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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송에서 시를 읊다

11월 11일에 낭송하는 시, ‘In Flanders Fields’

11월 11일은 빼빼로 데이?
캐나다에서는 이 시를 낭송합니다.

‘In Flanders Fields’ (John McCrae)

In Flanders fields the poppies blow
Between the crosses, row on row,
That mark our place; and in the sky
The larks, still bravely singing, fly
Scarce heard amid the guns below.

플랑드르 초원에 양귀비가 피어나네
우리가 누운 곳을 알려주는 
무수히 줄지어 선 십자가 사이에서 피어난다네
하늘에 종달새는 아직도 힘차게 노래하며 날지만
저 아래 총성에 묻혀 거의 들리지 않네

We are the dead. Short days ago
We lived, felt dawn, saw sunset glow,
Loved, and were loved, and now we lie
In Flanders fields.

우리는 이미 죽었지. 바로 얼마전만해도 
우리는 살아서 새벽을 느꼈고 빛나는 황혼을 보았으며
사랑했고 사랑받았네만 이제 우리는 여기
플랑드르 초원에 누워 있다네

Take up our quarrel with the foe:
To you from failing hands we throw
The torch; be yours to hold it high.
If ye break faith with us who die
We shall not sleep, though poppies grow
In Flanders fields.

적과의 싸움을 이제 그만 거두어라
스러져가는 손에서 그대에게로
횃불을 던지나니, 이제 그대가 그 횃불을 높이 들게나
그대가 죽은 우리와의 신의를 저버린다면 
우리는 잠들지 않으리니, 
플랑드르 초원에 양귀비꽃이 피어난다 해도

(about this poem)

11월 11일은 한국에서는 "빼빼로 데이"라고 해서 주로 학생들이 막대 초콜렛 과자를 주고 받는 날이다지만 캐나다에서는 현충일입니다.

해마다 현충일(Remembrance Day)이 되면 캐나다 어디서나 읊어지곤 하는 이 시는 1차대전에 종군한 온타리오 주 구엘프(Guleph) 출신 종군 의사 ‘John McCrae’가 그의 동료 알렉시스 헬머 중위가 전사한 후 1915년 5월 3일에 썼다고 전해집니다.

벨기에 플랑드르 전투에 참전했던 그는 진흙탕 참호 속에서 총탄에 맞아 죽어가는 젊은 군인들의 피로 얼룩진 전쟁터에서 빨간 양귀비꽃이 피어난 것을 보고 이 시의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시에 나타난 플랑드르(플랜더스) 지방은 가 본적도 없습니다만 작가의 동료가 전사한 지방으로 벨기에, 네덜란드, 프랑스 지방에 걸쳐있는 지역이라네요.

시가 전사자들을 추모하는 의미에 치우쳐 해석되고 있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이 시는 전쟁터에서 스러져간 전사자들을 추모함과 동시에 그 뜻을 이어받아 반드시 승리할 것을 다짐하는 내용입니다. 치열한 전쟁 통에 친구의 죽음을 본 후 쓰여진 시이니만큼 아마도 작가에게는 적군과 아군을 구별하지 않고 평화만을 외치는 감성보다는 친구와 아군의 희생을 잊지 말자는 의지가 더 강했을 것입니다.

이 시는 캐나다 10달라 지폐 뒷면에도 깨알같은 글씨로 나와 있습니다. 또한 경건한 분위기의 여러 노래로도 나와 있죠. 그 중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유튜브에서 찾아 링크해 봅니다. 함께 들어 보시죠.




 더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글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2011/11/11 - [캐나다에서 본 한국은] - Lest We Forget - 11월 11일은 북미에서는 현충일 


(영어 공부도 곁들입니다.)

한국어로 쓰여졌다해도 일반적으로 시는 해석이 어렵습니다. 하물며 영어로 쓰여진 시를 한국 사람이 제대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겠죠. 저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시는 굳이 제가 잘난척하고 번역하지 않아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평이한 수준입니다. 그러나,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 한참 공부하고 있는 학생도 있을 것이라고 여기고, 조금 헛갈릴 수 있는 부분을 골라 보충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1. Take up our quarrel with the foe; To you from failing hands we throw

우리와 함께 싸우던 바로 그 적군(the foe)과의 싸움(our quarrel)을 이제 그만 거둬 (Take up) 힘이 빠지면서 스러져가는 그대의 손에서 (from hands) 그대에게로(to you) 던지나니(we throw)...

무엇을? the torch 횃불을... 바로 아래에 이어집니다. 

take up from …에서 가져오다, 옮기다, 제거하다.

2. The torch; be yours to hold it high.

우리가 던지는 이 횃불(the torch)을 이제 당신 것으로 여기고 횃불을 높이 들어라. 앞의 문장과 연결되는 이 문장은 전투에서 장렬히 전사하는 전사자의 손에서 횃불을 다음 군인에게 인도하니 전사자의 충정을 살려 반드시 승리하라는 의미입니다.

위의 문장과 이 문장은 'we throw the torch' 로 이어져야 정상입니다만, 'foe' & 'rhrow', 'high' & 'die'의 운율(rhyming)을 맞추기 위해 부득불 아래로 끊은 것입니다. ';' 표시에 유의해 보시길 바랍니다. 영시에는 이런 경우가 흔합니다.

3. If ye break faith with us who die, we shall not sleep, though poppies grow In Flanders fields.

앞서 전사한 동료 군인들의 충정을 신의로 지키지 못 한다면 영원히 눈을 감을 수 없을 것이다. 플랑드르 초원에 다시 양귀비꽃이 피어난다해도…


오랫만에 번역을 해 보았습니다. 원래 이 코너는 제 나름대로 팝송 영어 해설을 올리곤 하던 곳이고 이 시는 팝송이 아니지만 그냥 여기에 올립니다. 

처음 오신 분도 계시고 오랫동안 뵙지 못 한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 블로그에는 영자 신문 해설과 팝송 영어 해설 코너가 마련돼 있습니다. 특히 영어 공부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지나가다가 한번쯤 들춰 보시는 것도 좋을 겁니다. 귓속말로 드리는 말이지만 제 직업이 영자 신문을 번역하는 일이다 보니 그 동안 내공이 제법 쌓였습니다. 조만간 영어 공부 관련 학습 사이트도 하나 내 볼 계획입니다. 

이 글은 토론토에서 발행하는 모 신문에도 게재했습니다. 대충 읽고 “어디서 많이 봤는데?” 하시는 토론토 동포 분이시라면 제가 원 저자이니 남의 신문사 글을 퍼 왔다고 나무라지 마시길 바랍니다.

기왕 여기까지 오신 분이시라면 아래 글들도 함께 보시면 좋겠네요.


2011/03/21 - [팝송에서 시를 읊다] - [팝송영어 #17] ‘Born this way’ (Lady Gaga)
2010/06/11 - [팝송에서 시를 읊다] - [팝송영어 #16] Cayman Islands by Kings of Convenience
2010/05/15 - [팝송에서 시를 읊다] - [팝송영어 #15] (스승의 날) To Sir With Love
2010/05/07 - [팝송에서 시를 읊다] - [팝송영어 #14] (사춘기 자녀용) Lemon Tree
2010/04/30 - [팝송에서 시를 읊다] - [팝송영어 #13] Where have all the 천안함's flowers gone?
2010/04/21 - [팝송에서 시를 읊다] - [팝송영어 #12] 이상한 나라의 아브릴 라빈, 'Alice'
2010/04/16 - [팝송에서 시를 읊다] - [팝송영어 #11] Bridge over troubled water
2010/04/14 - [팝송에서 시를 읊다] - [팝송영어 #10] Bad case of loving you
2010/04/12 - [팝송에서 시를 읊다] - [팝송 영어 #9] If I had a Million dollars (Barenaked Ladies)
2010/04/05 - [팝송에서 시를 읊다] - [팝송영어 #8] Both Sides Now
2010/04/02 - [팝송에서 시를 읊다] - [팝송영어 #7] Blowin' in the wind
2010/03/31 - [팝송에서 시를 읊다] - [팝송영어 #6] April come she will
2010/05/20 - [팝송에서 시를 읊다] - [팝송영어 #5] Hotel California’ (1976, Eagles)
2010/03/26 - [팝송에서 시를 읊다] - [팝송영어 #3] ‘Piano Man’ (1973, Billy Joel)
2010/04/07 - [팝송에서 시를 읊다] - [팝송영어 #2] Heart of Gold (1972, Neil Young)
2010/03/20 - [팝송에서 시를 읊다] - [팝송영어 #1] Puff, the magic dragon

※ 이 글이 괜찮았다고 생각하신다면, 특히 영어 공부 등에도 도움이 조금이라도 된다고 생각하신다면, 부담없이 [추천]을 부탁드립니다. 그래야 다른 분들, 특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잠시나마 머리 식혀 갑니다. 


 

파랑새 가족의 캐나다 이야기

http://canadastory.tistory.com