶어하는 것도 이에 일조하고 있구요. 

이 문제가 혹시 이번 비극의 토대가 되지 않았겠느냐…하는 지적이 캐나다소아과학회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가정 방문 간호 시스템을 확대한다는 등의 지원 체계도 다시 봐야 하겠지만 출산한 가정에서도 아기 건강을 눈으로만 보지 말고 반드시 정해진 예약 기한 내에 병원을 찾아 정확한 건강 진단을 받아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새해 첫 아기라는 축복이 불과 며칠 후에 있어서는 안 될 비극으로 끝났으니 당사자들이야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습니까만은, 아기와 산모의 건강 문제는 절대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이 이번 비극에서 나왔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자신이나 주변에서 혹시 아기를 출산한 후 건강 관리를 제 때 맞추지 못 하고 소홀히 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면 이번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건강하고 예쁜 아기를 잘 키우기를 바랍니다.



원래 제 블로그에서는 영자신문 기사를 소재로 나름대로의 해설도 곁들여 영어 공부를 하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곤 했습니다. 이번 기사는 그 내용이 너무나 안타까와 굳이 이런 내용을 가지고 영어 공부를 하자고 하는 것이 어떨까 싶어 이번에는 자세한 번역/해설을 생략합니다. 

그렇지만 기사 내용에 나와 있는 의료 관련 단어 등이 영어권 생활이나 의료 시스템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아기와 아기 엄마, 아빠에게는 미안하지만 이 신문기사를 가지고 의료 관련된 단어들을 중심으로 몇 가지는 공부를 해 보렵니다.

자세한 기사는 아래 링크돼 있습니다. 클릭하면 새 윈도우가 뜹니다. 기사 내용은 그리 어렵지 않으니까 천천히 읽으시면 아마도 영어 공부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기사로 공부하신다면 아래를 참고하세요.)

1. Greater Toronto : 광역토론토. 토론토(Toronto)를 중심으로 Norht York, Richmond Hill, Scarborough 등 주변 지자체들을 포함한 광역시. 흔히 GTA(Greater Toronto Area)라고 칭함.

2. Our sympathies are with the family. : 직역하자면 “우리들의 안타까운 마음이 그 가족들과 함께 한다” 이게 바로 영어식 표현 방법입니다. “고통을 겪는 유가족들에게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이건 우리식 표현이구요. 비슷한 표현으로 "My deepest condolences to the family."라는 말도 자주 쓰입니다.

3. discharge : discharge는 때에 따라 곳에 따라 여러가지로 해석되는데 어쨌든 ‘dis+charge’이니까 ‘charge’(부담 등 하여튼 짊어진 것)를 내려놓는다(dis)는 뜻이죠. 그래서 대강 짐을 내린다거나 내 보낸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여기서는 ‘퇴원’이라는 뜻으로 쓰였습니다.

4. He was too busy making a living to feed his family. : 역시 직역하자면 “그는 그의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한 생활을 꾸리느라 너무나도 바빴다” 이걸 “그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생활비를 버느라고 너무나도 바빴다”로 다듬으면 더 좋겠죠. 학생이라면 ‘make a living’ (생활을 꾸리다)라는 표현에 유념하시길.

5. post-partum assessments for complications such as jaundice, dehydration or breastfeeding problems. : 어려운 단어가 한꺼번에 나오는 부분. 

‘post-partum’은 ‘산후’. 기왕 말나온 김에 조금 더 살펴보면, ‘ante-partum’ = 분만 전, parturient = 출산이 가까운, 만삭의, parturition = give a birth 출산, 분만, parturifacient 분만 촉진제 등…. 

Jaundice = 황달, dehydration = 탈수증 breastfeeding problems = 모유 수유 문제

6. the Canadian Paediatric Society : 캐나다 소아과 학회. ‘Paediatric’은 ‘소아과의’. 이런 기관명 앞에는 항상 ‘the’가 붙는다는 것은 영어의 기초 상식이지만 잊기 쉬운 사항…

7. 33 of 37 health units : unit라는 말은 단위조직을 말합니다. 여기서는 ‘health unit’이니까 보건소나 보건부 산하 보건상담소 등 일선 보건 단위조직을 말하죠. 총 37개의 보건소 중 33개소에서 다국어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말입니다.





아기는 부부의 세째로 아들이었습니다.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일부 엄마, 아빠의 잘못을 탓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이미 아이들 둘을 건강하게 키우고 있는 점으로 봐서 정말 열심히 살려다가 생각하지도 않은 일을 겪은 것 같아 더욱 마음이 아프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실제 이민온 지 얼마 안 돼 생활이 안정되지 않아 그야말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아야 하는 사람들로서는 병원에 갈 시간도 내기 참….어려운 현실이거든요. 그래서 다국어 상담 서비스와 가정 방문 간호 서비스를 더욱 더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입니다. 그런 서비스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는 홍보도 물론 강화해야 하겠죠.

또한 출산 후 고작 이틀만에 퇴원을 종용했다는 병원을 비난하는 의견도 많습니다. 비용 때문이라지만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이건 좀 아니다 싶죠.... 저도 제 막내를 여기 병원에서 보았는데 지금 기억이 좀 가물가물하지만 역시 출산 후 여러가지 문제점을 보았습니다. 

그 하나는, 이들 부부처럼 출산 후 며칠 지나지 않아 퇴원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우리 동양인들의 체질을 고려하지 않고 산모에게 찬 물 샤워를 시켰다는 점입니다. 하여튼 한국 산부인과와는 좀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친절하고 성의껏 대해 준 점은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혹시 온타리오 주 의료 체계가 궁금하시다면 오래 전에 쓴 글이긴 하지만 아래 제 경험담을 보시죠.

2008/04/06 - [캐나다에서 본 한국은] - 캐나다 의료보험 제도의 허와 실 



요즘 한국은 산부인과가 위험 부담도 크고 성형외과에 비해 돈도 잘 안 된다 해서 의대 졸업생들이 기피하는 풍조가 있다고 들었는데 현실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새해 첫 날 태어났다가 그만 세상 밝은 빛도 못 보고 떠난 안타까운 아기의 명복을 빕니다.

My deepest condolences to the family and the baby.


파랑새 가족의 캐나다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